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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대 신설과 지역 근무 의사 증원 이슈에 대한 의견
박실비아 기자 | 승인 2020.08.30 17:49

Q1. 취약지 의료 접근성, 의사 수 부족, 지역 균형 발전 등의 이유로 지방에 의대를 유치해야 하는가?

 
A. 인구 5천2백만의 우리나라에는 의대 40개가 있고, 한의대 12개를 포함하면 52개이다. 인구 3.3억의 미국은 155개 의대로 인구 대비 의대 수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2배 정도. 인구 1.3억의 일본은 80개로 우리나라가 일본의 1.5배 정도이다. 게다가 국토 면적을 고려하면 미국은 우리나라의 98배, 일본은 3.8배로 우리나라의 의대는 수도 너무 많고 지나치게 밀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Q2. 지방 의대 신설을 통해 취약지 의료 접근성이 해결되었는가?  

A. 울산의대는 기존에 있던 울산해성병원(현 울산대학병원)을 부속병원으로 삼았고, 성균관의대는 마산고려병원(현 창원삼성병원)을 부속병원으로 지정하였다. 결과적으로 의대 설립의 조건이었던 지방의 부속병원 설립 약속으로 대형병원을 설립한 의대는 거의 없었다.

관동의대는 부속병원 설립을 하지 않고 버티었고 기존에 존재하던 병원을 부속병원으로 계약하는 것마저 수차례 변경하면서 의대 재학생이 전국을 떠돌게 만들었고, 서남의대는 부속병원으로 지정한 남광병원의 부실과 교육의 질 하락으로 최종 폐지되면서 재학생이 전북의대와 원광의대에 흡수되는 사태까지 생겼다. 

문제는 의대를 의료 취약지에 신설을 해도 부속병원을 제대로 활성화시킨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처음 설립 목적에 맞게 약속을 이행해 나가면 의료 취약지 지방의 의료 발전에 있어 상당 부문 해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Q3. 지방 의대 신설을 통해 지방의 의사 수 부족은 해결되었는가?  

A. 지방의대 졸업자가 지방에 대형병원이 있어야 수련을 받고, 지방에서 필수 진료과목도 담당할 수가 있는데, 졸업 후 지방 거점 병원의 전공의 TO는 수도권에 비해 부족하고, 필수 진료과목에는 기존 전공의도 TO를 못 채울 정도로 인력 사정이 열악하다.

지방에 남아서 헌신하고 싶어도 수도권에 가는 것보다 더 고생을 해야 하고, 전문의가 된 후에도 필수 진료과목의 TO가 없어서 취직을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한다. TO가 있어도 후임자가 들어 올 때까지 10-20년 혼자 당직을 서야 할 각오를 하지 않는 이상 필수 진료과목을 하기는 어렵다.

여러 가지 이유로 울산의대 졸업생은 서울아산병원으로, 창원에 부속병원이 있는 성균관의대 졸업생은 삼성서울병원으로, 경주 동국의대 졸업생은 일산동국대병원으로, 공주에 부속병원을 짓기로 한 을지의대도 서울을지병원으로, 충주 건국의대 졸업생도 서울로, 서울로 가버린다. 구미 차병원이 부속병원인 차의대(전 포천중문의대)도 분당차병원으로 떠난다. 지방에 의대를 두고 수도권에 대형 병원을 운영하는 것이며, 지방 의사를 수도권으로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었다. 

또한 지방 의대 학생의 반 정도가 수도권 출신이 되었으며, 의대를 졸업하면 모두 협력병원이 있는 수도권으로 돌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의전원 10년 동안 더욱 심화되었다. 이로 인해 기존 거점 대학병원의 전공의마저 더욱 미달이 되게 되었고,TO가 감축이 되었고, 이는 고스란히 필수 진료과 전공의가 없어지는 사태로까지 진행이 되었다.   


Q4. 지방 의대 신설을 통해 지역 균형 발전이 해결되었는가? 
 
A. 우리나라는 필요에 따라 광역시를 道와 분리하기도 하고 합쳐서 통계 자료를 제시하기도 한다. 인구 500만 정도를 기준으로 권역 구분을 하여 의대와 의사 정원을 조정하여야 한다. 일례로 대전충청에는 7개의 의과대학이 있으나, 천안에 대학병원을 둔 순천향의대, 충주 건국의대, 대전 을지의대는 서울에 있는 협력 병원 운영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문제는 7개 의대 졸업생도 졸업 후 수도권으로 대거 진출한다는 현실이다. 강원도에도 의대는 4개가 있는데, 관동의대 졸업생은 인천 국제성모병원으로 진출하고, 한림의대 졸업생도 수도권의 5개 협력병원으로 대부분 취직을 하게 된다. 울산과 부산의 울산의대와 인제의대도 서울의 협력병원이 메인이다. 이런 현상을 그대로 두고 지역마다 의대 신설을 공약한들 무슨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이다.      


Q5. 우리나라 의사 수 부족에 대한 고찰

A. 우리나라 의사 수는 OECD 평균의 2/3 정도로 부족한 것은 맞다. 그러나 개원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대형병원의 전문의가 부족하다. 그런데 의사 중 전문의 비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즉 전문의가 1차 의료를 담당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3차병원에 근무해야 하는 전문의가 1차 의료를 담당하고 있을까? 유럽은 전문의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우리나라는 동네마다 전문의가 넘쳐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우리나라 의사 1인당 환자 수는 OECD 국가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의료 수가가 가장 낮은 것에 기인하며, 국토는 좁아서 의료 접근성은 세계 최고이다.  게다가 면단위까지 공중보건의사가 근무하는 나라이다. 우리와 의료시스템이 비슷한 일본과 비교하면 인구 당 의대 졸업생 수는 더 많다.

인구 당 의사 수도 일본과 거의 비슷하다. 의료제도를 감안하지 않고 단순히 의사 수만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국방을 강화하기 위해 육군을 100만 명으로 늘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투기를 몰 비행사가 부족한데, 지원자가 없으면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면 된다. 어렵게 조종사가 되었는데 비행기 추락으로 자꾸 국립묘지로 가게 해서야 되겠는가?   


Q6. 그런데 큰 병원에 가면 진료 시간이 짧고 필수 진료 과의 의사는 부족하다. 

A. 인구 1000명 당 병상 수는 우리나라가 세계 2위, OECD 평균의 2.5배이다. 당연히 종합병원에 의사가 외국에 비해 많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실제로는 1차 의료를 담당하는 개원의사 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고, 비보험 진료를 주로 하는 과의 의사도 압도적으로 많다. 심지어 종합병원에 근무하고 있어야 할 외과계(외과, 산부인과 등) 의사도 대부분 개원의로 일하며 심지어 전공과목을 포기하고 미용 등 비보험 진료를 하고 있다. 왜일까?

저수가 문제와 정책적 지원 부족으로 대형병원의 필수 진료과목 전문의의 고용이 안 된다는 뜻이다. 지방일수록 더 심각하다. 그런데 지금도 소아외과를 하지 않는 소아외과 분과전문의, 흉부외과를 하지 않는 흉부외과 전문의는 전국 곳곳에 많이 숨어있다. 정책 지원에 따라 내년에 당장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라는 의미이다. 


Q7. 지방 거점 대형병원의 필수 진료과목 전문의는 지원자가 없어서 못 뽑는 것 아닌가?
 
A. 필수 진료과목을 운영하려면 전문의만으로 운영할 수가 없다. 365일 야간 당직과 휴일 당직을 서야 하고 중환자와 응급환자가 끊이질 않는다. 법적 책임도 만만치 않다. 주야간 당직을 전문의로 운영하려면 최소 6명을 채용해야 하는데 모든 대형병원에서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필수 진료과목 중 외상센터, 심뇌혈관센터, 중증 소아 수술 등은 지방 권역에 하나씩 센터를 만들어야 겨우 운영이 가능하다.

지금은 병원마다 센터는 있으나 365일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하니까 환자만 이 병원, 저 병원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옮겨 다니며 골든타임(골든아워)을 놓치게 되는 구조이다. 응급순환당직제를 만들어서 운영 중이지만 지원하는 병원이 너무 적어서 특정 과에서는 실효성이 낮다. 전공의가 있는 병원이면 전문의 1-2명만 있어도 필수 진료과목 운영이 가능하겠지만, 지방 거점대형병원의 필수 진료과목의 전공의 수는 서울 빅4의 반도 되지 않는다. 아예 제로인 병원도 허다하다. 전공의 TO가 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의대 졸업생은 수도권으로 진출하고 있다.

전공의 TO도 의대협력병원에 제한 없이 허용되기 시작하면서 수도권 협력병원으로 증원이 되어 왔다. 지방에는 전공의 미달이 속출하고 전공의가 없는 필수 진료과목의 전문의는 취직을 포기하는 악순환이 생긴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전공의가 하던 업무에서 간호사를 배치하여 해결할 수 있는 것을 지원하면서 외과는 다시 전공의 지원자가 생기고 있는 웃픈 현실이다.  


Q9. 공공의대를 만들면 해결이 되지 않나?

A. 응급센터, 심뇌혈관센터, 외상센터, 어린이병원, 고위험산모 주산기센터 등 지방에서도 필수적인 의료에는 의사가 없어서 10년 후면 중증 의료의 붕괴가 예상이 된다. 그리고 10년 후가 되면 지방은 수련을 시킬 수 있는 교수가 모두 퇴직하여 버리고 없어서 흉부외과, 소아외과, 외상의학, 중환자 의학 수련을 지방에서는 더 이상 받을 수가 없을 것이다.

공공의대 졸업자가 수련을 위해서 빅4로 가야한다는 뜻이다. 필수 의료과와 센터에 대한 지원만 OECD 국가 수준으로 지원을 한다면 당장 내년에 필수 의료를 지원하는 외과, 산부인과, 신생아분과 전문의가 줄을 설 것이다. 숨어 있는 전문가가 새로 전임의 과정을 밟는 한이 있어도 현직을 접고 대형병원에 취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공공의대 설립 논의는 임상 현장을 잘 아는 지방 거점병원의 의료진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된다. 부실 의대를 만드는 것보다는 차라리 의대 입학이나 본과 진입 시에 의학과와 공공의학과로 나누어 진로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공공의대가 신설이 되더라도 그 부속병원이나 협력병원에서 10년 내에 심뇌혈관, 외상외과, 중환자의학, 소아외과의 전문가를 수련시킬 능력이 있겠느냐고 묻는다면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면 빅4 TO를 더 늘려주자는 의미일 것이다.  


Q10. 문제점과 대책은?

A. 필수 진료과목을 전공하려면 일단 해당과의 전문의가 되어야 하고, 해당 세부분과의 전임의 수련을 수년 더 해야 하며, 대형 병원 해당과에 자리가 나서 취직이 가능해야 한다. 그런데 취직이 안 된다. 왜냐하면 현재의 해당과목 수가로 해당 과목 진료만 하기위해 전문의를 뽑기에는 심각한 적자구조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심장 수술을 현재 하지 않는 병원에서 개심술을 하기 위해서는 심장수술 전용 수술실을 만드는데 50억 원이 들고, 심장집중치료실을 만들어야 하며 집중치료실 간호사 20명을 새로 뽑아서 훈련을 시켜야 한다. 게다가 이상의 진료과목은 전문의를 최소 5-6명을 뽑아야 365일 밤낮으로 수술을 비롯한 근무를 할 수가 있다.

그런데 왜 지방에서는 필수 진료 과목의 전문의가 부족할까? 1-2명이 근무하게 되면 365일 24시간 비상대기 상태이고 의료사고의 위험을 혼자 덮어쓰기 때문에 지원을 하지 않는다. 이미 3-4명이 근무하는 곳에는 지원하게 되어 있다. 의사는 사명감으로 일한다. 여건이 되면 바이탈과를 하려는 의사는 많다. 미국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진료과가 흉부외과, 신경외과, 이식외과이다. 우리나라 의사의 사명감이 덜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Q11. 결국 수가 인상 이야기인가?

A. 우리 국민은 유럽수준의 진료 수준 이상을 원하고 있다. 지금의 필수과목 의료 수가는 가장 첨단 의료를 시행하는 미국의 동일한 수술과 시술 수가의 1/20에 불과하다. 수술과 응급 시술 수가가 정상화 되어야 생명과 직결된 중증, 응급 수술을 전국 병원에서 적절한 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할 수 있다. 지방에 살면 심근 경색으로, 중증 외상사고가 나면 죽거나 불구가 되어서야 되겠는가?

예약 환자만 수술하는 암이나 만성질환은 지방의 대형병원에서도 열심히 투자한다. 응급과 중증 환자까지 모두 의료계에서 책임지라고 하면 사립의료기관이 90%인 우리나라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다. 국공립병원에서 책임지라고 하면 모두 도산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심뇌혈관센터나 외상센터, 어린이병원 등 국민에게 필수적인 의료시설에는 모든 것이 가능하게 투자하고, 충분한 의사를 뽑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서울의 빅4에 해당하는 병원이 지방 권역 대도시에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 빅4에는 전문의와 전공의 수도 지방거점병원의 몇 배가 넘는다. 의료 수가를 올려주면 의사 연봉이 오르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병원 봉직의에게는 별 해당사항이 없다. 오히려 동료 전문의가 늘면 수당은 줄어들게 되는 구조지만, 모든 봉직의가 병원 전문의 수가 증원되는 것을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

필수 진료과의 수가가 정상화가 되면 시설과 장비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게 되고 해당과의 고용도 증가하게 되어 환자 안전과 양질의 의료에도 도움이 된다. 정책 지원이나 수가 조정 없이 간호사도 두 배로 늘린 적이 있지만 여전히 지방병원의 3교대 집중치료실 근무는 기피하는 현실이고, 장롱면허만 늘고 있으며 간호사 부족은 지방일수록 더 심각하다. 전문의 1명이 고용이 되면 간호사 등 관련 직종의 고용도 같이 증가하게 된다. 투자가 먼저다. 정부의 지원 정책과 적정 수가 구조를 만드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다 .

* 제보자 신상공개를 원하지 않음

박실비아 기자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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