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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아무도 떠올릴 사람이 없을 때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0.02.13 00:43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맛있는 음식이나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는 누구나 으레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밥 먹었니?’와 같은 인사나 예쁜 사진을 찍어 메시지로 보내는 행동은 마음을 전달하는 자연스러운 소통방식이다. 감정을 강요할 수 없듯이 이러한 행동을 스스로에게 강요할 필요가 없다.

다만 공감에 무딘 정도가 아니라 타인에게 동정조차 느끼지 못하거나 심각하게 공감능력이 결여된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와 같이 자기애가 클수록 다른 사람에게 공감을 할 여력이 희미하다고 판단하는 것이 정신의학과에서 보는 기준이다. 또 사이코패스와 같이 알려진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반인륜적인 범죄의 근원이 되듯이 이 또한 공감능력이 전혀 없는 데서 비롯된다.
 

사진_픽사베이


위와 같은 극단적인 공감능력의 결핍이 아니라면 공감능력이 풍부할수록 대인관계의 깊이는 풍성해진다. 자신과 가장 가까운 가족, 친구들 뿐 아니라 지나치는 지인들에게도 정신적인 힘을 실어주는 것이 바로 공감능력이다. 공감능력은 상대방에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적능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공감능력이 풍부하다고 해서 얼굴만 아는 사람이 죽었는데 가족상을 당한 것처럼 슬퍼해야 하는 당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매 순간마다 모든 사람에게 공감을 하면서 생활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친분이 없는 사람에게 깊은 공감을 느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즉, 공감은 감정이 오가는 관계에서 자연스러운 감정의 연장선이므로 나와 상대의 거리에 따라 공감의 깊이는 달라진다.

따라서 공감은 대인관계에 중요한 척도가 된다. 일정 공감능력이 결여돼 있다면 분명 사회생활의 한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공감이라는 것은 상대방이 겪는 입장을 적극적으로 이해하는 대인관계의 능력이다. 예를 들면 누군가에게 화가 난다는 것은 내 기준으로 생각해서 상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이해되기 때문에 화 날 것이 덜하게 되는 원리다.

 

사회적 표준에 맞게 공감능력이 정해진 것은 없다. 감정은 대상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이유다. 그래서 만약 당신이 아름다운 풍경을 앞에 두고 떠올릴 사람이 없다면 공감능력이 철저히 결여돼서가 아니라 그저 외로운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공감능력이 없고 메마른 사람이라고 스스로 판단하기 이전에 다양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산다면 무엇이 불편해질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길 권한다.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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