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상관없이 수학학습능력은 동일, 여자는 수학에 뒤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이

이공계를 비롯해 자연과학, 기술분야에서도 남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비단 한국의 경우가 아니다. 수학을 기본으로 하는 과학, 기술공학 분야에 남성이 대부분인 이유가 수학적 능력이 성별의 차이에 근본적으로 기인한 것인지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왔다.

하지만 수학적 능력은 성별과 관련이 없으며, 수학의 능력치를 판가름하는 것은 능력에 대한 믿음라는 것이 최근 연구의 내용이다.

2019년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의 앨리사 컬시(Alyssa J. Kersey) 연구진은 3세부터 10세 아동 104명을 대상으로 수학교육영상을 보여주고 신경작용의 과정이 다르게 나타나는지 MRI로 관찰했다. 연구결과 수학을 배우는 것에 신경 처리가 동등하게 나타났고 근본적인 생물학적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수학능력이 성별과 상관없다면 왜 이공계에는 여전히 남자들이 포화상태인가?

수학능력이 단순한 성별차이가 아니라면 더 복합적인 요인 때문에 이공계 남자 편향이 나타날 것이다. 수학과 멀어져가는 여자들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지 연구한 논문이 이에 답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2017년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의 라라 펠크너(Lara Perez-Felkner) 연구진들은 성별에 따른 능력 신념이 학생들 진로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중·고등학교의 6년간 학교생활기록을 바탕으로 전공유지와 선택들을 평가해서 물리공학, 공학, 수학, 컴퓨터과학 분야로 나아가려는 경로를 추적했다. 연구결과 여학생들의 수학 능력 믿음은 남학생들보다 현저하게 낮으며 선택의 기로마다 도전 받는 과정이 많았다.

수학을 포함한 이공계, 기술 과학 분야를 제외하고 여학생들의 두각은 전 분야에서 나타난다. 올해 국내 지역인재전형 9급 시험에서는 합격자 비율이 △여성 150명(71%) △남성 60명(29%)으로 여성이 월등하게 합격률이 높았다. 정진경 전 충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국가고시에 여성들이 몰리는 이유는 능력을 평등하게 평가받기 위한 목적이다”라고 전했다. 국가고시 뿐 아니라 수학과 이공계를 제외한 학업성취에서 여학생들이 거의 모든 부분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수학, 과학분야에 성불균형은 전반적인 성별 임금 격차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Bobbitt-Zeher, 2007). 또, 수학, 이공계, 과학분야에서 가장 적은 성별 임금격차(Corbett과 Hill, 2012)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여성들의 진출이 더욱 고무돼야 한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의 캐롤 드웩(Carol Dweck) 교수는 “수학 능력이 누구나 동등하게 노력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고 믿는다면, 남자가 수학에 여자보다 우월하다는 고정관념은 힘을 잃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참고문헌

Dweck, C. (2007). “Is math a gift? Beliefs that put females at risk,

” in Why Aren’t More Women in Science? Top Researchers Debate the Evidence, eds S. C. Ceci and W. M. Williams (Washington, DC: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47–55.

Hill, C., Corbett, C., and St. Rose, A. (2010). Why So Few? Women in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 Washington, DC.

Kersey, A. J., Csumitta, K. D., & Cantlon, J. F. (2019). Gender similarities in the brain during mathematics development

. Npj Science of Learning, 4(1). doi:10.1038/s41539-019-005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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