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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으로 보이는 법
유은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09.27 02:00

[정신의학신문 : 유은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옷장 심리학

어려서부터 제1지망이 의상학과였지만, 어머님의 권유로 의상학과가 아닌 의대를 가게 되었다. 의예과를 다닐 때부터 주변에서 의예과가 의상예술학과냐고 물어볼 정도로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 여대를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학교 앞 옷가게들을 살펴보게 되었고 산 옷들을 직접 수선해서 입기까지 했다. 스타일과 패션에도 자신의 심리가 묻어난다는 것에 관심 가지게 된 것도 정신과 전공의 시절부터다.

환자 중에서도 처음에는 무채색의 딱딱한 느낌의 옷을 입다가 어느 순간 우울증이 좋아지면서 자신의 몸의 드러나 보이는 옷을 입고 여성스럽고 섹시해지는 모습을 보며 깨닫게 되었다. 어떤 의상을 입느냐에 따라 기분, 마음, 태도, 생각, 행동까지 모두 바뀌게 되고 보이는 스타일에서 그 사람의 심리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이후 패션 화보 등 촬영을 하게 되는 기회들이 찾아왔을 때 도전해보게 된 계기도 되었는데 촬영 후 나만의 매력을 찾게 되니 자신감이 충만해지고 앞으로도 이런 화보 촬영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늘색이 병원의 상징적인 색이기도 한데, 딱딱하고 무서울 것 같은 정신과의 이미지가 조금은 부드럽고 말랑말랑해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정신과를 심리나 의지로만 해석할 것이 아니라, 신체 증상이나 외모의 변화와 함께 돌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에게는 이런 신념이 있었다. 정신과 의사인 내가 행복하고 재미있게 인생을 살아야 나를 찾아온 분들께도 그 기운을 전할 수 있다는. 나를 찾아오는 환자분들의 매력을 발견하고 그분들의 매력이 발산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행운이다.

 

자기 관리 시작은 혼자 있는 시간

자기 관리를 잘하는 분들을 보면 꼭 1번이 시간 관리다. 시간 관리 노하우는 미리미리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대다수의 가정과 직장을 병행하는 워킹맘들은 무엇보다도 머리를 식히고 재충전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이 부족하다. 환자분들에게 이런 말씀을 드리면 “원장님은 그렇게 하시나요?”라고 물어보신다. 내 원칙은 집에는 병원 일이나 개인적인 일은 절대로 가져오지 않고, 일과 관련된 미팅, 강의, 촬영도 주 1회로 제한한다. 주말은 주로 운동을 하거나 몸을 움직이는 편인데, 나만의 리츄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쓰다듬고 격려할 수 있는 목욕 타임을 챙긴다. 혼자 목욕을 하면서 내 몸이 이렇구나 상태를 확인하고 씻으면서 부정적인 생각과 불쾌한 감정을 벗겨낸다.

혼자 있으면서 재충전할 수 있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여유를 찾게 된다. 여유가 있는 사람은 주변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한다. 때로는 주변 가족들이나 지인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망설이지 않고 도움을 청한다. 혼자서 다 하려고만 하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데 혼자 지쳐서 쉽게 짜증이 난다. 가끔은 슈퍼우먼을 포기하고 가끔은 연약한 모습을 해보라. 그것이 나만의 시간 관리 노하우이다.

 

사진_픽사베이

 

살 빼주는 정신과의사

정신과 전문의가 된 이후, 생활 리듬이 깨어지거나 우울해서 살이 찌는 분들에게 살이 빠지게 도와주었더니 우울증이 개선되고 활력을 찾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조현병이나 조울증 약물을 복용하고 나서 20~30kg이 증가되었다면 그 이유만으로도 삶의 의미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정신과 의사로서 충분히 공감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20년 동안 살 빼주는 정신과 의사로 많은 분들을 통해 게을러서 살이 쪘다는 말이 꼭 틀린 말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생활과 삶 속에서 살이 찔만한 이유가 반드시 있는데 그것을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찾을만한 여유가 없거나 방법을 몰랐을 수도 있다. 조금만 자신에 대한 관심을 가진다면 살이 찐다는 것은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고서는 체중이 갑자기 확 늘거나 줄지 않는 법이다.

어떤 사람들은 무슨 다이어트를 정신과 병원에 가서 하냐고 하지만, 불필요한 칼로리를 줄이고 더 움직이면 체중이 빠지는 것은 몸이 정상일 때 가능한 일이다. 살이 10kg 이상 찐 상태는 몸이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먹는 것을 줄이고 운동을 해도 쉽게 빠지지 않는다. 살 빼는 것을 병원에 너무 의존해도 안 되겠지만, 정확하게 살찌는 원인을 진단받고 자신의 몸과 마음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그렇다고 꺼릴 필요도 없다.

 

내가 생각하는 다이어트란

체중 숫자에 연연하면서 다이어트를 하면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기분 좋게 내 몸과 마음을 챙기다 보면 체중이 빠지는 것은 보너스다. 환자분들에게도 ‘살을 왜 못 빼 왔냐’, ‘이건 왜 먹었냐’ 혼내지 않는다. 다이어트가 스트레스가 되는 순간, 그 다이어트는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의 진리는 운동은 제대로 하더라도 먹는 것을 조절하지 못하면 체중은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폭식증이 있는 분들은 지방흡입이나 위절제술을 성공적으로 받더라도 먹는 것을 조절하지 못해 한 달 만에 다시 원상 복귀되는 경우도 있다. 인지행동치료적 접근에서도 먹는 행동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예를 들면, 착한 여자 콤플렉스가 있는 여성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먹을 때 배가 고프지 않아도 함께 잘 먹어준다. 잘 먹는 여자처럼 보이고 싶기 때문이며 그 심리 안에는 낮은 자존감이 깔려있는 것을 발견한다.

훌륭한 조건을 가졌어도 스스로 높은 잣대를 들이대면 자신은 한없이 초라한 법이다. 스트레스 폭식 환자들의 심리검사 결과를 보면 낮은 자존감이 깔려있기 때문에 심리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다이어트란 내 몸과 마음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최우선으로 두는 것이다. 

 

단단한 마음력이 진정한 매력

매력 있는 얼굴은 표정 근육에 의해 달려있으며, 기분에 따라 얼굴 표정은 달라진다. 기분이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많은 분들이 이런 기분으로 자신의 삶이 왔다 갔다 한다. 내 감정에 속지 않으려면 다음과 같은 결심을 해보자.

기분에 따라 말을 내뱉고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이 기분을 느끼게 하는 생각은 무엇인가를 꼬집어 따져봐야 한다.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도 좋지만 미성숙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매력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조울증적인 성향은 본인도 힘들고 주변 사람들도 많이 괴로워한다. 예측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이는 대인관계뿐 아니라 자녀교육에도 커다란 걸림돌이다.

엄마의 기분을 눈치 보면서 자란 아이들은 자존감이 낮을 뿐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맞추려는 노력을 한다. 더 이상 감정이라는 것에 속지 않으려면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단단한 마음력이 필요하다. 단단한 마음력이란 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고 내면에 스스로 혼자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력과 재충전의 습관이 있다면 자신만의 매력이 흘러나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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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lifestylist@nate.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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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전체보기
  • 아띠 2019-09-27 14:37:03

    너무너무 좋은글이네요 ㅎㅎ 공감 많이됐어요~   삭제

    • 둘리 2019-09-27 11:05:35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의 저에게 꼭 필요한 말이네요.   삭제

      • 김애용 2019-09-27 09:25:20

        공황장애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우울증도 함께 있습니다.
        치료진행하면서 많이 좋아지고 있지만 기복이 있는 편이예요.
        기분이나 상황면에서 좋아지면 선생님 말씀대로 입니다. 화장법이 달라지고 옷 입는게 달라지고 발걸음이 달라집니다. 외면에도 나의 감정이 나와요.
        하지만 동굴에 들어가는 우울의 시간에는 폭식을 하거나 마지못해 직장에 나와있습니다. 글이 많이 도움이 되었어요. 여러번 읽어볼 생각입니다. ^^ 감사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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