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픽사베이

 

Interdisciplinary Center의 Moran Mizrahi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상대 여성의 성적 욕구가 높을수록 관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0여 쌍의 커플을 대상으로 8개월 간 친밀감과 성적욕구 등 유대 관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이다.

(출처 European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1.

남성은 여성의 성역할에 대한 보수적인 인식을 유지하려는 본능이 있다. 남성은 상대 여성이 성적 욕구가 높고, 성에 대해 개방적일수록 배신하기 쉬운 유형으로 받아들이고 불안과 의심을 갖게 된다.

요즘이야 유전자 검사를 통해 친자 확인이 가능하지만, 원시 시대의 남성은 자신의 파트너가 낳은 아이가 자신의 아이인지 아니면 옆집에 사는 누군가의 아이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남성은 여성의 섹스에 대해 민감하다. 기껏 모든 자원과 노력을 통해 길러 놓은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파트너가 외도를 했을 때, 여성보다 남성이 외도 상대와 잠을 잤는지 자지 않았는지를 더 궁금해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남성은 기본적으로 성역할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는 여성을 선호한다.

 

2.

어류 중에는 암컷이 습관적으로 교태를 부리며, 짝을 찾고 있는 수컷에게서 도망 다니는 종이 있다. 콘래드 로렌츠가 훈련을 통해 이와 정반대로 암컷들이 수컷들에게 맹렬히 접근하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수컷들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성교가 불가능한 상태로 위축되었다.

 

프로이트는 억압된 섹스에 의한 성적 불만족은 신경증을 일으킨다고 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섹스의 목적은 성적 긴장의 감소이다.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프로이트는, 섹스를 리비도가 만든 긴장, 혹은 공격성, 또는 충동과 본능을 줄이는 도구로 만들어버렸다. 성생활이 한 개인의 삶으로 통합되지 못하고 단지 즐기기 위한 섹스가 되어버렸다. 섹스가 쾌락이 되어버린 것이다. 섹스라는 행위 과정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즐거움이 목적이 되어버린 것이다. 섹스는 당연히 자극적이고 만족스러워야만 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빅토리아 시대의 성적 금기들은 대부분 사라지고 성관계의 자유가 주어졌다. 여성해방운동과 피임약의 개발은 여성들을 오랜 터부와 금기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쾌락이 되어버린 섹스와 여성들의 성적 자유는 여성들의 성적만족 요구를 증가시켰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여성들의 성적만족 요구의 임무를 부여받은 남성들은 오히려 발기부전과 조루 등의 성기능장애(sexual disorder)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성적 성취감을 우상화한 사회가, 여성을 만족시켜야만 남성답다는 과도한 전제가 남성의 무의식을 지배해버렸다. 남성에게 상대 여성이 성적 욕구가 높고, 성에 대해 개방적일수록 상대 여성을 만족시켜야만 한다는 전제가 부담과 불안으로 다가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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