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이 살아가는 모습

오빠는 게임만 한다. 아버지, 어머니가 아무리 윽박지르고 타일러도 도무지 멈추질 않는다. 오빠는 게임이 좋다고 한다. 게임 속에는 술 마시고 화내는 아버지도 없고, 잔소리꾼 어머니도 없다고 한다. 그리고 게임을 통해서 현실에서는 찾지 못했던 친구를 만나게 됐다고 한다. 게임 속에서 만난 친구들은 자기를 무시하지 않고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말도 걸어주며 자신을 존중한다고 한다. 현실에서는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았는데 게임속에서는 차곡차곡 레벨 업을 하며 강해지고 있다고 한다. 게임 속에서 살아가는 오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사진 픽사베이

2. 중독은 병든 마음 때문에 생겨난다.

중독 환자들은 자기보호능력이 부족하다. 자기보호능력은 좋은 부모의 안정적이고 적절한 보살핌의 행위를 자신의 마음 속에 각인 함으로써 생겨나는 능력이다. 하지만 안정적이고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이들은 나쁜 부모상의 부적절한 내재화를 통해 자기보호능력이 없는 상태로 자라게 된다. 초기의 발달장애로부터 자기보호능력의 장애가 비롯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중독 환자들은 중독을 일으키는 것들(술, 마약, 담배, 인터넷, 게임, 쇼핑 등)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판단을 내리는 것부터 근본적인 장애를 보인다. 또한 이런 중독 환자들은 자아약화와 자존감 유지의 장애와 같은 마음의 결함이 있다.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신은 필요없는 존재다.'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대부분의 중독 환자들의 무의식의 기저에 깔려있다. 어떠한 것에의 중독은 이런 결함 있는 심리구조를 대치하는 기능을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자존심과 내적 조화감을 회복시킨다. 이러한 병든 마음이 중독의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오빠가 게임만 해서, 학교에도 잘 나가지 않고 성적은 떨어지고, 이런 모습에 어머니가 실망을 하고 아버지가 화를 내서 집 안 분위기가 좋지 않고. 이런 표면적인 문제점의 근본 원인은 오빠의 병든 마음이다. 오빠는 지나친 게임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 판단하지 못하여 게임을 시작하였고, 이런 게임은 오빠의 약한 자아와 낮은 자존감을 파고들어 오빠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오빠는 게임 속에서 강하고, 인정받는 사람이었다. 게임은 오빠의 쾌감 회로를 자극하였고, 이런 쾌감은 오빠가 게임을 멈추지 않게 부추겼으며, 이런 행위의 반복을 통해 쾌감 회로는 변형되고 게임 중독에 이르게 되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중독이 무엇이며, 중독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 무엇이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중독이 되는지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중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편에는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되는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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