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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빨간약'

닉네임
Healthy Psycho [비회원]
등록일
2018-07-31 18:24:48
조회수
791

이일준 정신건강전문의 빨간약 프로그램 후기.

 

6주간의 시간을 떠올리며 든 생각을 글로 옮겨봤습니다.

제겐 참 많은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게 가능하게 해주신 이일준 선생님, 함께 해주셨던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당연히 가능한 일이 아니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서로 6주간 그 자리에 있어 주신 것이 큰 의미이고 힘이 됐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빌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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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약>

 

영화 매트릭스의 '빨간약'과 이번 프로그램은 의미가 통하는 것이 많습니다.

 
-영화속 빨간 약은 주인공 네오가 진짜 세계를 마주하게 되는 큰 분기점이었죠.
마찬가지로 빨간약 프로그램은 뜻대로 살기가 어려웠던 제게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선 종종“ 6주간의 프로그램을 한다고 바로 인생이 바뀌지는 않는다.” 말씀하셨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영화에서 네오가 빨간 약을 선택한 뒤 바로 모든 것을 깨닫고 평안을 얻는 것이 아니듯이

프로그램이 제 삶을 확 바꾼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바른 방향을 찾는 법과 나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진짜 세상을 알았을 때 혼란스러워 하고,

진짜 세계를 찾기 위해 싸우는 과정에서 고통받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스스로의 길을 만듭니다.

 
저도 프로그램에서 이해하기 어렵고 보고싶지 않은 제 모습과 감정을 마주했습니다.

그 과정이 답답하고 쉽지 않았지만, 점점 저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과정을 계속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프로그램이 제 삶을 확 바꿔주면 좋겠다고 생각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젠 그것은 불가능하고, 그렇게 돼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진짜 나로부터 비롯된 변화가 아닐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많은 자기계발 책, 강연 등을 봐도 그때 뿐이지 크게 변하지 못하는 것처럼요

 
 

<자유연상과 펜시브>


- ‘ 해리포터’ 에는 ‘펜시브’ 라는 주문이 있습니다.
특정 기억을 꺼내서 보관할 수 있고, 언제든 자신 혹은 타인이 볼 수 있습니다.

 ‘저건 진짜 대박이다!’ 싶었습니다. 기억을 제3자의 시선으로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펜시브와 프로그램에서 했던 자유연상이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술보다는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떠올리고 싶고, 마주하고 싶은 과거와 감정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 펜시브는 기억을 관찰만 할 수 있습니다. 그 기억이 아무리 안타깝고 괴로워도 바꿀 순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 기억이 현실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고, 어떻게 해야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파악하는 아주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자유연상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렵게 꺼낸 과거, 그것을 바꿀 수는 없다는 사실에 힘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과거가 현재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고, 어떻게 받아들이고 나아갈지를 생각할 수 있게 합니다.

‘지금 내 상황, 행동이 예전 그 일 때문은 아닐 거야.’  ‘그냥 힘들고 운이 없어서 그런 거야’ 하며 넘겼던 일을 다르게 보는 관점을 갖게 합니다.

 
별 의미 없다고 생각했거나 잘 이해되지 않았던 그 '지점'이
현재의 내생각, 행동방식을 만든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합니다.

종종 이 과정이 긁어 부스럼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 때 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 봐보고 싶습니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좋은 환경이 되어준 분들>

 
-이일준 선생님께서 제 자유연상을 보시고는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의미를 잘 찾아가시는 것 같아요" 라며 말씀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칭찬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렇지만 그 말이 와닿지 않았습니다.

제가 한 자유연상이 그동안 정신건강에 관해 들은 지식에 끼워 맞춘 것은 아닐까 싶어 불안했습니다.

그 답이 100% 맞다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고 ,또 정해진 답을 찾는 시험도 아닌데 말이죠.

저에 대해, 제 삶의 방식에 관한 '진짜 이유'를 빨리 찾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복잡한 마음에 계속해서 선생님께 제가 정말 맞게 가고 있는 것인지 여줘봤었습니다. 그 때 '맞는 방향으로 가고 계신 것 같다 더 가보시면 좋겠다'며 말씀해주신 것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예전 자유연상에 관해 처음 알게 됐을때. '와. 계속하면 엄청나겠는데?' 하며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몇 번 하다 그만두었습니다. 필요성을 점점 잊고, 환경에 맞춰 원래의 저로 돌아왔기 때문이죠.

이번 프로그램때도 마감기한에 맞춰서 자유연상을 하곤 했습니다. 꾸준히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을 풀어나가는게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약간의 강제성이 필요했는데 정말 딱 맞았습니다. 벌금을 내고 싶지 않아서도 있었지만. 적지 않은 분량의 글을 봐주실 이일준 선생님, 함께 프로그램하시는 분들이 생각났고, 무엇보다 제게 진짜 필요한 것이란 생각에 자유연상을 해나갔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 프로그램을 하는것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정해진 시간 내에 많은 분이 참여하다 보니 개인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적어 아쉽기도 했죠.

 
그렇지만 그렇게 모인 것은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 저건 내 얘긴데?' 하며 공감했고, 서로 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셨습니다.
 
인생에서 뭔가 마음대로 안 되는 상황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
그것이 간절한 만큼 진심으로 임하신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더 자신을 돌아보실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 이후 카페에 가거나 술 한 잔 마시며 못다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렇게 대화를 하고 나면 뭔가 후련하고, 기분 좋은 피곤함을 느꼈습니다.
 
#질문
 
"왜 ~하셨던 것 같나요? ~라고 말씀하셨는데, 더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자유연상을 통해 꺼낸 제 이야기에서 더 많은 의미를 찾게 해준 것은 이일준 선생님과 참여하신 분들이 해 주시는 ‘질문’이었습니다.
 
‘왜 그때 그렇게 000안했어? 어떻게 하면 더 나았을 텐데.’ 처럼 답이 정해진 질문이 아닌 제가 한 말, 기억,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고 해주신 질문은  ‘내가 왜 그랬을까, 그게 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게 했습니다. 그게 감사해서 저도 참여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질문을 드리고 싶었지만, 생각만큼 잘되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프로그램을 하면서 느낀 제 생각 가족이나 친구에게 얘기하다 보면 

“그래? 좀 독특하네" 혹은 "요새 힘들구나?”  '얼른 구직해야 될 시기에 왜 그런 걸 하냐'는 이야기 등을 듣습니다. 스스로도 지금 이런 과정이 필요할까 생각도 합니다.

 

그렇지만, 후회하지 않습니다.
제 삶을 위해 경제적, 심리적, 신체적인 독립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이런 과정을 거쳐야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에 들인 시간과 정성이 있기 때문에 하는 합리화일수도 있지만,
분명 제게 의미있고 얻은 것도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제 '무기력' ,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태도'에 대해 자책만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저를 있는 그대로  보면서 다양하게 생각하고, 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별 거 아닐 수 있지만 제겐 큰 변화입니다.

그래서 더욱 진짜 저를 보고 알고 싶어집니다. 지금 방향이 맞다는 확신이 점점 더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마음을 계속 놓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지길 바라고,
그리고 언젠가 '아..!' 하며 제 삶의 모든 조각이 맞는 순간이 오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문 네이버 블로그 : https://blog.naver.com/z43829/221330095893

작성일:2018-07-31 18:24:48 222.106.18.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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