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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유 - 강의 후기

닉네임
이화 [비회원]
등록일
2018-05-23 23:08:31
조회수
1414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유 강의 후기

나는 길지 않은 인생의 상당 부분을 마음대로 되지 않는 느낌을 안으며 살아 왔다고 생각한다. 청소년기에는 부모님의 기대를,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에는 사회의 기대를 부응하는 것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20대가 되서는 누군가가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그렇게 선택하게 되었는데 어느 지점에서는 내가 선택했다는 것조차 잊어 버리며 당위성을 스스로에게 강요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일상생활에서까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불편함에 자리를 내 준 후에야 멈춰서서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왜 이렇게 힘들고, 불편한 걸까? 이런 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일준 선생님의 강의는 나의 흥미를 끌어내기에 탁월했다!

이일준 선생님은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안되는 이유를 크게 두가지로 나눠 설명하셨다. 첫째, 할 수 없는 것을 하려고 해서 에너지를 애꿎게 써버리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내 행동과 생각의 주체가 나라고 여기는 데에 있다.

1. 할 수 없는 것을 하려고 한다.
우리는 때때로 이미 일어나서 바꿀 수 없는 상황을 붙잡고 있곤 한다. 초점을 둬야 할 것은 내가 바라는 결과가 무엇인지,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것이다.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 결과를 얻어 내기 위한 방법을 시도해보자. 다만, 주의해야할 점은 특정 결과와 상대의 반응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다. 상대의 행동은 그 사람의 선택이자 몫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우리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에 주의력을 둠으로써 실망을 줄여 나갈 수 있다.


2. 내 행동과 생각의 주체는 내가 아니다.
우리의 유전자에는 위험에서 생존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짜여있다.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에 긴장하고, 두려움을 느껴 살아남은 개체가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기에 사회적으로 관계되지 못하고 고립될 때, 뱀을 볼 때, 아주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 등에 공포감이나 두려움을 느끼고 벗어나려는 행동은 아주 당연한 반응이다.

진화심리학적으로, 이것은 우리의 감정이나 행동이 그 때마다 독립된 판단과 선택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진화하며 습득한 사고의 패턴이다.

사실, 이 지점이 우리의 문제와 연결 시키는 데에 어려웠는데, 영화 <굿 윌 헌팅>의 장면을 보며 알 수 있었다.

주인공 윌은 어린 시절에 학대를 받아 죄책감을 학습했다.

어린 아이에게 부모는 곧 세상이고 생존과 직결된 존재이다. 부모에게 버림받으면, 아이는 스스로 살아갈 수가 없다. 하지만 아이는 그러한 폭력적인 상황을 해석하기 위해 선택해야 하고, 아이는 부모의 탓을 하는 대신에 자신에게로 책임을 되돌린다. 그 편이 결과적으로 생존에 기인했으므로 편한 선택이었다. 부모의 곁을 떠났던 어린 개체는 인류 역사적으로 살아남지 못했고, 학대를 당해도 곁에 남아 있던 개체만이 생존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윌은 자신은 잘못을 저지를 것이고 그런 형편없는 나를 알게 되면, 실망을 안겨주고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는 각인된 믿음으로 인해 진로도, 연애도 그럴싸한 '가짜 이유'를 만들어가며 포기해버렸다. 그에게 죄책감과 직면하는 것은 생존과도 맞닿아 있는 이슈였기 때문에, 가짜 이유를 붙히며 포기하는 것이 편했다. 

그렇게 우리는 윌과 같이 과거의 사고 패턴으로 현재를 살아간다. 사람은 사건을 해석하고, 항상 이유를 만들기 때문이다. 문제는 나도 인지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윌처럼 가짜 이유를 만들어, 과거의 일에서 학습했던 것을 현재에서도 자동적으로 반복하며 살아지는 대로 삶을 사는 데에 있다.

수업을 들으면서, 내가 가진 가짜 이유와 진짜 내 마음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졌다.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불편한 지점에 그것이 있을 것이다. 아마, 윌이 그랬듯 나 또한 나의 생존과도 맞닿아 있는 지점을 바라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든다.

작성일:2018-05-23 23:08:31 112.150.226.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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