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은 지 7년이 지난 2017년 여름, 면허증을 갱신하기 위해 다시 면허시험장 발급과를 찾았다. 조현병으로 인해 병원에서 상담 치료와 약을 받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음가짐은 달랐다. 갱신을 위한 서류를 준비하며 여전히 정신과 진료 병력을 묻는 칸을 보았다. 달라진 게 있다면 ‘정신분열병’ 대신 ‘조현병’으로 표시해야 할 이름이 바뀌었을 뿐이다. 서류를 접수하고 나니 역시나, 담당 직원이 날 사무 공간 안쪽 자리로 불렀다. 난 담담한 표정, 흔들리지 않는 눈빛, 자신감 있는 말투를 유지하려 노력했다. 담당자는 내 병과를 체크하며 치료기간과 현재 복용 중인 약에 대해 물었다. 나는 거리낌 없이 있는 그대로 대답했다. 7년 전처럼 눈물 흘리지 않고 씩씩하고 담대하게 대응하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직원은 요즘 정신질환자에 대한 발급 기준이 강화되었지만 나에 대해선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10년짜리 면허증을 의사소견서도 없이 그 자리에서 발급해 주었다. 새로 갱신된 면허증을 바라보며 조현병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했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