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셔터스탁

 

모유 수유가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수없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많은 한국에서는 이른바 ‘완전 모유 수유(생후 6개월까지 모유만 먹이는 것)’는 쉽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2016년 한국 보건 사회 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18.3% 정도가 6개월간 모유만 수유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것은 국제사회의 평균(36%)의 절반 정도에 해당되는 비율입니다.

 

WHO(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는 완전 모유 수유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생후 6개월까지는 모유를 대체하는 어떤 것도, 모유 수유만큼 아이에게 영양가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WHO 모유 수유 가이드라인에서도 아이에게 6개월 이전에 보충식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6개월을 모유만 먹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출산 휴가를 길게 받아야 3개월인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그렇지요. 그래서 직접 모유 수유는 어려운 일입니다. 결국 유축을 해서 아이에게 주는 방법밖에 없지요. 그래서 오늘은 유축된 모유의 적절한 처리와 보관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사진_셔터스탁

 

모유를 유축하기 전에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손을 씻는 일입니다. 손에 수많은 세균이 있다는 것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다들 잘 아실 것입니다. 모유를 옮겨 담는 과정 등의 모유를 만지는 과정에서도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합니다.

 

또한 모유를 적절한 용기에 담아야 합니다. 모유 보관을 위한 전용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일반적인 비닐 백이나 분유병은 종종 터지거나 샐 수 있습니다.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이 알아보기 쉽도록 보관 백에는 이름과 날짜를 함께 적어야 합니다. 아이의 이름과 엄마의 이름을 적고, 유축한 날짜와 전달한 날짜를 적습니다. 그리고 먼저 유축한 것부터 먼저 먹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한 새로 유축한 모유를 이미 유축되어 있는 보관 백에 담아서는 안되겠습니다. 서로 다른 날짜에 유축한 모유들이 섞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보관 용기를 뜯어 수유를 시작하였다면 남은 것은 모두 버려야 합니다. 아깝다고 생각하여 다음번에 먹이면 아이에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축기는 매번 세척을 해줘야 합니다. 번거롭지만 유축기의 설명서를 잘 읽어보고 적절한 세척 방법으로 세척한 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겠습니다.

 

그러면 모유는 얼마나 보관할 수 있을까요? 경우에 따라서 다르지만, 아래 표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진_CDC 자료 참조

 

일반적으로 쓰이는 냉장실, 냉동실 분리형 냉장고의 냉동실에 보관한다면 약 3-6개월 정도까지도 보관이 가능합니다. 얼었던 모유의 해동에는 약간 시간이 필요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냉장실에서 녹이는 것입니다. 조금 빨리 녹이려면 따뜻한 물에 담가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전자레인지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전자레인지의 특성상 고르게 열을 가하기 어렵고 이로 인하여 너무 차가워 아이가 놀라거나, 너무 뜨거워서 아이가 화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오랫동안 가열을 하게 되면 보관 백이 터질 수도 있고, 과도한 열은 모유의 영양분을 파괴하여 모유 수유를 하는 의미가 없게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 번 녹인 모유는 다시 얼리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진_셔터스탁

 

진료실에서 모유가 잘 나오지 않아서 수유를 하지 못 하였다는 분들을 가끔 만나게 됩니다. 사실 모유량은 가슴의 크기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탁구공 크기 정도의 유선만 가지고 있다면 수유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지지요. 그렇지만, 가슴의 크기보다도 유방 안쪽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호르몬과 같은 시스템적인 문제가 있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진찰을 꼭 받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가까운 병원에 내원하셔서 혹시 있을지 모르는 문제를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모유가 적게 만들어질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