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경외과 의사 생활을 하면서 드물지 않게 의식 저하나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며 응급실로 들어오는 환자를 보게 된다. 한창 일이 힘들어 서 있는 것도 힘든 시기에는 ‘제발 뇌출혈이 아니길... 뇌동맥류가 없길...’ 환자가 건강하기를 간절히 바랐던 적도 있었다. TV드라마에서도 간간히 나오는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 출혈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뇌동맥류는 과연 무엇인지 간단하게 한번 알아보자.
뇌동맥류란 무엇일까? 뇌동맥류는 뇌혈관의 내츨 혈관벽이 손상되어 혈관벽이 부풀어올라 공간을 만드는 경우를 말한다. 대부분 근위부(뇌 바닥쪽)의 굵은 뇌동맥에서 발견이 되고 대부분 크기는 작은 편이나 다양하며 25mm이상인 경우 거대 동맥류라 칭한다.
그렇다면 뇌동맥류는 왜 생기는 걸까? 정확한 원인은 모르나 대부분 근위부 뇌동맥이나 분지에서 발생 하는 것으로 보아 높은 압력이 발생하는 곳에 후천적으로 혈관 내벽에 금이 가면서 동맥류가 발생 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유전질환이나 혈관 기형, 혈관염 등의 환자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뇌동맥류가 터지지 않았다면 크기가 작은 경우 무증상일수 있으며 크기가 크거나 인접한 부위에 신경이나 구조물들이 눌리는 경우 두통, 이명, 한쪽 눈꺼풀 처짐, 편마비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환자분에게 설명할 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머리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을 하게 된다. 뇌동맥류가 터져 출혈이 생긴 경우 극심한 두통이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이다. 흔히들 태어나서 가장 심한 두통이라고 표현을 한다. 뇌막의 자극으로 인하여 오심, 구토등상도 수반될 수 있으며 출혈이 많은 경우 뇌부종와 뇌압 상승까지 동반되어 의식저하, 혼수상태도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병원에 오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뇌동맥류의 진단은 증상만 가지고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영상의학적 검사가 동반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검사로는 뇌혈관 컴퓨터 단층촬영(CT), 뇌혈관 자기공명영상(MRI), 뇌혈관조영술(DSA)가 있다. 검사장비의 발달로 인하여 초기 뇌동맥류의 진단이 많아지고 있으며 뇌혈관조영술의 경우 가장 적확한 검사로 자리잡고 있으나 CT나 MRI와는 다르게 도관을 목동맥까지 삽입해야 하는 침습적인 검사로 뇌동맥류가 강력히 의심되거나 진단받은 경우, 치료 후 추적관찰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뇌동맥류의 치료는 개두술 및 뇌동맥류 결찰술과 뇌동맥류 코일 색전술이 있다. 각 치료의 장점과 단점이 있으므로 환자의 나이, 동맥류의 위치, 크기, 파열상태, 환자의 상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치료 방법을 정하여야 한다.
개두술 및 뇌동맥류 결찰술은 이전부터 해오던 동맥류 치료방법이다. 머리를 열고 동맥류가 있는 위치까지 들어가서 클립이라고 하는 결찰 기구로 동맥류의 기시부위를 결찰하여 동맥류가 더이상 자라거나 터지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가장 확실하게 동맥류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추후 동맥류의 재성장이나 파열의 가능성이 매우 낮으나 동맥류의 크기나 위치에 따라 수술의 난이도가 달라지며 머리를 열고 수술해야 하는 부담감이 환자나 보호자에게 있을 수 있다.
뇌동맥류 코일 색전술은 최근들어 검사장비와 기구의 발달과 개발로 만들어진 치료 방법이다. 가는 도관을 동맥류가 있는 뇌혈관까지 혈관 속으로 집어 넣은 뒤 코일이라고 하는 물질을 동맥류 속에 집어 넣어 동맥류 속으로 피가 들어가지 않게 하여 더이상의 진행과 파열을 막는 방법이다. 개두술로 들어가기 어려운 위치의 동맥류의 치료에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머리를 열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으나 치료한 동맥류가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동맥류 결찰술 보다는 높은 것으로 되어있다.
뇌동맥류는 예방을 할 수는 없을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확실한 예방법은 없다. 동맥류의 진단 연령으로 미루어 보아 중년 이후 건강 검진을 시행할 때 한번 정도는 뇌혈관 검사도 같이 하여 본인의 뇌혈관 상태를 확인 해 놓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모르는게 약이 아니라 아는 것이 힘이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