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ㅣ 최준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일상생활 속에서 어느 정도의 불안감은 정상적인 감정 반응입니다. 위험에 대비하고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긴장감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상적인 불안과는 달리, 병적인 불안장애는 과도하고 지속적인 불안감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불안장애, 어떤 질환들이 있을까요?
불안장애는 다양한 하위 질환들을 포함합니다. 대표적으로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범불안장애, 사회불안장애, 특정 공포증, 분리불안장애, 강박장애, 선택적 함구증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각 질환은 고유한 특징적인 불안 양상을 보이지만, 공통적으로 과도한 불안감을 경험한다는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안장애, 어떤 증상들이 나타날까요?
불안장애를 겪는 분들은 흔히 다음과 같은 증상들을 호소합니다. 지나친 걱정과 고민, 수면 장애, 잦은 짜증, 집중력 저하, 어지럼증, 과도한 땀 분비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개인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일상적인 활동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불안장애, 왜 발생하는 걸까요?
불안장애의 원인은 단일하지 않고 매우 다양합니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불안장애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뇌의 감정 조절 중추의 불균형 또한 불안장애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감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의 불균형이 불안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유전적인 소인은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지기 쉬운 정도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개인의 불안 성향 또한 중요한 요인입니다. 불안 성향이 높은 사람은 불안 반응 속도가 빠르고,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속도가 느린 경향을 보입니다. 또한, 특정 상황에서 나타나는 구체적인 불안 행동은 개인의 경험과 환경적인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과거의 외상적인 경험(트라우마) 또한 불안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입니다. 큰 수술, 교통사고, 가족의 죽음 등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상황을 잊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떠올리게 되면 위험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게 됩니다. 과거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상황을 위험하게 인지하게 되고, 유사한 상황에서도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불안장애,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앞서 불안장애의 다양한 측면과 원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불안을 조절하고 건강한 일상을 되찾기 위한 해결책과 대응법에 대해 논의해 보겠습니다.
불안,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불안을 조절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지나친 생각을 멈추는 것입니다.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불안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의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믿음을 키우는 연습 또한 중요합니다. 통제할 수 없는 결과에 대해 걱정하기보다는, 자신이 가진 문제 해결 능력을 믿고 실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기보다는 현재 상황에 집중하며 묵묵히 지켜보는 것도 불안을 줄이는 한 방법입니다.
불안한 생각에 사로잡힐 때는 스스로에게 ‘근거가 무엇인가?’라고 질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의 두려움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지 판단하고, 근거가 없다면 그 생각을 떨쳐버리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불안 조절에 도움이 되는 활동들
운동, 춤, 노래, 미술 등 창의적인 활동은 불안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운동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를 낮추고, 기분을 좋게 하는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여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줍니다.
충분한 수면 또한 불안 조절에 매우 중요합니다.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고, 잠들기 전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뇌에 안정감을 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조용하고 어두운 수면 환경을 만들어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스스로 해결이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불안 증상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약물 치료를 고려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불안장애 약물 치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안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감정이지만, 과도한 불안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혼자 힘들어하지 마시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주저하지 마십시오. 적절한 치료와 노력을 통해 충분히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삼성양재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최준배 원장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전임의
전)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임상부교수
전)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마음건강클리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