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ㅣ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분노가 발생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욱하는 감정이 밀려오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느끼는 순간을 빠르게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감정 변화를 감지했다면, 즉시 그 상황에서 벗어나거나 대화를 잠시 중단하는 것이 효과적인 첫 번째 대처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잠시 자리를 피하거나, 화장실을 다녀오는 등의 행동을 통해 격해진 감정을 진정시킬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바로 분노가 막 시작되려는 시점의 신체 감각이나 반복적인 반응 패턴을 포착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초기 신호들을 알아챌 수 있다면, 감정이 격해져 통제력을 잃기 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서 벗어난 후에는 마음속으로 천천히 1부터 10까지 숫자를 세며 심리적인 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어느 정도 충동이 가라앉는다면, 심호흡을 통해 신체적인 이완을 유도합니다. 심호흡 시에는 가슴이 아닌 배로 숨을 쉬는 것에 집중하며, 너무 깊은 숨이 아닌 편안한 정도의 호흡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숨을 들이마시면서 마음속으로 천천히 셋을 세고, 잠시 멈춘 후 둘을 세고, 숨을 내쉬면서 천천히 다섯을 세는 방식을 반복합니다. 이때 숫자를 정확히 세는 것보다 천천히 호흡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호흡을 하면서 마음의 눈으로 신체의 각 부위를 살펴보며, 긴장되어 위축된 부분을 의식적으로 이완시키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모든 부위가 이완되었다고 느껴진다면, 다시 호흡에 집중하며 이 과정을 5분에서 10분 정도 반복합니다. 이러한 방법이 어렵다면, 유튜브 등에서 명상이나 호흡법 관련 영상을 검색하여 이어폰으로 들으면서 따라 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근본적인 분노 관리를 위한 전략
분노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위기 상황에서의 대처법을 넘어,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첫째,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분노를 느끼는 상황에서 즉시 타임아웃 시간을 갖거나, 분노가 완전히 사그라질 때까지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자신을 화나게 했던 상황으로 돌아가 문제를 보다 합리적인 태도로 다루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건설적인 싸움은 감정이 진정된 상태에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경청하며 긍정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둘째,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이거나 역기능적인 핵심 믿음이나 인지 도식을 주의 깊게 검토하고, 과연 그것이 합리적인 생각인지 객관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비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긍정적이고 기능적인 믿음이나 도식으로 점진적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셋째,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심신 이완 요법, 명상, 요가, 규칙적인 호흡 운동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으며, 이러한 방법들을 제대로 익히고 자신의 삶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과 반복적인 실천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분노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분노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효과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넷째, 관점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은 자신을 오랫동안 그리고 깊이 있게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나는 현재 행복한가? 삶에 만족하고 있는가? 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욱하는 성질을 자주 내는 사람들은 종종 불행감, 의기소침함, 우울감, 공격성, 초조함, 낙담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과 상황에 대해 희망을 잃어버린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며, 삶의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아니면 마지못해 떠밀리듯 살아가는지, 자신의 가족, 친구 그리고 지역사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지 아니면 고립되고 소외감을 느끼는지 등을 생각해보세요. 욱하는 성질을 고치고 싶다면, 행동, 생각, 감정, 그리고 정신적 관점까지 아우르는 전반적인 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경우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욱하는 성질을 방치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욱하는 성질을 조절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 자체가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심각한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받지 않아 자신의 삶 전체를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서울역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정희주 원장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전)성동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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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살피려는 노력을 하기, 그리고 작은 목표를 달성했을 때
‘의식적으로’ 목표에 대해 보상하기. 중요한 내용을 많이 배워갑니다!"
"근육을 키운다는 느낌으로 조금씩 실천해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