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가족 관계는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특히 부부 관계는 가족의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부부들이 행복한 결혼 생활에 에너지를 투자하기엔 어려운 시대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결혼 생활에 변화가 필요할 때 참고할 만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노스웨스턴 대학(Northwestern University)의 사회심리학 교수인 엘리 핀켈(Eli Finkel) 박사는 책 ‘괜찮은 결혼(The All-or-Nothing Marriage)’의 저자이기도 한데요, 그는 이 책을 통해 작은 변화나 전략을 통해 부부 관계를 개선하는 ‘결혼 해킹(marriage hacking)’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결혼 해킹이란, 일상의 작은 변화나 전략을 통해 부부 관계를 개선하고, 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복잡하거나 대규모의 변화가 아닌, 부부 관계의 개선을 위해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일상 속의 작은 행동 변화나 전략을 의미합니다. 때로는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엘리 핀켈 박사는 120쌍의 커플을 대상으로 세가지 질문을 하는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에게 ‘커플이 겪고 있는 갈등에서 양쪽 모두를 위해 최선의 결과를 원하는 중립적인 제3자가 되었다고 생각해 보라.’라고 이야기한 뒤, ‘이때 어떤 장애물에 직면할 것인가요?’와 ‘이 장애물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질문들은 서로에게 심리적인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만족스러운 결혼과 그렇지 않은 결혼의 주요한 차이점은 '개인이 갈등에 대처하는 방식'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중립적인 제3자로 갈등을 바라보게 하는 질문은 우리 자신을 바른 사람으로 인식하는 편견을 깨닫게 하고, 자기 중심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더 넓은 관점으로의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효과적으로 결혼 해킹 작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첫째, 정기적으로 결혼 관계의 유지 보수 시간을 가져 보세요. 장기적인 관계의 질을 유지하고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신중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부부의 관계는 인생의 다른 측면과 마찬가지로 관계도 많은 관심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둘째, 서로의 인생 목표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이러한 목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시간과 노력을 개선하는 것부터 부부가 정서적인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인생의 목표와 가치관을 공유함으로써 이해와 일치성을 높이는 것이지요.   

셋째, 정기적인 부부 관계 상태를 평가하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각자의 상태를 평가하고 공유하기 위해 구조화된 질문이나 대화를 갖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구조화된 질문은 서로가 필요로 하는 사항, 욕구, 걱정에 대해 효과적으로 나눌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넷째, 개인의 발전과 진화를 인정하고 유연하게 대처하세요. 우리 모두는 빠르게 성장하고 변화하며 그 속도는 부부 각자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서로 발전 상태와 진화의 여정을 공유하면서, 서로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전략과 목표를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긴 시간을 함께 해 나가는 관계에서 유연함을 발휘하는 것이 핵심일 것입니다. 

엘리 핀켈 박사는 현대사회에서 결혼에 대한 관점이 진화하고 있으며, 결혼의 역할 또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결혼이 단순한 생존과 번식의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 성취와 자기 실현의 장으로 변모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결혼의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결혼 생활의 질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오늘날, 결혼 해킹의 과정을 통해 보다 괜찮은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는 작업의 시간을 가져 보시길 권합니다. 

서울역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정희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