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포모(FOMO)증후군이란 말은 2004년부터 사용되었고, 스마트폰과 유튜브, SNS가 만연해지는 2010년도부터 널리 퍼졌습니다. 포모증후군은 원래는 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로, 나 혼자 뒤처질까 두려워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대인관계에서 나만 도태되고, 혼자가 되면 어쩌지? 하는 강박적 불안입니다.
하지만, 부동산 폭등, 벼락거지, 2차전지 관련주 폭등, 비트코인등으로 인해, 한국에서는 경제적인 의미가 과도하게 부각되었습니다. 포모증후군의 가장 무서운 점은 내가 나에게 집중하고, 내면의 성장과 성숙에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는 대신, 타인이 이룬 것들, 강남 아파트, 포르쉐, 롤렉스 같은 물질적이고 경제적인 성과에만, 가치를 두고 과몰입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더 이상 한곳에 진득하게 집중하지 못하게 됩니다. 관심 가져야 할 정보, 주제가 너무 많다 보니, 타인의 얘기를 끝까지 경청할 시간도,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지요. 책을 한 권 진득하게 읽을 시간도 에너지도 없는 탓에, 그 책을 10분으로 요약한 유튜브 시청으로 독서를 대신하고, 그 유튜브 콘텐츠를 30초로 요약한 숏폼이나 릴스에 탐닉합니다.
최근 한국에서 성인 adhd 유병률이 급증한 것은 포모증후군이 만연한 시기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손흥민, 오타니 같은 스포츠 재벌이나 비트코인으로 벼락부자가 된 타인의 성공을 볼 때 우리는 중뇌변연계의 보상회로, 도파민이 자극되면서 쾌감과 불안을 동시에 경험합니다. 성공에의 강렬한 갈망과 질투심을 느끼고, '왜 나는 저걸 이루지 못했지?' 하는 열등감과 초조함으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이대로 있으면 나는 망해! 뭐라도 해야 해!’라는 강박적인 충동과 불안이 자신으로 하여금, 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행동을 하게 만들고, 실수가 반복되면서 자책과 우울에 빠지게 됩니다.
포모증후군이 과도한 불안과 우울감을 만들고, 자존감의 저하와 열등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여러 연구가 진행된 바 있습니다(Relationships between Depression, Fear of Missing Out and Social Media Addiction: The Mediating Role of Self-Esteem 등).
이 결과, 나 자신의 일상과 본업에 대한 집중력이 계속 떨어지게 되고, 그로 인해 기억력과 인지 능력, 의사 결정능력이 떨어지는 악순환. 이게 바로 성인ADHD 의 원리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몇 가지 팁을 드릴까 합니다.
1. 멀티 태스킹이 아닌 싱글 태스킹을 할 것(한 번에 한 가지 일만 온전히 집중하기).
2. 새로운 일, 아이디어를 찾기보다는, 현재 일이나 문제를 먼저 정리할 것.
3. 타인의 일상, 가십, 인터넷 기사를 최소 일주일 이상 끊고 자신의 일상에만 몰두할 것.
4. 자기 과시, 허세를 부리는 사람을 멀리할 것.
5. 실현 가능한, 구체적이고 단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조금씩 실행해 나갈 것.
인간의 성향과 환경, 성격이 모두 다르듯이, 개인의 성장 방식, 타이밍, 이룰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 역시 동일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는 인격과 인품, 내면의 성숙과 현명함을 아무리 달성한들, 강남 아파트에 살면서 영어 유치원, 대치동 학원에 자녀를 보내지 못하면 루저가 되는 사회입니다.
대부분의 체력과 정신력, 관심을 타인과의 경쟁과 비교, 자산 획득에만 몰두하다 보면, 금방 번아웃이 찾아오고, 우울증과 불안장애, 공황장애가 생깁니다. 타인의 성공과 결과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자신의 속도를 잃어 버리지 마세요.
성공으로 가득해 보이는 타인의 삶 또한 어려움과 고민, 자기만의 걱정으로 가득합니다. 나 자신의 일상과 본업의 가치를 더 소중히 할 때, 당신의 내면은 더 성장하고 성숙해질 것입니다.
구로연세봄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박종석 원장
전) 서울대병원 본원 임상강사, 삼성전자 부속의원 정신과 전문의
현) 신촌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외래교수, 연세대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외래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