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안녕하세요. 이번 시간에는 공황장애에 대해 흔히 가지고 있는 오해와 편견에 대해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오해 1 – 공황장애는 약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공황장애의 치료 원칙 자체가 약물치료는 어느 정도의 기간을 가지고 충분히 증상이 좋아진 다음에는 약을 점차적으로 줄이고 끊어 나가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로 원칙이거든요. 다만 다소 약물이 남용되는 경향이 있죠. 증상이 계속 나타나고 증상들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계속 이런 증상이 생기면 어떡하냐는 두려움을 항상 가지고 사시는 분들은 이 증상들에 대한 염려와 걱정 때문에 약을 오랫동안 복용하신 경우를 꽤 많이 봅니다.
예전에 제가 봤던 환자분들을 기억해 보면 한 20년 30년 정도 꽤 오랫동안 공황 약을 계속 먹어 가면서도 졸업하지 못하는 분들이 꽤 많으셨어요.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얼마간의 약을 충분히 증상이 좋아질 때까지 사용한 다음에는 약 한 알이었다가 반 알이었다가 반 알이었다면 1/4이었다가 점점 줄여 나가면서 내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서서히 약을 줄여 나가고 마지막으로 끊어 나가는 것이 금단증상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해 2 –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답답하면 모두 공황장애다?
공황장애라는 병이 여러분들에게 많이 알려지면서 내가 조금만 가슴이 뛰고 답답할 때 예전 같으면 내과로 가서 바로 심전도나 엑스레이를 촬영하셨는데요, 요즘에는 정신과로 바로 오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만큼 공황장애가 많이 알려졌다는 얘기이기도 한데요. 일단 가슴이 답답하고 가슴이 뛴다고 해서 이것을 딱 공황장애로 연결 지으시면 안 됩니다. 영상 초반에도 말씀드렸지만 이런 공황에서 나타난 증상들은 바로 스트레스 반응이거든요. 스트레스가 우리에게 불현듯 찾아왔을 때 우리가 겪게 되는 반응들이 바로 공황장애의 근간이 되는 증상입니다. 근데 바꿔서 생각해 보면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없거든요. 현대사회라는 것이 워낙 스트레스가 많고 지금 영상을 보고 계신 분들도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계실 거라 생각하는데 그런 갑작스러운 스트레스에 의해서 생기는 어떤 인과성을 가지고 있는 신체 증상이라면 꼭 공황장애 증상으로 연결 지어서 당장 정신과로 찾아가지 않으셔도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최근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로 인해서 순간순간 오래가지 않는 간헐적인 신체 증상을 겪는다면 일단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거라고 봅니다.
오해 3 – 불편함을 피해야 한다?
그런 편견들과 반대로 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불편함이 있고 좀 불편함이 나타났다 할 때는 당연히 피하고 싶은 게 인간의 본능이거든요. 근데 공황장애 같은 경우에는 그것을 피하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더 그런 증상이 두려워지고 더 힘든 것들을 마주하지 못하게 되는 나쁜 결과를 낳게 돼요. 단기적으로는 좀 편해지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점점 나빠지는 경과를 밟게 된다면 그런 행동과 선택은 효과적이지 않은 방법이란 얘기겠죠. 그래서 힘든 것을 오히려 더 많이 하려고 하고요.
즉, 내가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상황들에 더 머무르려 하고, 더 오랫동안 그런 것들을경험하려고 하고, 자주자주 그런 것들에 노출시키는 것이 내가 공황장애를 가지고 있다면, 그 공황장애에서 빨리 벗어나는 방법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증상들 자체가 우리의 교감신경계가 항진되었다가 다시 가라앉고 항진되었다가 가라앉고 하는 그런 경과 중에 나타나는 굉장히 자연스러운 반응이거든요. 결코 이런 증상들이 나타난다고 해서 우리 몸을 해치거나 위험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오해 4 – 공황장애는 연예인 병이다?
공황장애에 대해서 언론에서 커밍아웃 하시는 연예인분들이 많으셨잖아요. 김구라 씨라든지, 김장훈 씨라든지, 그 외 유명한 아이돌 가수분들이라든지 공황장애 증상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공황장애는 우리한테 나타나는 병이 아니고 TV 안에 사는 스트레스가 굉장히 많은 사람들한테 나타나는 병일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현대사회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우리가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고 살잖아요. 우리 현대인의 삶을 본다면 이런 공황장애의 유병률이 점점 높아지게 되고 진단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오해 5 – 공황장애는 평생 재발의 위험이 있다?
공황장애 재발률을 환자분들이 저한테 많이 질문하시거든요. 그럼 저는 99.999%라고 답을 드립니다. 왜냐하면 공황장애 자체가 우리가 겪게 되는 스트레스로 인해서 자극받게 되면서 시작되는 반응이거든요. 공황장애를 처음 겪는 분이든 아니면 공황장애가 충분히 치료되고 나서 재발하는 분들이든 간에 스트레스로 인해서 이런 증상이 시작될 수밖에 없어요. 근데 우리가 스트레스를 피하면서 살 수는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나에게 오고 그때는 순간적으로 교감신경계가 항진되면서 우리 몸이 과열되고 가슴이 뛰고 답답하고 어지럽고 이런 증상들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꼭 기억하셔야 될 거는요, 이런 증상은 대개 일회성이라는 것. 증상이 다시 나타낸다고 해서 반드시 우리가 힘들었던 공황장애로 돌아가지는 않는다는 것. 그리고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는 신호는 신호는 병이 시작됐다는 신호가 아니고, 내가 많이 피곤하구나, 주말엔 스케줄 비우고 쉬어야겠다, 내가 좀 휴식을 취하라는 몸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최근에 좀 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나서 나타나는 신체적 증상이 있다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 너무 고민하지 마시고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가셔서 이게 과연 진짜 공황장애인지 아닌지, 치료해야 하는지,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지, 치료한다면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해서 함께 논의해 보는 시간들을 꼭 가져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강남푸른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신재현 원장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저서 <나를 살피는 기술>, <어른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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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을 만나고나서 분노를 좀더 잘 다루게 된 것 같아요"
"신재현 선생님의 따뜻한 조언에 살아갈 용기를 얻었어요"
"지방이라 멀어서 못 가지만 여건이 되면 찾아가고픈 제 마음속의 주치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