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챙김’으로 나를 챙기는 법 (1)
우울증, 스트레스 감소 및 완화, 인지행동 치료 등에 적극적으로 응용되고 있는 ‘마음 챙김(Mindfulness)’. 어떤 점이 내게 도움을 주고, 그 방법은 무엇일까요? 마음 챙김을 제대로 알고 우리의 마음에 적용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본 칼럼은 시리즈로 연재되며 2021 불안의학회와 함께합니다.
[정신의학신문 : 박천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박천일입니다. ‘마음 챙김’은 명상 방법의 하나일 뿐 아니라 다양한 정신질환에 효과를 보여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요. 높은 관심만큼 간단한 인터넷 검색으로도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고요. 하지만 마인드 풀니스가 정확히 무엇인지, 어떠한 이유로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그 효과에 관해서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번 기회를 통해 그 개념을 먼저 소개하고 역사와 효과, 특히 정신과 영역에서 시행되었던 마인드 풀니스의 효과를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제대로 알고 적용해서 마음을 다스리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인드 풀니스’란 ‘마인드 풀니스 메디테이션(Meditation)’을 창시하고 치료적 적용을 시작한 ‘존 카밧진(Jon Kabat-Zinn)’의 정의에 따르면, 특별한 방식으로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즉, 간단히 이야기하면 현재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항상 떠돌아다닌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마인드 풀니스는 우리가 떠돌아다니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따라서 떠돌아다니는 생각이나 감정을 판단하지 않는 태도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 과정을 ‘알아차림’ 또는 ‘자각’이라고 부릅니다. 떠돌아다니는 마음을 알아차린 후에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고, 그 집중을 유지하는 과제로 넘어가게 됩니다.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는 방식으로는 ‘감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내 몸에서 느껴지는 신체 감각을 말합니다. 항상 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하게 생각하는 호흡을 의식하는 것, 눈앞에 있는 음식이나 사물을 만져보고 먹는 행위, 천천히 걷기. 이런 것들을 통해 현재 지금 이 순간 이루어지는 나의 행동에 집중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 마음은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방황할 수 있습니다. 그때마다 방황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식의 순환하는 방식이 인지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인드 풀니스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마인드리스 상태를 이야기해볼 수 있습니다. ‘마인드리스(Mindless)’란 자동적 사고가 지속하는 것입니다. 마음은 방황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자동적 사고는 마음이 방황하는 그 상태가 하나의 틀이나 패턴이 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자동적 사고’는 습관적으로 반복하게 되는 생각의 틀이나 패턴이지요.
진료 현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예를 들어보면, 환자가 어떤 상황이든 간에 본인의 잘못으로 생각하는 경우, 타인과 자꾸 비교하며 자신을 비난하는 상황을 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특징적인 하나의 생각에 패턴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경우를 자동적 사고, 즉 자동조정상태라고 부릅니다. 마인드리스한 경우에는 ‘셀프 모니터링(Self Monitoring)’이 부재하여 자동 사고를 멈추지 못하고 계속하는 상태를 겪게 됩니다. 자동조정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본인의 감정이 어떤 생각에 따라 발생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진료 현장에서도 아무 이유 없이 불안을 느껴요.
별다른 이유가 없었는데 우울하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마인드리스한 상황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감정에 압도당하면 결과적으로 그 감정에서 벗어나기도 어려워지는 상황이 될 수 있겠죠.
마인드리스와 반대로 마인드풀한 상태는 셀프 모니터링을 적극적으로 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동적인 사고나 패턴을 알아차림으로써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지요. 스스로 그 패턴을 바꾸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전문의의 도움을 충분히 받을 수 있습니다.
떨어지는 폭포수를 감정의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우리가 폭포수 안에 들어가 물을 맞는 것이 감정에 압도당하는 것이라고 했을 때, 마인드풀한 상태에서는 폭포수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쏟아지는 폭포수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감정이나 생각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