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알게 모르게 바뀌어 가고 있다. 이른바 ‘언택트 라이프 스타일’에 익숙해지는 것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가정 인테리어 가구 관련 소비가 늘고, 집에서 쉽게 요리할 수 있는 밀키트, 간편 식품, 냉동식품 등의 소비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이에 더해 걱정스러운 생활양식의 변화도 있으니 다름 아닌 음주 습관의 변화다. 예전처럼 북적거리는 술집에 모여 왁자지껄하게 술을 마시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이른바 ‘혼술족’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단순히 홀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만이 아니다. ‘코로나 블루’라고 불리듯 장기화되는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혼술, 즉 알코올 소비로 이어지는 일이 흔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학협회(JAMA)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뒤로 알코올 사용량이 평균 14% 증가했다고 한다. 해당 연구에서는 30세~80세 사이의 성인 약 1500명을 대상으로 2019년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2020년 유행 이후 각각 한 달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알코올 섭취 행태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대부분 코로나19 유행 이후 알코올 사용량이 증가했으며, 특히 여성이 남성에 비해 유행병의 영향으로 인한 음주 증가가 더 두드러졌다. 단순히 알코올 소비량뿐만 아니라, 술로 인해 위험하거나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되는 경우, 또는 폭음하게 되는 경우 등에 대한 척도도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연구진은 “많은 사람들이 불안하고 우울할 때의 일반적인 대처 전략으로 음주를 선택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며, 이러한 음주 행태 변화 양상은 일부 알코올 의존장애 취약성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코로나19로 인해 증가한 폭음, 과음 등의 행태 때문에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알코올 의존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알코올은 잠시 스트레스를 잊게 해주고 불안감을 덜어줄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일시적인 효과일 뿐이며, 결과적으로 우울과 불안을 더욱 악화시키게 마련이라서 알코올 의존과 우울 악화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나친 ‘혼술’은 사회적 절제가 어렵고 음주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 과음으로 이어지기 쉬우며, 습관성 음주로 이어질 위험도 무척 크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각자의 공간 안에서 격리되어야 하는 스트레스 속에 살고 있다. 해결책과 치료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혼술’이 가장 적절한 방법은 결코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변해 버린 나의 일상 중 지나친 ‘혼술’에 익숙해진 것은 아닌지 경각심을 다져야 할 때다. 필요하다면 그것은 ‘술’이 아니라 전문적인 의료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일일 것이다.
Michael S. Pollard, Changes in Adult Alcohol Use and Consequence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in the US, JAMA Netw Open. 2020; 3(9): e2022942.
![]() |
* * *
정신의학신문 마인드허브에서 마음건강검사를 받아보세요.
(20만원 상당의 검사와 결과지 제공)
▶ 자세히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