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암연구소(IARC), 비만으로 인한 위험 암종 발표

사진 픽사베이

 

두툼한 뱃살과 턱을 매만지며 변명처럼 되뇌이는 소위 ‘살찌는 체질’에 대한 원망은 언제나 많은 과체중, 비만인들의 든든한 위안 아닌 위안이 되어주고 있다. 운동부족이나 식이조절 실패의 죄책감을 덜기 위한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변명이라고는 하지만, 먹고 싶은 대로 원 없이 먹으면서도 가느다란 허리에 V라인 얼굴을 자랑하는 친구들이나 tv 속의 연예인들을 보면 정말 ‘살찌는 체질’이라는 저주가 나에게 씌인건 아닌지 돌이켜보게 되기 마련이다. 심지어 제발 살찌고 싶어 고민이라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붙는다는 빼빼마른 사람들까지 심심찮게 보이니 말이다.

날씬한 몸매에 대한 동경 뿐 아니라 각종 성인병의 위험까지, 체중 조절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신체적 요구는 날이 가면 갈수록 현대인들을 압박해오고 있다. 그리고 이는 정신건강의학과 영역에서도 피해갈 수 없는 크나큰 고민거리 중 하나로 환자들과 의사들을 괴롭혀오고 있다.

‘항정신병 약제’로 분류되는 조현병이나 양극성 장애의 주된 치료제 중에서는 탁월한 효과와 적은 부작용을 가지고 있지만 장기간 복용할 경우 심각한 체중증가와 대사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약물들이 많다. 이러한 이유로 체중 증가 및 외모, 미용에 민감한 젊은 여성 환자들이나 성인병에 위험한 노인, 당뇨환자들 같은 경우에는 증상 호전에 무척 탁월한 약제들이 있음에도 어쩔 수 없이 다른 치료제로 눈길을 돌려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영역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비만으로 인한 각종 질병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위협적이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IARC)에서 발표한 자료에서는 비만과 관련된 암종, 체중 변화에 따른 암 발생 위험성, 재발 및 생존에 있어서 비만과 체중 감소의 영향에 대해 다뤘다.

비만과 관련된 암종에 대해서, 국제암연구소는 2002년 「비만과 신체활동에 대한 암예방 핸드북」을 통해 비만이 대장 및 직장암, 식도암, 신장암, 폐경 후 여성에서의 유방암, 그리고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 올해는 기존 내용에 추가하여 중년 인구 집단에서 비만으로 인해 위암, 간암, 담낭암, 췌장암, 난소암, 갑상선암, 수막종 및 다발성 골수종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했다.

또한 25세 이하의 소아, 청소년 및 초기 성년기의 비만은 성인기 암 발생 위험성을 증가시키며, 위험도 증가의 규모와 유형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위험성이 증가하는 암종은 성인기 비만 관련 암종들과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세계 성인 비만 인구는 약 6억 4천만명(‘14년 기준)으로 추계되며 이는 1975년 대비 6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소아청소년 비만 인구도 약 1억 1천만명(‘13년 기준)으로 1980년 이후 약 2배 정도 증가하는 등 비만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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