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ㅣ 황성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일러스트_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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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에서 우울증으로 힘들어하거나 치료를 받는 분들을 보신 적이 있나요? 혹은 우울증으로 상담소나 정신과 치료를 받을지 고민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우울감을 경험하거나 내가 우울증이 아닐까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우울증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혹은 주변 지인이나 관련 서적 등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셨을 텐데요.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관련 정보도 많아진 요즘은 예전에 비해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 치료에 관한 자료도 상대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보 중 어디까지가 믿을만한 것이고, 어떤 부분은 잘못된 것인지 혹은 신뢰하기 어려운 정보인지 구분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또, 치료가 도움이 되는 것은 알겠지만 혹시 부작용은 없을지, 정신과 진료나 치료로 인한 사회적 낙인을 겪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또, 내가 혹은 주변 사람이 경험하는 증상이 우울증에 해당하는 것인지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확신하지 못해서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이유로 우리는 우울증 치료를 미루면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것처럼 병을 키우고, 뒤늦게 치료에 임할 때가 많습니다.

 우울증의 치료법은 크게 약물치료정신치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약물은 우울증과 관련 있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을 조절하는 항우울제 약물의 처방과 복용을 위주로 진행됩니다. 우울증은 이런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하거나 불균형할 때 나타나기 때문에, 생물학적 기전에서의 접근으로서 약물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최소 수 주 또는 수개월 이상 복용할 필요가 있으며, 복용하는 약물의 종류와 복용량 및 기간은 전문의의 처방을 따르게 됩니다.

 많은 분이 약물로 인한 중독이나 부작용에 대한 염려, 약물 자체에 대한 거부감으로 약물 치료 없이 정신치료만 받기를 원하시기도 하는데요. 물론 약물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약물 종류에 따라 부작용 역시 상이할 수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는 메스꺼움, 구토, 설사, 떨림, 체중감소, 두통을 유발할 수 있으며, 대부분은 경미하거나 지속 복용 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편입니다. 도파민 재흡수 억제제나 세로토닌 조절제,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와 같은 새로운 항우울제 계열의 약물은 최초 복용 시 일시적으로 자살 위험이 증가하거나 갑작스러운 복용 중단 시 관련 증후군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환계 또는 삼환계 항우울제의 경우 어지러움, 체중증가, 기립성 저혈압, 구강건조, 변비, 흐릿한 시야 등 다른 항울제에 비해 부작용이 많이 나타나 현재는 잘 사용되지 않습니다. 멜라토닌성 항우울제는 다른 항우울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으며 불면증, 체중증가, 중독 또는 금단증상 등을 일으키지 않지만, 두통이나 메스꺼움,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약물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해서 환자는 의사와의 충분한 면담을 통해 치료 시작 전 충분히 인지할 필요가 있으며, 부작용이 나타날 때는 즉시 담당 의사에게 알리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그러나 부작용에 대한 지나친 염려로 약물 치료 자체를 피한다면 치료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포기하게 되는 것입니다. 약물치료에 대한 막연하고 과장된 두려움으로 우울증이 좋아질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약물 중독에 대한 염려와 관련해서는, 약물 자체로 중독이 나타난다기보다는 의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합니다. 또,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복용량 변화 또는 다른 약물로의 대체와 같은 방법을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는 방향으로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약물을 복용할 때는 정해진 시기와 기간, 복용량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물을 복용하면 비교적 단기간에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에 체감상 이제 우울증이 거의 다 나았다고 생각하여 환자 스스로 복용을 중단하거나 임의로 복용량을 줄이거나 건너뛰기도 합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복용 중단 또는 전문가와의 상의 없는 복용량 변화는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하거나 우울증 증상의 악화를 가져오고, 치료를 더 어렵게 하는 장애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단약 시기는 증상의 경과를 살펴보며 전문가 소견에 따를 필요가 있으며, 복용하는 약물의 양을 서서히 줄이는 방식으로 단약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정신치료의 경우 우울증과 관련 있는 심리적, 사회적 측면에 주로 초점을 맞춰 치료가 이뤄집니다. 정신과 전문의 또는 임상심리전문가, 상담심리전문가와의 면담, 상담을 통해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 심리적, 환경적 영역에 대한 탐색과 함께 내면의 갈등이나 현재의 스트레스를 다루고 이에 대처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신분석, 인지행동치료, 대인관계치료와 같이 다양한 이론적 접근을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환자가 경험하는 우울증의 원인 및 증상, 치료를 통해 기대하는 바와 치료자의 이론적 지향을 고려하여 결정하게 됩니다. 정신치료에서는 우울증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부정적이고 파국화된 사고를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보다 건강한 사고와 행동 방식으로 대체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치료 장면은 환자가 경험하는 외부세계의 축소판으로서 치료자와의 관계, 상담 과정에서의 역동에 대한 탐색을 통해 환자가 바라보는 자신과 세상, 타인에 대한 시선을 더 깊이 파악할 수 있도록 하며, 건강하고 건설적인 대처방식을 학습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개인이 경험하는 우울증의 양상이나 주요 발병 원인 등에 따라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중 우선순위나 치료에서의 비중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병행할 때 예후가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 치료 장면에서도 두 가지 접근을 함께 활용할 때가 많습니다.

 우울증 치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선입견으로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정신과 치료나 상담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우울증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을 주변에서 알게 된다면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계신 것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더 이상 감추거나 부끄럽게 여겨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몸이 아플 때 자연스럽게 병원에 가는 것처럼, 우울증 역시 전문가에 의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마음의 질환입니다. 그렇기에 우울증 치료에 대한 오해나 사회적 낙인이 줄어들고,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불필요한 심리적, 물리적 허들 없이 치료에 임할 수 있도록 우울증 치료에 관한 정확한 이해와 지지가 중요합니다.

 

당산한결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황성연 원장

황성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당산한결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한양대학교 의료원 인턴 수료
국립법무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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