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사 꼭 있다!
나는 직장에서 어떤 사람인가?
A의 상사는 항상 얼음같이 차가운 표정으로 일을 한다. 별명은 얼음공주다. 일 처리도 빈틈없고 칼 같이 정확하다. 일에 관한 것을 물어보면 깔끔하게 잘 설명해준다. 하지만 표정변화 없이 지극히 사무적인 말투로 사람들을 대한다. 인간적으로 다가가기는 너무 어렵다. 회식 자리에서도 일과 관계된 이야기 외에, 자신에 관한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는다. 무언가 벽을 쳐 놓은 듯 하다.
B의 상사는 너무 무섭고 권위적이다. 항상 찌푸린 얼굴로 일을 한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럭 소리부터 지른다. 별명은 샤우터다. 결정한 일에 이견이란 있을 수 없다. 하라면 해야하고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 감히 의논하고 무엇인가를 물어볼 엄두 조차 나지 않는다. 결재 서류를 가져갈 때면 꽉 막힌 벽이 목을 조여오는 기분이다.
어딜가나 이런 상사들은 꼭 있다! 다른 듯 비슷한 두 상사, 이들은 왜 이렇게 행동할까?
필자는 언제든 어디서든 항상 웃는 얼굴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하지만 필자 역시 인턴, 레지던트를 거치면서 힘든 시절에는 차가운 표정에 서릿발 같은 기운을 내뿜고 다녔다. 누구도 나를 귀찮게, 힘들게 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력 같은 것이었다. 필자가 그렇게 다닐때면, 후배든 간호사든 감히 접근을 하지 못했다. 심지어는 환자와 선배, 교수님 마저도 내가 해야할 일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였다.
외과를 전공하는 친구는 다른 방법을 쓰고 있었다. 인턴이 환자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소리부터 질렀다. 꼬투리를 잡아서 더욱 크게 소리를 질렀다. 이 친구를 겪어본 인턴들은 환자에 대해서 보고해야 할 것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 친구 얼굴만 보면 피했다. 덕분에 많은 일들이 나긋나긋한 성품을 지닌 다른 사람 차지가 되었다.
그렇다. 이들은 자신을 차가움과 무서움으로 무장하여 타인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위치하고자 한다. 거리를 둠으로써 상사의 지위에서 일종의 경외감을 얻고, 자신이 편하고자 하는 욕구, 누군가를 원하는대로 조종해서 자신이 좀 더 여유로워지겠다는 마음 깊은 곳의 욕구를 이런 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방법들은 무의식적으로 윗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한다. '요즘에는 조직이 개판이야. 기강이 너무 흐트러졌어. 나 때만해도 그러지 않았는데.' 표면적으로는 차가움과 무서움으로 위장된 상사 앞에서 부하들은 존경심을 가지고 수긍하고 받아들이며 열심히하는 '척'을 한다. 하지만 앞에서 뿐이다. 뒤에서는 불평과 수군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어떻게 부하 직원들의 존경과 자발적인 노력을 끌어낼 수 있을까? 어떻게 상사로서 대접받고 일을 편하게 할 수 있을까? 이는 차가움과 무서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상사로서의 따뜻함과 부하 직원들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더 나아가 부하 직원과 같은 위치에서 하나 되려는 마음에서, 자신이 부하 직원보다 앞서 행동하는 모습에서 부하 직원들의 자발적인 존경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직장에서 어떤 사람인가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