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장애의 인지행동치료

2025-10-24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ㅣ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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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은 때로는 삶의 기능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지행동치료(CBT)불안을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구입니다. CBT는 환자가 불안을 유발하는 생각과 행동 패턴을 관찰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조절해 환자 스스로 불안을 관리하도록 도와줍니다.

 CBT는 불안장애의 여러 유형에서 적용됩니다. 공황장애, 범불안장애, 사회불안장애, 특정 공포증 등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과도한 걱정과 신체적 긴장, 수면 문제, 근육 긴장,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한 25세 대학생은 발표를 앞두면 손이 떨리고 심장이 두근거려 집중이 어렵다고 호소했습니다. CBT를 통해 그는 이러한 신체 반응과 부정적 생각을 단계적으로 확인하고, 회피 대신 점진적 노출을 시도하며 불안이 감소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CBT의 인지 재구조화는 불안을 유발하는 왜곡된 사고를 찾아내고, 이를 현실적인 사고로 대체하도록 돕습니다. 행동 실험은 환자가 회피하던 상황을 점진적으로 경험하게 하고, 실제 결과가 예측과 다를 수 있음을 학습하도록 합니다. 공황장애 환자가 혼자 외출하기 어려워하면, 치료자는 처음에는 가까운 곳 방문부터 시작해 점차 사람 많은 장소로 단계적 노출을 넓혀가게 됩니다.

 2022년 JAMA Psychiatry 메타분석에 따르면, CBT 단독 치료를 받은 불안장애 환자는 812주 후 증상이 평균 50~60% 감소했으며, 치료 종료 후 6~12개월 추적에서도 재발률이 약물 단독 치료 대비 낮게 유지되었습니다. 특히 사회불안장애와 범불안장애에서 삶의 질 향상 효과가 두드러졌습니다.

 CBT는 약물치료와 병행할 때 시너지 효과를 보입니다. SSRIs나 SNRIs와 함께 CBT를 시행하면 치료 반응 속도가 빨라지고 장기 재발률이 약 30% 낮아집니다. 약물이 뇌의 신경생리적 회로를 안정시키는 동안 CBT는 인지적·행동적 패턴을 재조정해 불안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때문입니다.

 임상에서는 환자의 불안 수준과 생활 패턴에 맞춘 맞춤형 CBT가 필수적입니다. 초기에는 경미한 노출과 인지 재구조화를 통해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불안을 점진적으로 관리하도록 합니다. 치료를 지속하면서 환자는 불안 상황에 대한 내성을 키우고 회피 행동을 줄일 수 있습니다.

 CBT의 장점 중 하나는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약물치료와 달리 신체적 부작용이 없고 환자가 배운 방법을 일상생활에 적용해 장기적으로 불안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불안장애 증상 완화는 물론 환자가 스스로 대처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불안장애 환자는 장기적으로 자신의 불안을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됩니다. 

 

서울역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정희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