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성 성격장애 (Schizoid Personality Disorder)

2025-09-24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ㅣ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일러스트_freepik

 유난히 혼자 지내는 것을 좋아하고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변에서 왜 그렇게 혼자만 있는거냐, 사람을 사귀어보는 것이 어떠냐는 말을 종종 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혼자가 좋으며 누군가와 있는 것이 불편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외로움도 종종 느끼지 않으며,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요즘에는 더욱 사람들과의 관계에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러한 말들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는 하나 그 정도가 심해지게 되면 분열성 성격장애(Schizoid Personality Disorder)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만의 생각과 세계에 몰입하며, 남들과 친해지고 싶어 하지 않고 공감 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보통 방에서도 잘 나오려고 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에서만 살고 있는 히키코모리 같은 경우가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항상 혼자 고립된 생활을 하며, 사회활동이나 사회적 유대관계가 없기 때문에 친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친구가 거의 없고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가족관계 또한 원활하지 못해 그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지 않습니다. 또한 정서적으로 매우 냉담한 모습을 보이며, 감정적으로 활기가 없고, 무심하고, 무미건조한 상태를 보이며 감정표현이 서툴고 상황에 대한 반응 역시 거의 없습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회피함으로써 대처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성격장애를 가지게 만드는 원인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으며, 가정 및 사회, 문화적 환경에 의해 발달될 수 있습니다. 보통 어린시절 양육자인 부모에게 거부를 당한 경험을 지속적으로 받는 경우 자신의 존재에 대해 심각한 수준의 불안을 느끼게 되고, 이로 인해 모든 관계의 중심인 자신에 대한 위협을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어린시절 반복된 학대나 애정 결핍을 경험한 경우에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외에 부모의 이혼이나 별거, 정신장애, 부재, 부부싸움, 경제적 빈곤, 폭력, 학대, 무관심, 과잉 보호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합니다.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의 감정 표현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된다면 사회생활을 수행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덜 느끼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주변의 가족과 같은 사람들이 함께 노력을 하며 변화에 대해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 효과적인 치료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보통 성격장애를 가지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 유년시절 양육자인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양육자에 대한 비난을 하고 원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모습을 가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감정적 반응으로 볼 수 있지만,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는 것에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주 양육자였던 존재에 대한 비난만 하기 보다는 성인이 된 지금 주 양육자와 같이 위로와 지지를 해주고 애정을 보여줄 새로운 존재를 만나 새로운 애착관계를 형성하여 지금의 성격을 개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애착관계를 형성할 존재는 주변의 친구가 될 수도, 동료가 될 수도,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스스로가 될 수도 있으니 일련의 노력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모습을 통해 나만의 미래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역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정희주 원장

 

[참고문헌]

김상효. (2021). [가슴 아픈 사건]: 더피의 정신분열성 성격장애. 제임스조이스 저널, 27(2), 211-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