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 외로움과 정신질환의 연관성

2025-09-21     안성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ㅣ 안성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freepik

 우리는 누구나 때때로 외로움을 느낍니다. 그런데 이 감정이 장기간 지속되면 만성적 외로움으로 이어지고 다양한 정신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될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장기간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외로움이 만성적으로 되면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장애, 심지어 자살 위험까지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합니다.

 만성적 외로움은 개인이 사회적 관계에서 지속적으로 소외감을 느끼거나, 친밀감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할 때 생깁니다. 혼자 있는 시간의 양과는 다른 것으로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서적 유대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나타납니다.

 한 30대 직장인 환자분으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외형적으로는 활발해 보이지만, 마음속에서는 이해받지 못한다는 감정을 지속적으로 느끼며 불안을 호소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점차 우울감과 자기존중감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신체적·정서적 반응은 외로움과 정신건강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만성적 외로움을 겪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고 면역 기능이 약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신체적 피로감이 쌓이면서 불안과 우울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외로움이 장기간 지속되면 뇌의 정서 처리 회로가 과민화되어 작은 자극에도 과도하게 불안을 느끼거나 부정적 사고가 반복되기 쉽습니다.

 인지적 측면에서는 만성적 외로움이 자기 비난적 사고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가치 없거나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한다고 느끼는 생각이 반복되면, 우울감이 심화되고 사회적 회피가 심해집니다.

 실제 임상 사례에서, 한 40대 여성은 사회적 모임에 참여할 때마다 불안과 긴장을 느끼며 점점 모임을 피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패턴은 외로움과 우울증 사이의 악순환을 형성합니다. 이런 경우 초기 단계에서 개입하지 않으면 장기적인 정신적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만성적 외로움과 정신질환의 연관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연결망과 정서적 유대의 질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사람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길다고 해서 외로움이 해소되지는 않습니다. 의미 있는 상호작용과 정서적 지지를 경험해야 합니다. 2023년 Nature Human Behaviour 연구에서는, 정서적 지지가 부족한 만성적 외로움 경험이 우울증과 불안 증가와 유의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결과가 확인되었습니다.

 외로움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려면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거나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 현재의 인간관계에서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규칙적인 생활과 신체 활동과 같은 자기 돌봄 활동은 정서적 안정과 외로움 완화에 도움을 줍니다. 임상에서는 이러한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인지행동적 접근, 사회기술 훈련, 심리치료를 병행하며 외로움과 관련된 부정적 사고와 행동 패턴을 조절하도록 합니다.

 가족, 친구, 동료와도 지속적 소통을 해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서로의 정서적 경험을 존중하는 과정은 외로움의 심리적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정서적 지지 네트워크가 탄탄한 사람들은 외로움을 경험하더라도 우울증과 불안 발병률이 낮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외로움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 속에서도 안전하고 의미 있는 연결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외로움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에서 보다 깊은 만족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삼성공감 정신건강의학과 강남점 ㅣ 안성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