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대화 - 효율적인 행동과 사고를 위한 혼잣말

2025-08-06     황인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ㅣ 황인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freepik

 여러분은 자신이 어떤 혼잣말을 자주 하는지 인식하고 계시나요? 혼잣말은 자기조절(self-regulation)인지적 지원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합니다. 혼잣말이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여러 자극과 과제에 직면했을 때 주로 혼잣말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효율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위해 사고의 명료성과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인 것이지요. 혼잣말은 우리가 효율적인 생각과 행동의 과정을 돕기 위해 사용하는 내적 대화(inner speech)로, 자신이 현재 해야 할 일이나 목표를 분명히 하거나, 특정 과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합니다.

 러시아 출신의 인지과학자 비고츠키(Lev Vygotsky)는 혼잣말을 사고와 언어가 통합되는 단계로 보았습니다. 그는 책 ‘생각과 언어(Thought and Language)’를 통해 인간의 언어 발달과 사고 과정의 관계를 설명했습니다. 내적 대화가 자기조절과 인지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비고츠키는 혼잣말이 어린 시절에는 외부적으로 표현되다가 점차 내면화되며, 문제 해결과 자기 통제에 중요한 도구로 작용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처음에는 외부로 소리를 내는 혼잣말이 어린이의 자기조절 능력을 키우고, 점차 내면의 목소리로 변화하면서 내적 사고를 지원하는 구조가 된다는 것입니다.

 혼잣말은 특히 감정 조절이 필요한 상황에서 개인이 스스로에게 안정감을 제공하는 중요한 도구로 작용합니다. 그리고 어려운 과제나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자기조절 기능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어려운 문제를 풀면서 "여기서 한 번 더 생각해 보자"라고 혼잣말을 하면 이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도전적인 과제를 견뎌낼 수 있는 자기 동기부여와 연결됩니다.

 비고츠키의 제자 중 한 명인 알렉산더 루리아(Alexander Luria)는 혼잣말이 인간의 행동과 자기 통제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연구했습니다. 특히 전두엽 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혼잣말이 자기조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으며, 전두엽의 역할을 심화시켜 설명했습니다.

 혼잣말이 뇌의 전두엽(prefrontal cortex)을 활성화하여 문제 해결 및 목표 지향적인 사고를 촉진합니다. 이는 단순한 독백을 넘어 우리의 뇌가 더 체계적으로 사고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메커니즘으로 작용하는 것이죠.

인지행동치료에서의 혼잣말

 오늘 날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심리치료 기법인 인지행동치료(CBT)에서는 생각과 감정, 행동 간의 연결을 조절하고 부정적 사고 패턴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고유한 혼잣말을 반복적으로 한다고 설명합니다.

 혼잣말은 우리가 어떤 상황을 해석하는 방식을 드러내며, 이는 우리의 정서와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CBT는 특히 혼잣말을 통해 드러나는 부정적 자동사고를 확인하고 이를 긍정적이고 현실적인 생각으로 교정하는 데 주력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이 일을 할 수 없을 거야"라는 혼잣말이 지속되면 무력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CBT에서는 이 생각을 인식하고, 스스로에게 "이 일이 어렵긴 하지만, 다른 비슷한 일을 해냈던 경험도 있어"라고 혼잣말을 변경하는 훈련을 합니다. 이를 통해 비합리적이고 비현실적인 인지 왜곡을 수정함으로써 자기효능감과 긍정적인 감정 상태를 높이는 것이지요.

 인지행동치료의 관점에서 혼잣말은 특히 부정적 사고의 인식과 교정에 중요한 도구로 작용합니다. 혼잣말을 통해 드러나는 자동적 사고 패턴은 우리가 스스로에게 보내는 메시지의 핵심이 되며, 이러한 메시지가 장기적으로 우리의 자존감과 감정적 안정을 결정짓기도 합니다. 스스로에게 보내는 메시지의 긍정적 변화는 정서적 회복을 촉진하며, 이러한 사고 패턴이 습관화될 때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력 또한 강화됩니다.

효율적인 생각과 행동에 혼잣말을 활용하는 방법

 혼잣말을 심리적 건강과 자기조절에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요,

먼저, 목표 지향적 혼잣말 : 특정 목표를 세우고 이를 성취하기 위한 계획을 스스로에게 말로 설명하는 과정은 목표 달성을 위한 자기 동기부여에 도움이 됩니다. "이 일을 마치고 나면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거야"와 같은 목표 지향적 혼잣말은 특히 긴장감을 줄이고 동기부여를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둘째, 감정 조절을 위해 혼잣말 : 불안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괜찮아, 이건 내가 해낼 수 있어"와 같은 자기 안심 혼잣말은 감정 조절 능력을 높여줍니다. 이러한 혼잣말은 상황을 객관화하고 지나친 불안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줍니다.

셋째, 부정적 사고 교정을 위한 혼잣말 : 인지행동치료의 원칙을 바탕으로 "내가 못하는 게 아니라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뿐이야"와 같은 현실적이고 긍정적인 혼잣말을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는 부정적인 자동사고를 인지하고 이를 긍정적 방향으로 바꿀 수 있게 돕습니다.

 이처럼 혼잣말은 단순한 독백을 넘어서 우리의 인지 과정과 정서적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심리적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는 마치 우리의 내부 '상담자'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지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혼잣말을 활용하고 계신가요? 혼잣말을 통해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비판적이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교정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건강한 혼잣말을 통해 더 건강하고 안정적인 삶을 이끌어 가길 응원합니다.

 

여의도힐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황인환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