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기피증] 치료받으면 나아질까요?
정신의학신문 ㅣ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대인기피증으로 정신과를 방문하시는 환자분들은 ‘과연 이 증상이 치료를 통해 나아질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고 치료를 시작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저는 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되고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될 수 있지만, 약만 먹으면 열내리듯 증상이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과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대인기피증은 단순히 사람들을 피하는 것을 넘어,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로 인해 사회생활, 학업, 직장생활 등 일상 전반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처럼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에게 치료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치료가 이루어지며, 어떻게 나아질 수 있는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대인기피증 치료의 핵심은 크게 약물 치료와 심리 치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는 주로 불안을 완화하고 기분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특정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등이 사용될 수 있으며, 이러한 약물들은 뇌의 신경전달물질 균형을 조절하여 증상 개선에 기여합니다. 물론 약물 복용 시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약물과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작용에 대한 걱정으로 치료를 망설이기보다는, 전문의와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적절한 대처 방안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심리 치료, 특히 인지행동치료는 대인기피증 치료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지행동치료는 대인기피증을 유발하는 비합리적인 생각과 행동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긍정적이고 현실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 거야'라는 자동적인 부정적 사고를 '모든 사람이 나를 싫어하지는 않아'와 같이 현실적으로 바꾸는 연습을 합니다.
또한, 두려워하는 사회적 상황에 점진적으로 노출되는 '노출 치료'를 통해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합니다. 이러한 치료 과정을 통해 환자분들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두려움을 관리하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게 됩니다.
치료를 통해 대인기피증이 나아지는 과정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비교적 빠르게 호전되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꾸준함과 인내심을 가지고 치료에 임하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치료를 시작하
면 처음에는 다소 불편하고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치료에 임한다면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정신과에서 받는 도움 외에도 스스로 할 수 있는 노력도 있습니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 충분한 수면, 건강한 식단 유지, 그리고 적절한 운동은 전반적인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동시에 치료 효과 또한 높일 수 있습니다.
서울역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정희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