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약물 복용 후 운전, 위험한가요?

2025-07-17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ㅣ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freepik

 최근 유명 방송인이 공황장애 약을 복용한 후 운전을 하다 경찰 단속에 걸린 일이 있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많은 분들이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운전을 해도 괜찮은지 궁금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정신과 약물 복용 후 운전은 약물의 종류와 용량, 개인의 상태에 따라 위험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무조건 '위험하다'고 단정 짓거나 '괜찮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복용하는 정신과 약물이 운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운전을 할 때 필요한 능력은 아주 많습니다. 집중력, 판단력, 반사 신경, 그리고 주변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능력 등 여러 가지 인지 기능이 동시에 작동해야 합니다. 그런데 일부 정신과 약물은 이러한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면제나 항불안제 같은 약물은 졸음을 유발하거나 주의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또한, 어지럼증이나 시야 흐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물도 있어서 운전 시 위험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항우울제나 기분 안정제 중에도 초기에 졸음이나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약물 복용을 시작한 초기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물론 모든 정신과 약물이 운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적절한 정신과 약물 치료를 통해 정신 건강 상태가 호전되어야 운전을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불안 증상이나 우울감이 심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은 오히려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이 안정되고 집중력이 향상되면 오히려 운전 능력이 개선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본인의 상태가 충분히 안정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그렇다면 정신과 약물 복용 후 안전하게 운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하게는 본인이 복용하는 정신과 약물의 종류와 용량, 그리고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해 담당 전문의에게 자세히 문의하고 운전 시 주의해야 할 점들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새로운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기 시작했거나 용량을 조절했을 때는 몸이 약물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시기에는 졸음, 어지럼증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운전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본인의 몸이 약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충분히 지켜본 후 운전을 해도 괜찮은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약물을 복용하면서 졸음, 어지럼증, 집중력 저하, 시야 흐림 등 운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즉시 운전을 중단하고 안전한 곳에 정차해야 하며, 이러한 부작용이 지속된다면 담당 전문의와 상담하여 약물 조절을 논의해야 합니다.

 정신과 약물과 술을 함께 섭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므로 절대 금해야 합니다. 술은 약물의 부작용을 증폭시켜 졸음이나 판단력 저하를 더욱 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종류의 약물을 함께 복용할 경우 상호작용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합니다.

 약물 복용 여부와 관계없이 피로하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운전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정신과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더욱 자신의 컨디션을 면밀히 살피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다고 느껴지면 운전을 삼가야 합니다.

 결국 정신과 약물 복용 후 운전은 개인의 책임감 있는 판단과 전문의의 조언이 결합될 때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운전 금지보다는 약물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스스로의 상태에 대한 세심한 관찰이 중요합니다.

 

사당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최강록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