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약 먹으면 나아질까요

2025-06-16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ㅣ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일러스트_freepik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분들이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예상치 못한 순간 갑자기 덮쳐오는 극심한 불안과 신체 증상으로 고통받는 공황장애 환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숨이 막히고, 심장이 터질 듯 뛰며, 곧 죽을 것 같은 공포에 사로잡히는 이 공황발작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고통스러운 경험입니다.

 공황장애로 진단받은 환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은 바로 "약을 먹으면 정말 나아질까요?"일 것입니다. 공황장애 약물치료는 증상 완화에 매우 효과적이며, 많은 환자분들이 약물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의 평온을 되찾고 있습니다.

공황장애, 뇌의 오작동에서 시작되는 질환

 공황장애는 단순히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질환이 아닙니다. 우리 뇌에는 불안과 공포를 조절하는 다양한 신경전달물질과 회로가 존재합니다. 공황장애 환자의 경우, 이러한 뇌의 불안 조절 시스템에 일시적인 불균형이나 과민 반응이 나타나면서 공황발작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 특정 약물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뇌의 불안 경보 시스템이 오작동을 일으키는 것이죠.

 

약물치료, 공황장애 극복의 핵심 열쇠

 공황장애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항우울제(주로 SSRI 계열 약물)입니다. 이름 때문에 '우울증 약'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이 약물들은 뇌 내의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조절하여 불안을 감소시키고 공황발작의 빈도와 강도를 효과적으로 줄여줍니다. 장기적으로 복용하며 공황장애의 근본적인 원인을 다스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2~4주 정도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꾸준한 복용이 중요합니다.

 둘째, 항불안제(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입니다. 이 약물은 공황발작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불안을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탁월합니다. 즉각적인 증상 조절에 유용하지만, 의존성이나 내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단기간, 혹은 필요시 복용해야 합니다.

이처럼 약물치료는 공황장애로 인한 고통스러운 증상을 효과적으로 경감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많은 환자분들이 더 이상 공황발작에 대한 두려움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합니다.

 

약물치료에 대한 오해와 진실

 "약을 먹으면 평생 약에 의존해야 하는 건 아닐까?", "부작용이 너무 심하면 어떡하지?"와 같은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오해로 인해 치료를 주저하는 것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공황장애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약물 처방입니다. 환자 개개인의 증상 양상, 기저 질환, 다른 약물 복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약물과 용량을 결정하고, 약물 복용 중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공황장애 약물은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일정 기간 유지 치료를 통해 재발을 방지합니다. 이후 증상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전문의의 판단하에 점진적으로 약물을 감량하거나 중단할 수 있습니다. 즉,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치료 과정을 통해 스스로 불안을 다스리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와 병행해야 할 것들

 약물치료는 공황장애 극복의 중요한 축이지만, 유일한 방법은 아닙니다. 인지행동치료와 같은 정신치료를 병행할 경우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인지행동치료는 공황발작을 유발하는 잘못된 생각이나 신체 감각에 대한 오해를 교정하고, 불안에 대처하는 새로운 행동 방식을 습득하도록 돕습니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건강한 식습관, 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 습관의 개선도 공황장애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카페인이나 알코올 섭취는 공황발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공황장애는 약물치료를 포함한 적절한 전문 치료를 통해 충분히 나아질 수 있는 질환입니다. 적극적인 치료 의지와 노력이 있다면 건강한 삶을 되찾으실 수 있습니다.

 

서울역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정희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