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와 면접마다 너무 떨리는데 정신과에 가야할까요?
정신의학신문 ㅣ 박진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대 여성 A씨는 몇 년 전 유행을 했던. 사회초년생 젊은 여성의 떨리는 목소리를 흉내내는 코미디 프로그램의 동영상을 보면 아직도 웃지 못한다. 학창시절부터 다른 사람들 앞에만 서면 얼굴이 빨개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목소리가 떨렸던 기억이 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 발표를 하다가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한 후부터 지속해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 성인이 되어도 대학교 발표나 입사 면접에서 어려움이 지속되자 고민이 깊다.
(위 사례는 실제 환자/보호자의 사례가 아닌 가상의 예시입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집중되거나 나서야 하는 상황에 긴장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당황하거나 가슴 두근거림을 겪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며 이것 자체를 문제가 있거나 병이 있다고 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심하여 다른 사람과의 교류나 학교, 직장 생활 등에서 심한 어려움을 겪는 다면 ‘사회공포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사회공포증’, ‘사회불안장애’는 당혹감을 줄 수 있는 특정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 상황을 피하려 하고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불안감이 심해 공포 반응까지도 느끼게 합니다. 얼굴이 빨개지는 것, 발표하거나 낭독하는 것, 타인의 시선에 대한 불안감, 다른 사람 앞에서 글을 쓰거나 어떠한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이 근처에 있으면 소변을 보지 못하기도 합니다. 누구나 비슷한 긴장을 느낄 수 있지만 이러한 불안감이 심하고 지속되어 일상생활과 관계 형성에 어려움이 있다면 치료를 필요로 합니다.
사회공포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혈연 중 사회공포증이 있는 경우 위험성이 3배정도 증가하기 때문에 유전성이 있다고 봅니다. 또한 성장과정 중 특정 상황에서 비웃음이나 놀림을 당한 경험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고 불안감을 자극하는 양육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사회공포증의 증상을 ‘소심한 성격’이라고만 생각해 치료 받지 않은 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흔합니다. 하지만 연구결과 사회공포증이 뇌신경전달물질 중 아드레날린과 도파민 계열의 이상이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어 ‘생물학적인 질환’이며 치료에 효과가 양호합니다. 즉 이로 인해 대인관계가 어렵고, 학교나 직장에서 필요한 활동을 하지 못해 성적저하나 취직에 문제를 겪고 있다면 치료를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보통 발달시기의 어린 나이에 증상이 시작하여 성장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이 과정에서 우울증이나 약물남용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인 고려를 해야합니다.
약물치료는 SSRI라고 하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항불안제가 널리 쓰이고, 일반적인 사회적 상황에는 어려움이 없고 발표 등의 특정 상황에만 심한 불안감을 느낀다면 해당 활동 직전에만 베타수용체 차단제를 복용하는 방법도 사용됩니다. 타인의 시선에 불안감을 느끼게 만드는 과거의 사건이 있다면 이에 대한 분석적 접근이나,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 (EMDR) 등의 치료법이 필요합니다. 잘못된 인지를 교정하고 비슷한 상황에 노출시켜 적응을 시키는 인지행동치료적 접근 또한 효과가 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자기 PR과 브랜딩은 필수입니다. 사회적인 상황이나 발표 등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는 자기어필을 방해합니다. 이로 인해 내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 관계를 맺는데 실패하거나, 능력보다 저평가를 받는 것만큼 억울한 일이 있을까요. 불안감으로 인한 힘든 상황을 성격 탓으로만 돌려 자신을 비난하기 보단 답답함을 이해해주는 치료자와 함께 이를 해결하려는 결단이 도움이 됩니다.
송파마음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박진완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