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장애는 치료가 시급한 정신과 질환입니다
정신의학신문 ㅣ 최준배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우리나라의 식이장애 현황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2013년 거식증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1,905명, 신경성 폭식증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1,597명이었습니다. 이를 감안해도 거식증으로 수백 명, 폭식증으로 수천 명 수준의 환자가 매년 치료받고 있고, 치료의 영역에 들어오지 않은 환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 분명합니다.
폭식증은 식욕이 넘치고, 거식증은 식욕이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꼭 그렇지 않습니다. 폭식증처럼 거식증 환자들은 절대 식욕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식욕은 있지만 먹고 싶어 하지 않고, 지나치게 말랐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뚱뚱하다고 굳게 믿습니다. 마치 왜곡된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는 것처럼 자신의 신체 이미지가 왜곡되어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음식을 먹는 것은 싫어하나, 음식에 대해 하루 종일 생각하고, 자신의 체중 변화에 대해 과도한 관심을 가지며 칼로리와 운동량 등에 박학다식합니다. 결국, 너무 많이 먹거나, 먹는 것을 거부하는 이 모든 이상 식사 행동을 비만클리닉을 찾는 환자분들이 종종 보고하기도 하는데, 이는 정신질환에 속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가족 중에 이상 식사 행동을 보이는 경우 방치하지 말고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식이장애는 정신과적 응급
식이장애에 해당되는 거식증이나 폭식증은 동반되는 신체 질환이 있기 때문에 정신과적 응급으로 불립니다.
폭식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경우, 거식증에 비하여 완치될 확률이 높은 편입니다. 약 3분의 1 정도가 치료를 받은 이후에도 계속 폭식증 증상을 겪을 수 있으며, 약 절반 정도는 완전히 회복된다고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나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시간이 경과하여도 나아질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구토를 자주 하는 경우, 토사물에 의해 치아의 손상, 충치가 생기기 쉬우며, 전해질 이상이나 탈수뿐 아니라, 드문 경우, 저칼륨혈증에 의한 심정지의 위험도 있습니다. 위액의 역류로 인해 식도염이나 침샘 비대증이 동반되어 얼굴이 쉽게 붓거나 이하선 염증이 동반되어 귀 밑이 불룩해지기도 합니다. 폭식은 비만 등 신체적인 문제뿐 아니라, 반복되는 다이어트 실패 등 심리적인 스트레스와도 아주 관련이 깊습니다. 더 나아가 가족과의 갈등, 소외감, 대인기피가 나타나고 학교나 직장에서 능률이 떨어지며, 자해나 자살 충동, 쇼핑 중독과 같은 충동 조절의 문제가 심각합니다.
삼성양재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최준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