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1~3편

2025-04-22     최명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ㅣ 최명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일러스트_freepik

#1

ADHD의 진단

 ADHD는 소아정신과에서 가장 흔히 진단 내리게 되는 문제입니다. ADHD는 가장 대표적인 ‘기능성 뇌기능장애’로 뇌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뇌 발달이 또래에 비해 늦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미 4~5세 때 ADHD 아동의 뇌는 일반 아동과 차이를 보입니다. 하지만 ADHD는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병입니다. ADHD를 앓고 있으면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약속을 자주 어기는 행동을 보여 일상에서 불편함을 겪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언젠가는 자라서 뇌가 성숙해지지만 자라는 동안에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들. 예를 들면 지능이 떨어지지 않는데도 공부를 따라가지 못한다거나,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못해 자주 실수하거나, 충동적으로 생각하고 함부로 말하는 버릇 때문에 엉뚱하게 보이거나 하는 문제들 때문에 치료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부모나 선생님으로부터 끊임없이 지적과 야단을 받기 때문에 성격이 비뚤어지기 쉽고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 ADHD 아이들의 세 가지 특징인 집중력 저하와 과잉행동, 충동성을 치료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ADHD 경우에는 전형적인 특징과 패턴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학병원에서는 종합 심리검사를 실시합니다. 때에 따라 추가적으로 집중력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종합적으로 살펴본 상담을 통해 진단을 내리고 처방합니다. 개인병원의 경우에는 임상적으로 생활에 불편한 것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면담을 통해 살펴봅니다.

 성인이 되어 ADHD를 의심한다면 어린 시절에 과잉행동, 충동성, 집중력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개 주변에 의존하면서 성장하기 때문에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혼자 일상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뒤늦게 증상을 자각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정신의학과에 내원해서 검사를 실시하는 것을 권합니다.

ADHD로 의심되는 증상

 아주 어릴 때부터 말썽쟁이, 장난꾸러기 또는 호기심 많은 아이로 보입니다. 그리고 자라면서 점점 반항기가 있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아이들은 충동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쉽게 저지르기도 합니다. 부모 입장에서 내 아이가 혹시 ADHD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학교에 입학하면 수업시간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꼼지락거리고 다른 친구에게 장난을 치는 모습으로 선생님 눈에 띄게 됩니다. 과제물을 빠트리거나 물건을 잘 잊어버리는 등 사소한 실수를 반복해서 학교에서나 집에서 자주 지적을 당하곤 합니다. 수영을 할 줄 모르면서 불쑥 수영장에 뛰어들기도 하고 수업시간에 갑자기 고함을 지르는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또 선생님으로부터 학습장애가 의심된다고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산만하고 집중을 하지 못해 선생님이 보기에 지능이 떨어지거나, 학습장애가 있거나, 반항적인 아이로 보인다고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 아이들도 병원에서 ADHD로 진단받게 되는 경우가 많은 아이들입니다. 어린 시절 ADHD로 진단받고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경우에는 반항장애를 가지게 되거나 비행청소년으로 자라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2

성인의 ADHD 진단

 최근에는 성인 ADHD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ADHD 청소년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비행을 일으키거나 학교를 중퇴하거나 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공부뿐 아니라 십 대 임신이나 약물남용, 이탈행동 등 반사회적인 행동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모든 일에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쉽게 좌절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도 불안하고 의욕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면 항상 정신이 없고 말을 함부로 하며 약속 시간에 늦고 직장을 자주 옮겨 다니는 성인 ADHD의 특징을 나타내게 됩니다. 성인이 되어 자신의 문제가 ADHD 때문에 생긴 것이란 자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약물치료는 성인에게도 집중력이 높아지고 문제 행동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사회생활이 나아지고 인간관계도 좋아지고 자존감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ADHD의 원인

 고혈압이나 당뇨가 심리적인 원인으로 발생하지 않듯이 ADHD는 심리적인 원인으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ADHD는 뇌에서 발생한 뇌기능 장애입니다. 심리적인 문제는 오히려 ADHD 문제 행동의 결과로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아이가 선천적으로 집중에 취약하고 과잉행동,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상태로 태어난다고 보아야 합니다. 집중력 저하와 과잉행동, 충동성은 ADHD 아이들의 3가지 특징입니다. ADHD는 남자 아이에게 압도적으로 많아 여자아이들에 비해 4-9배 정도 많이 나타납니다. 산만한 행동 문제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뇌 발달에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대해야 합니다. 아이의 어떤 문제도 부모가 잘못해서 생기는 것은 아니고, 또한 아이도 자신의 문제 때문에 힘들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ADHD, 조기 치료의 중요성

 모든 치료에서 조기 치료가 중요하듯이 ADHD도 조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실제 임상 현상에서는 ADHD 단독 문제가 있어 소아정신과에 내원하는 경우보다는 ADHD와 동반된 학습 부진, 정서 문제, 언어 문제가 있거나 아이 행동 문제가 심각하여 부모가 손을 쓰지 못할 경우를 접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이유는 장기간의 약물치료에 대한 거부감과 아이 심리치료에 대한 인식 부족, 가족들의 정신과 치료 반대로 인한 것이며 이로 인해서 좋은 치료 효과를 놓치게 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이 있게 됩니다. 이러한 것은 ADHD 조기 치료 필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한 것이므로 ADHD 조기 치료 필요성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합니다. ADHD 어린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아이들의 낮은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활동을 권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아이들은 학교나 가정에서 수년간 야단맞고 잘못을 지적받으며 자라기 때문에 자존감이 심하게 떨어져 있습니다. 또한 실패를 반복해온 탓에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3

ADHD, 조기 치료 해야 하는 이유

자율성 획득

 자율성(autonomy)은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옷을 입고 식사를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하교 후 본인 숙제와 공부를 스스로 챙기는 나태하고 싶은 본능과 반대하는 자아(ego)의 기능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기능은 아이가 태어나서 자라면서 조금씩 습득하여 초등학교 입학 후 학교생활을 해나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자율성은 학교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발달하면서 후에는 스스로 본인이 해야 할 일들을 스스로 계획, 점검, 실행 및 평가하는 능력으로 발달하게 됩니다.

 그러나 ADHD 아동들은 증상으로 인한 인내력 부족으로 인해서 자율성(autonomy)이 부족합니다. 스스로 준비물을 챙기지 못하고 옷을 입지 않으려고 하며 자신이 해야 할 일보다 노는 것에만 치중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이 지속된다면 청소년이 되어서도 정리 정돈을 하지 못하고, 계획을 세우지 못하며, 본인 생활을 부모 도움 없이 해나갈 수가 없게 됩니다. 이러한 자율성은 청소년기에 약물치료를 하더라도 습득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또래 관계

 아이들은 학교에 입학하면서 발달 과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친구 관계입니다. 친구 관계를 통해서 친밀감 경험 및 경쟁을 통해서 성장 발달하며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이러한 관계 시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은 학교 입학 후에 시작됩니다. 이러한 또래 관계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보다 복잡해지면서 다른 친구들을 통해서 자신이 평가되면서 나름대로 서열이 정해지게 됩니다.

 ADHD 아동들은 같은 또래 관계에서 의견 충돌이 많고 싸움이 많기 때문에 친구들 서열 관계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이러한 관계가 지속되면 성장하면서 보다 복잡해지는 서열 관계 및 평가 사이에서 계속 밀려나게 되며 이러한 관계에서 뛰어난 자신의 능력까지 무시를 당하거나 평가절하됩니다. 이러다 보면 왕따가 되기 쉽고, 같은 나이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되어 인터넷 중독이나 같은 문제가 있는 ADHD 아동들이 모여서 비행 행동을 일삼게 됩니다. 따라서 또래 관계에서 문제점이 심화되기 전 같은 또래들과 원활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이들 관계가 보다 복잡하고 다양하게 발전하기 전 치료하여 이러한 관계에서 원활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업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 내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양이 많아지게 됩니다. 또한 같은 시간에 따른 습득하게 되는 학습 양과 질에서 차이가 생기게 되는데 이는 어려서부터 학습되면서 이런 학습이 반복되면서 내용이 심화되면서 보다 고차원적인 사고와 심사숙고하는 내용이 많아지면서 처리해야 하는 정보량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ADHD 아동들은 증상으로 인해서 학업에서 낙오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학업 문제가 경미하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에 학업 성적이 많이 떨어져 있지만 이를 빨리 개선한다면 문제가 달라질 것입니다.

정체성 확립

 ADHD 아동들은 증상 특징으로 인해서 부모, 학교와 친구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됩니다. 부정적인 평가는 비난, 질책, 처벌을 포함하게 되는데 이런 평가가 지속될수록 아이는 자신감 결여와 소극적인 자세를 가지게 되며 이로 인해서 불안정해지면서 쉽게 불안하게 됩니다. 이러다 보니 쉽게 자극받아 분노가 폭발하게 되어 주변으로부터 질책은 더욱더 심화되고 이러한 관계가 되풀이되면서 자아 정체성에 대해서 손상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것들은 성장하면서 ADHD 아동들에게 보다 악영향을 미치게 되어 ADHD 아동들이 대부분 청소년이 되었을 때 우울증과 같은 기분장애를 동반하게 되며 후에는 자신을 발전하는 데 중요한 동기를 상실하고 자아 정체성이 손상되면서 건강한 어른이 되는 것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DHD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치료입니다. 조기치료라 함은 유치원 시절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를 포함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이가 ADHD가 의심된다면 빨리 소아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건대하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최명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