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건강을 위한 소셜미디어 단식
정신의학신문 ㅣ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스레드, X, 유튜브 등 요즘에는 소셜미디어 종류도 참 다양합니다. 그러다 보니 적어도 한두 개 이상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소셜미디어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시나요? 아마 하루에도 몇 번씩 수시로 확인하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심심해서, 다른 사람들의 소식이 궁금해서, 새로운 소식이나 정보를 얻으려고 등 다양한 이유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합니다.
소셜미디어는 멀리 떨어진 지역이나 해외에 사는 지인들과의 연결을 도와주고 쉽게 일상을 공유하게 해준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또, 관심사나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과 정보를 교환하거나 교류하면서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어떤 분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작된 인연을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장하면서 관계의 지평을 넓혀가기도 합니다. 또,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문가로부터 다양한 분야의 전문지식이나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참 좋습니다.
그런데 이런 긍정적 측면만큼이나 소셜미디어에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에 지나치게 몰두하여 과도하게 시간을 사용하게 되거나 진위가 불분명한 정보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특정한 견해나 입장에 편중될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사회적으로도 좋지 않은 소식들이 들려오면서 많은 분이 실시간으로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시는 경우가 많을 텐데요. 발 빠르게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한 소식을 듣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연이은 부정적 소식들로 인해 심리적 피로감이나 우울감을 느끼기도 쉬운 것이 사실인데요. 만약 지나친 소셜미디어 사용으로 인해 우울감이나 불안, 무기력감을 느끼신다면 잠시 소셜미디어 단식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소셜미디어 단식을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소셜미디어 알람 끄기
계속 울리는 알람이나 새로운 뉴스 업데이트는 우리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긍정적인 소식보다는 부정적인 소식에 계속 노출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세상에 대한 비관적인 인식이나 부정 정서가 강화될 수 있고, 일상에서의 무기력감도 커질 위험이 있습니다. 또, 현재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게 소셜미디어에 몰두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셜미디어의 알람을 꺼놓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사실 소셜미디어에서 울리는 알람은 대부분 즉각적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크게 지장이 없는 것들입니다. 따라서 알람을 꺼놓고 온전히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2.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 정하기
일상에서 우리는 별생각 없이, 무의식적으로 소셜미디어에 접속할 때가 많습니다. 거의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활동이기에 내가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셜미디어에서 사용하는지도 잘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이 영상 하나만, 이 피드 하나만 봐야지’하고 시작했던 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금세 몇 시간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을 정해놓고 사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오후 12시~1시로 사용 시간을 제한하거나, 며칠에 한 번 간격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일정을 정해놓는 것입니다. 스스로 자제하기가 어렵다면 소셜미디어 앱을 삭제하는 것처럼 접근 자체를 어렵게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3. 소셜미디어 단식 선언하기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기간을 정해놓고 그 기간 동안 소셜미디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혼자 조용히 하면 될 일이지 굳이 그렇게까지 사람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선언을 통해 소셜미디어 단식에 대한 의지를 한 번 더 굳히고,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도 소셜미디어 단식을 위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 사람들에게 이야기 해놓은 만큼 소셜미디어 사용을 자제하게 되고, 소셜미디어를 사용하지 않는 동안 지인들과 소원해지거나 오해가 생기는 일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이렇게 소셜미디어 단식을 선언하고 실천에 옮기면서, 소셜미디어 대신 그동안 미뤄놓았던 독서나 사람들과의 만남, 취미생활 등 다른 부분에 더 집중할 수도 있습니다. 또, 소셜미디어가 없어도 충분히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단식 성공 경험을 하며 이후에도 필요할 때마다 간헐적으로 소셜미디어 단식을 해볼 수도 있을 테고요.
새해를 맞아 많은 결심을 하시고, 어떤 것들은 성공하고 또 어떤 것은 실패하기도 하셨을 텐데요. 혹시 벌써 실패한 결심이 있었더라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꺾여도 하는 마음’이라는 말처럼, 혹시 실패했더라도 다시 또 도전하면 되니까요.
지나친 소셜미디어 사용으로 인해 부작용을 겪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소셜미디어 단식에 한 번 도전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끊임없이 전해지는 세상의 소식들과 다른 사람들의 삶을 좇아가느라 분주했던 마음에 잠시 여유를 주고, 나의 내면에 조금 더 집중하는 시간으로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강남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우경수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