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환자들을 위한 인지행동 치료

2025-01-04     최명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ㅣ 최명제 정신과 전문의

 

 이번 글에서는 ADHD 환자분들이 생활하시면서 어떤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어려움을 느끼시는지 다뤄보려 합니다. 보통 성인 ADHD 환자들을 위한 인지행동치료에 대해 간략히 소개드리겠습니다. 환자분들이 느끼시는 불편감과 연관되거나 필요한 부분에서 도움을 받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진_freepik

1. 객관적인 시간 인식의 필요성

 일부 ADHD 환자들은 소요 시간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어 마감 시간을 넘기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류를 작성할 때 최소한 4시간은 걸리는데 2시간 만에 할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다시 말해, 지루한 일은 실제보다 더 빨리 끝낼 수 있다는 비합리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일을 할 때 실제 얼마나 걸리는지 예측을 하고 실제 시간과 차이를 비교하는 객관화 작업이 필요합니다.

2. 규칙적인 계획 세우기

 일상 행동 패턴에는 규칙성이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볍게 식사를 하고 출근하여 일을 시작합니다. 일을 할 때는 주 단위, 월 단위, 분기별로 처리해야 하는 업무들이 있습니다. 퇴근해서는 집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잠이 듭니다. 업무 중에는 단순하고 일정한 패턴을 세워야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어떤 ADHD 환자분들은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일을 시작하나 이내 지쳐서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일을 처음 시작할 때 혹은 몸이 지치고 힘들 때는 쉽게 할 수 있는 일, 즐거운 일부터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집중력이나 컨디션이 좋을 때, 동기가 높을 때는 복잡하고 평소 꺼려지는 일들을 시도해 보시기를 권유 드립니다. 일을 하다가 힘들 경우에는 쉽게 포기하지 말고, 휴식기를 가지고 다시 도전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업무 중 실패했을 경우에도 자책, 자기 비난을 하기보다는 차라리 충분한 휴식을 가진 뒤에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3. 거절하기와 일의 우선순위 정하기

 일부 ADHD 환자분들은 거절에 대해서 두려움을 가지도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 부탁을 하면 거절하지 못하고 혼자 모든 일들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일이 점차 쌓여서 정신이 없고 마감 시간을 넘기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됩니다. 따라서 내가 해야 하는 일과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하는 융통성이 필요합니다.

어떤 환자들은 일에 대한 순서 개념 없이 상황 혹은 순간에 즉흥적으로 반응하기도 합니다. 이런 곤란한 상황이 생기는 이유는 일의 우선순위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에 사람에 따라 효율성, 실행 가능성, 개인적인 목표, 가치관 등 여러 요소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업무의 중요도와 시간의 긴급성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성(+), 긴급성(+) → 중요성(-), 긴급성(+) → 중요성(+), 긴급성(-) → 중요성(-), 긴급성(-)의 순서로 일을한다면 좀 더 효율적이고 실수를 줄이면서 일 처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깔끔하게 정리하기

 많은 분들이 정리하기를 힘들어합니다. ADHD 환자분들은 특히 주변 공간을 잘 정리하지 못해 힘들어합니다. 정리를 잘하는 가장 좋은 습관 중에 하나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즉시 버리는 것입니다. 안 입는 옷, 오래된 종이 서류 등을 모아두는 이유는 첫째로 지금 당장 하기에는 귀찮고, 둘째는 언젠가 필요한 순간이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일 년 내에 입지 않은 의류는 다시 입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정말 중요한 서류는 파일에 정리해 체계적으로 분류해 놓으면 나중에 찾기 위해 시간을 버리지 않아도 되고, 공간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옷이나 가전제품의 경우 보관 장소를 명확하게 정하고 사용 즉시 제자리에 놓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매일, 매주, 매월 일정한 시간에 정리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러한 방법들 중에서 일상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적용해서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건대하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최명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