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가 잘 되지 않는 공황장애의 치료

2024-12-24     김민숙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ㅣ 김민숙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freepik

 유명인들의 고백으로 많이 알려진 공황장애는 손쉬운 검색만으로도 그 발병 원인, 진단 기준, 치료 방법들을 알 수 있고, 치료 방법으로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전문 문헌에서 역시 효과적인 치료로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서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이로써도 치료가 잘되지 않을 때는 대학병원을 방문하셔서 고통을 호소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17년 이상 대학병원에서 이런 환자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한국형 공황장애 치료지침서의 주 저자이자 또 ‘공황장애 100문 100답’의 역자로서 고민을 하다 보니 공황장애 치료의 핵심 몇 가지를, 특히 첫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효과가 없었던 환자들에게 중요한 점들을 이 글에서 알려드리려 합니다.


 공황장애의 치료는 공황발작의 핵심 증상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첫째, 공황장애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증상은 ‘죽을 것 같은 공포’인데 이 공포는 대개 숨이 안 쉬어지는 호흡기계, 심장이 빨리 뛰거나 통증을 느끼는 심장기계, 그 외 메슥거리거나 토할 것 같은 위장관계,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은 신경계 등의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신체질환에 대한 평가와 치료가 우선되어야 하고 이에 해당 사항이 없다면, 공황장애일 확률이 높고 그렇다면 아이러니하게 그 증상만으로는 결코 죽지 않는다는 질병 교육이 선행된다면 공포감은 확연히 줄어듭니다. 이 질병 교육은 자율신경계 반응에 대한 설명이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두 가지 ‘왜곡된 사고’에 대한 언급 또한 중요합니다.


 둘째, 순수 공황장애 환자에게는 약물치료의 효과가 좋습니다. 다만 환자의 특성상 사소한 신체 감각의 변화에도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데, 같은 맥락으로 약물에 대한 반응이 민감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약물의 부작용 프로파일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적은 용량에도 본인만의 이상 반응을 보일 수 있어 약물의 용량 조절에 대한 세심함과 불편한 증상에 대한 사전 설명 및 완화 과정에 대해 섬세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셋째, 완치에 대한 열망인데 대체로 공황장애 환자들의 자기 조절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 완벽주의적인 성향에서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완치에 대한 의학적 정의 또한 설명이 필요하고, 환자가 생각하는 완치에 대한 개념을 토의하면서 환자의 치우친 사고 과정을 찾아보고 이에 대한 인지치료를 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자기 조절력 회복을 위해 복식 호흡법이나 근육 이완법 등의 신체 조절법과 마인드풀니스(마음챙김)에 대한 교육을 함께 시행할 수 있습니다.


 넷째, 약물치료로 정해진 유지 기간을 거친 후 약물을 서서히 감량하여 약물치료 없는 상태로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이슈인데, 그 방법은 공황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나 약물, 몸 상태를 최대한 피하고 기계적일 정도로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신체질환이나 정신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 좀 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한데 어떤 증상을 먼저 조절할 것인지에 대해 우선순위와 치료 목표를 적절하게 설정하여 치료약물의 선택, 비약물적인 방법의 비율 등을 환자에게 잘 설명하게 조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가 잘되지 않을 때는, 오히려 삶의 가장 기본적인 것들에 문제가 있지 않은지 반드시 검토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치료자와 환자의 지속적인 면담을 통해 공황장애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환자의 입장에서 주도적인 인지행동치료법을 받아들여 자가 치료할 수 있는 힘을 기른다면, 공황발작이라는 파도를 두려움 없이 넘나들 수 있게 될 수 있습니다.

 

삼성마음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김민숙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