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통해 우리의 정신 건강이 변화할 수 있을까?

2024-10-20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람처럼 대화를 할 수 있는 챗봇의 출현은 AI에 대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아 오고 있는데요, 심리치료에 대규모 언어 모델 기반 시스템을 접목하는 것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AI를 통한 심리 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고자 합니다. 

AI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면서 LLM(Large Language Model)에 대한 관심도 뜨겁습니다. AI에 관련된 용어들은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컴퓨터 공학 전문가들에 의해서만 쓰여졌는데요, 오늘날에는 관련한 용어들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리 치료 분야에서도 AI가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AI 기술은 더 이상 상상이나 아이디어가 아니라 조금 더 현실에 가까워졌지요. 

 

사진_ freepik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LLM(Large Language Model)은 무엇일까요? 

언어 모델(Language Model)은 주어진 텍스트 바로 뒤에 올 단어를 예측하는 모델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언어는 다양한 순서와 표현에 의해 사용되는데, AI는 방대한 양의 훈련 데이터 문장을 빠르게 학습하며 가장 자연스럽고 자주 쓰이는 단어 순서와 표현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문장에서의 패턴을 학습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만약 심리치료 현장에서 AI를 활용한다면 이러한 언어 모델(Language Model)을 사용한다면 어떨까요?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입장들이 존재합니다. 언어의 복잡성 때문에, AI가 빠르게 심리상담의 기능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접할 수 있지요. 

LLM은 다음 단어를 예측할 수 있지만, 단순해 보이는 작업은 고도의 기술이 요구됩니다. 따라서 심리치료에 잘 적용되기 위해서는 AI가 아주 많은 양의 어휘를 알고 있어야 하고, 문법에 적합하게 문장을 구사하면서도, 앞선 문맥과 이전 대화의 맥락까지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정신 건강 서비스를 대체하기 위해 LLM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때때로는 그것들이 더 위험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합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아무런 정신건강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보다, AI서비스라도 받는 게 낫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교체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생각하면 이 역시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언어 모델을 사용할 때에는 해당 프로그램이 가진 잠재적인 피해 규모나 더 큰 사회적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의 언어학자 레이첼 타트만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언어는 다른 상황에 적극적으로 해로울 수 있다.”라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말이 편안한 위로가 될 수도 있지만, 편집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잘못된 믿음을 강화할 수 있지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세요’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강박성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에게는 또 하나의 강박 규칙을 추가하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여러분들은 AI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계신가요? LLM모델의 활용에 대해서는 아직 더 많은 개발과 연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놀라움과 편리함에 대한 아주 큰 잠재력을 가진 분야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지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여 기술과 사람이 함께 더 건강한 마음과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강남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우경수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