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에 실패하는 이유가 뭘까요?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스트레스, 도파민 중독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로 방문하시는 환자분이 늘었습니다. 특히 SNS 내 숏폼 콘텐츠 발달로 15초 이내의 영상을 빠르게 스위칭하면서 볼 수 있게 되면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디지털 디톡스에 대한 관심 또한 늘고 있습니다.
디지털 디톡스의 방법의 하나로 명상이 있습니다. 명상은 현재의 순간에 대해 집중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마음챙김 기반의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들이 개발되면서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명상은 스트레스 감소를 통한 심리적 안정을 주는 효과에서부터 지각, 정서, 인식 및 행동 변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긍정적 효과들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약물이나 심리치료와 같은 방법과 달리 거부감이 낮고 쉬운 접근성 및 용이성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주고 있습니다.
명상은 한자로 하였을 때,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한다’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라틴어로는 ‘곰곰히 생각한다’는 의미로 동서양 모두에서 고용한 상태에서 깊게 생각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초의 명상은 다양한 종교의 수도법에서 시작되었는데, 현재 심리학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명상은 불교에서 기원한 것으로 1950년대 이후 서양에서 대중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불교 명상에서 종교적 색채는 배제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스트레스, 만성 통증에 효과를 입증하였고 현재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정신의학에서의 명상이란 고요한 상태에서 호흡, 통증 같은 특정 사물에 대한 집중과 관찰 훈련을 통해 불안, 우울, 불면 등의 각종 정신적 증상의 경감을 꾀하는 방법으로 일종의 정서 및 주의력 조절 훈련이라 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보자들에게는 명상을 하는 것이 어려움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1/4 정도가 명상의 첫 경험에서 중단을 하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하였습니다. 명상을 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정신적 불안정과 같은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면서 중단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으며, 한 연구에 따르면 특정 강박증을 가진 개인에게는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히스테릭 성향이 있거나 심각한 우울 반응을 보이는 사람에게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명상을 하는 행위 자체에 초점을 두고 집중을 해야 하는데, 쓸데없는 생각들이 떠올라 몰입이 잘 되지 않거나 명상이 처음에는 잘 와닿지 않아 낯선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면, 명상 수행 과정에서 마주치게 되는 어려움은 반드시 제거해야 할 것이 아니라 최적 수준의 각성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직면하는 필수적인 요인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거기에 압도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 혼자 명상을 시작하게 되면 어떠한 방법과 마음 가짐으로 임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보아도 좋겠습니다.
서울역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정희주 원장
[참고문헌] 차호석, & 손강숙. (2022). 명상의 어려움과 대처방안에 대한 질적연구: 초보명상가를 중심으로. 명상심리상담, 27, 8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