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나이 들고 싶다면? 임상 노쇠 척도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생물학 연구에서는 유전자나 환경의 조절을 통해 생물학적 기전을 관리하여 노화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나의 생물학적 나이는 얼마일까요?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하는 임상 노쇠 척도(Clinical Frailty Scale)는 숙련된 임상의에 의해 나이 든 성인의 건강 또는 허약의 전반적인 수준을 요약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상적 사용을 위해 빠르게 발전해 왔으며, 노쇠의 수준을 광범위하게 계층화해 판단할 수 있는 도구로 널리 사용되며 전 세계 의료 시스템의 발전을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상 노쇠 척도를 개발한 케네스 록우드(Kenneth Rockwood) 박사는 달하우스 대학의 노인의학 및 신경학 교수로 허약함의 복잡성과 임상-수학적 상관관계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수학자 아놀드 미트니츠키((Arnold Mitnitski)와의 협력을 통해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생물학적 나이를 예측하는 방법은 사회적 연결 능력, 시각 장애, 방광 조절 능력 등 다양한 의료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되었으며, 건강을 관리하고 노화를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통찰력을 얻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임상 노쇠 척도는 노화라는 거대한 프레임 안에 우리의 몸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 수 있는데요, 임상 노쇠 척도는 개인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선별하고 대략적으로 정량화 하기 위해서, 임상적 만남에서 얻은 정보를 요약하는 방법입니다.
노쇠 지수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진찰이나 면담을 통해 30가지 이상의 항목을 측정하며, 개인의 노쇠 지수는 숫자 나이가 같은 동년배의 평균과 비교해 얼만큼 노쇠가 진행되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현재 총 9단계로 구별되어 있으며 이동성, 균형, 보행 보조 도구 사용, 식사, 복장, 쇼핑, 요리 및 은행 기능 등 전문가 교육 없이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항목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록우드 박사의 척도를 한국어로 번안한 아래의 9 단계에서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 1단계, 매우 건강: 강건하고 활동적이며, 활력이 넘치고 의욕이 넘치는 사람. 보통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동년배에서 가장 건강한 편이다.
- 2단계, 건강: 현재 활동적인 질병, 증상은 없지만 매우 건강한 상태는 아니다. 가끔 격렬한 활동 혹은 운동을 한다.
- 3단계, 건강관리 양호: 의학적 문제를 잘 관리하고 있으나 일상적인 활동 이상의 다른 격렬한 활동을 하지 않는다.
- 4단계, 아주 경미한 노쇠: 일상생활에서 타인에게 도움을 받을 정도는 아니나 본인의 상태로 인해 활동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 5단계, 경미한 노쇠: 행동 둔화의 양상을 보이며, 다소 어려운 도구적 일상생활 수행에는 도움이 필요하다.
- 6단계, 중증도 노쇠: 모든 외부 활동과 집안일에 도움이 필요한 상태. 실내에서는 계단 오르기, 목욕 등을 혼자 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옷 입기에도 약간의 보조가 필요하다.
- 7단계, 중증 노쇠: 신체적 혹은 인지적인 이유로 타인에게 완전히 의존하고 있으나, 상태가 안정적이고 사망 위험(6개월 이내)도 높지 않아 보이는 상태.
- 8단계, 초고도 노쇠: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로 일상생활을 타인에게 전적으로 의존한다.
- 9단계, 말기 환자: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 암 등 두드러지는 기저질환에 의해 6개월 이하의 기대수명 상태.
어떤 단계에 해당하시나요? 자신의 노쇠를 건강한 윗단계에 오래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노년 내과 의사 정희원 교수는 책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을 통해 “삶의 시기마다 필요한 노력이 다르며, 때에 맞는 노력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책에서 권하는 방법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효율적으로 먹기. 자신이 먹는 음식이 건강을 결정하므로, 먹는 것만 바꾸어도 삶이 달라집니다. 목표에 맞는 식단을 선택하고, 식단에서 해로운 탄수화물을 걷어내는 것도 중요하지요. 노화를 지연시키는 건강한 식단을 참조하고, 복용하는 영양제의 종류와 양에 대해 정확히 학습하고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제대로 움직이기. 일상에서 걸을 기회를 찾고 지속적으로 걸을 기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스트레칭 방법을 찾아 루틴화하는 것도 중요하지요. 또한 코어와 둔근에 집중한 하루 15분 운동을 통해 일상 속 ‘근육 테크’를 하는 것도 남은 삶을 건강하게 보내는데 중요한 투자입니다.
셋째, 뇌 건강 지키기. 뇌 건강은 호흡부터 스트레스 관리까지 많은 활동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뇌와 몸의 연결성을 이해하는 전제 조건을 수면입니다. 나에게 필요한 수면 시간을 찾고, 좋은 수면을 위한 생활 습관을 조성하기 위해 힘써야겠지요. 평생 다양한 방법으로 몸과 머리를 사용해 인지 기능을 축적해 놓으면, 추후 뇌와 관련한 병변이 오더라도 심각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느리게 나이 먹고 싶은 욕망은 우리 모두에게 존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건강한 노후는 몸과 마음이 젊은 상태, 내재역량이 충만한 상태일 때 가능해지며, 삶이 목적의식과 성취감을 유지할 때 가능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자신의 건강하게 나이들 수 있는 습관과 방법을 배워 나가며, 충만하게 나이들어가시기를 바랍니다.
합정꿈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장승용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