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 치료 시  중요한 것

2024-04-10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중독이란, ‘개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지만 알코올이나 약물 등의 물질을 장기간에 걸쳐 사용하거나, 어떤 특정한 행위를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강박적인 경향’을 뜻합니다(상담학 사전). 이러한 중독은 약물, 마약과 같은 물질 중독 (Substance)과 게임 같은 행동 중독(behavior)을 포함합니다.

마약은 도파민 시스템을 갖고 있는 대뇌의 보상회로를 변화시킵니다. 도파민 시스템이 있는 뇌의 보상회로에서는 사람이 쾌락을 느낄 때, 보상을 받을 때 활성화됩니다. 그래서 ‘쾌락 중추’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칭찬을 받을 때, 배고플 때 음식을 먹는 등 보상 회로의 자극을 통해 우리는 행동의 동기를 얻습니다. 

하지만, 마약류 물질이 주입되면 이 보상 회로의 도파민 시스템이 망가집니다. 마약은 쾌락 중추에서 도파민이 흡수 되는 것을 막기도 하고 도파민 분비량을 늘리기도 합니다. 쾌락 중추가 망가지면서 이성적인 의사 결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 피질과 다른 뇌 영역과 몸의 신경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그 결과 중추신경이 손상을 입어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하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_ freepik

 

마약류 중독 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우울증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기도 한 인지행동치료(CBT: cognitive-behavioral therapy)와 동기부여 인터뷰(MI: motivational interviewing)입니다. 중독과 관련된 사고 패턴과 행동을 교정하고, 다시 중독되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도록 가르쳐 줍니다. 

중독을 치료할 때는 스스로 중독을 고치고 싶은 의지가 있는지를 가장 먼저 물어봅니다. 중독 치료를 주변의 압박으로, 가족의 권유로 하는 경우에는 치료를 받아도 금방 다시 중독된 행동이나 물질에 다시 손을 대기 때문입니다. 타인으로 인해 치료하는 것이 아닌, 본인이 진심으로 이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은지, 해결하고 싶은지의 자발적인 동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치료를 해도, 본인의 의지가 없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결국, 중독을 성공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중독을 고치고 싶어지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중독을 고치고 싶어지도록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변과의 건강한 교제, 사랑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따뜻한 가정의 지원, 아내, 남편, 자녀, 학생, 이렇게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이들을 위해 진심으로 고치고 싶어 할 때, 변화는 일어날 것입니다. 중독에 빠진 곁에 있는 사람을 치료하고 싶다면, 손가락질하고, 한숨 쉬거나, 비난하는 것이 아닌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면서 함께 노력하자는 위로와 용기가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서울역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정희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