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자율성을 길러 주는 양육 방법이란?

2023-12-05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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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자녀를 양육하고 계신가요?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중이라면 아이에게 ‘안돼!’라는 말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신가요? 일부 부모님들의 경우 아이가 요청하는 것이나 행동에 대해 금지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와 자율성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다면, 실제로 권위 있게 행동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난 아이의 경우 자율성 및 독립성 수준이 낮을까요?

많은 선행연구에 따르면, 아마도 대답은 ‘아니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율성이라는 것은 마냥 아이를 풀어 두는 것만을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영어로는 Auto(자기 자신) + nomy(다스림)이 합쳐진 단어이며, 한자로는 스스로 자(自) + 다스릴 율(律)이 합쳐졌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방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양육 태도는 권위 있는 양육으로 통제와 자율성을 적절히 존중해주는 것입니다. 즉,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제시해 주는 것이지요. 일상생활에 대해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면, 보통 아이들의 행동을 정해 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마트에 가서 아이가 ‘엄마, 아빠 이 과자 하나만 사도 돼요?’ 라고 물었을 때 ‘그래 먹어.’ 아니면 ‘안 돼. 오늘은 과자 그만 먹어.’ 라는 답을 보통 하게 될 텐데요. 이는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고 있다고 할 수 없으며, 부모가 결정해 준 거죠.

자율성을 존중하는 양육 태도를 가지고 있는 부모라면 ‘음... 지금 A라는 대안을 사용하게 되면, 이러한 장점이 존재하고 반대로 B라는 행동을 하면 이런 장점과 단점을 얻을 수 있어. 너는 둘 중 어떤 걸 선택하기를 원하니?’라고 물어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대답은 아이들로 하여금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해 굉장히 고민하게 만들고,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메타 인지 과정을 거치게 만듭니다. 자신의 선택과 그로 인해 스스로가 감당해야 할 몫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는 거죠. 자신이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스스로 골랐기 때문에 스스로가 책임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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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아직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고 그것에 따른 행동을 결정하는 데 있어 미숙한 존재이기 때문에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원하는 대로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보다는,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사이의 경계를 분명히 결정해 주고 안정감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 기준을 정할 때는 아이와 대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해.’라는 말로 지시를 하는 것보다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고, 아이가 이를 이해하고 납득하는 조율 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행동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주는 것도 아이에게 자율의 범위를 넓혀 주면서 자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자율성과 관련한 많은 연구를 진행한 학자들 역시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프레임을 만들어 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율성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만들 수 없고, 오랜 시간이 흘러 하나의 습관으로 형성되어 자신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자율성은 다행히 어릴 때만 기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스스로의 자율성이 낮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면 언제든지 길러 나갈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협상해 나가는 과정이 자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신림평온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전형진 원장 

[참고문헌] 가와이아 횬쌤. (2023). 자율성, 아이의 자율성을 키우는 원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