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 청소년기의 친구 관계, 어떻게 만들어 가면 좋을까요?

2023-12-03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더 글로리’라는 넷플릭스 드라마가 제작되고, 이후 비슷한 학교폭력 경험을 고백한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청소년기는 급격한 변화가 생기는 시기로 가족보다는 주변 또래와의 관계에 더욱 초점을 두고 있어 그로 인한 문제가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실제로 청소년기는 또래 관계가 확장되고 분화되는 시기로 원만한 대인관계 능력을 발달시키는 것이 주요 과업 중 하나에 해당합니다. 비슷한 취미나 취향을 가진 친구들과의 관계를 형성하며 편안하게 의사소통하고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관계는 주요 지지원이 되기도 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문제 중 하나에 해당하기도 합니다.

 보통 우리는 상대가 나와 유사하다는 느낌이 들면,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친밀한 관계로 발전합니다. 이를 유사성이라 할 수 있고, 대인관계에서는 이를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지각된 유사성과 실제 유사성으로 구분해 보면, 실제 유사성이 보다 객관적인 개념이라면 지각된 유사성은 비슷하다고 지각하는 주관적 개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믿는 것을 다른 사람도 믿는다고 생각하며 일관성의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는데, 이로 인해 타인 역시 본인과 유사하다고 지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친구 관계에서는 친구의 성격이나 태도가 자신과 다르다고 지각하면, 균형이 깨진다고 생각해 이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과 유사하다고 지각하는 경향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합니다. 특히, 사람들은 친밀한 사람들은 비슷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기에 유사하지 않을 때 인지적 부조화를 경험할 수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친구를 자신과 유사하다고 지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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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연구에 따르면, 실제 유사성보다 지각된 유사성이 만족도와 보다 밀접한 관련성이 존재하며, 상대방이 자신과 유사하다고 지각할 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기개념이나 세계관이 타당하다는 생각이 강화되므로 만족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을 타인에게 강요한다면 건강한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 없게 됩니다. 건강한 관계의 핵심은 서로 협력하고 친밀감을 나누는 상호적 관계를 만들어 가는데 있으므로, 자신의 신념이나 생각을 드러내지 않으며 지나치게 방어적일 필요도 없고, 필요 이상으로 자신의 신념을 강요할 필요도 없습니다.

 누군가와 친해지기 위해서 그 친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너무 초점을 두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아닌 타인이 선호하는 것에 맞춰 가기 보다는, 우선적으로 건강한 자기 세계를 형성하는 데 힘을 쏟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첫 번째로, 삶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필요합니다.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정이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질지라도 이에 대해 책임을 질 줄 알고, 그 경험에서 무엇 하나라도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두 번째는 자기 이해에서 비롯된 개성을 가지는 것입니다. 자신의 욕구, 재능, 가치를 알아 가면서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이것이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사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관심사를 통해 방향성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형성하는 자기세계는 고정된 것이 아닌 언제나 변화 가능한 것으로, 밖으로 더 확장하고 안으로는 더 깊어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내면에 기반을 둔 관심사와 외부에서 기인한 관심사를 구분하고 자신의 삶에서 핵심 관심사를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강남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우경수 원장

[참고문헌]  조영주. (2019). 청소년의 대인관계 상보성 및 유사성이 친구관계 만족에 미치는 영향. 상담학연구20(4), 321-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