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와 정신건강] 알레르기와 정신 건강은 관계가 있을까?

2023-10-02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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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알레르기 때문에 환절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시곤 합니다. 알레르기 환자들은 신체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실제로 알레르기와 정신 건강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많은 분들이 경험하고 있어 간과하기 쉬운 알레르기에 대한 내용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 봅니다.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은 환절기가 되면 그 증세가 심해져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알레르기는 천식, 비염, 쇼크, 결막염, 피부염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데요, 일교차가 큰 날씨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증상이 악화되는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계절적인 변화뿐 아니라, 꽃가루와 미세먼지, 건조한 기후 등도 기관지나 피부 등의 면역체계를 교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알레르기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의 심리적 건강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알레르기를 경험하는 동안 우울, 불안 등을 호소하는 모습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연구가 영국의 브리스톨 의과대학에서 진행되어 관심을 모으기도 했는데요, Mendelian randomization Trusted Source를 사용하여 정신 건강 장애와 알레르기 사이의 인과 관계를 조사한 연구였지요.  

해당 연구는 국제적인 학술지인 Clinical and Experimental Allergy에 결과가 발표되었는데요, 일반적인 알레르기, 알츠하이머, 꽃가루 알레르기 등이 불안증, 조울증, 정신분열증 등 정신건강 장애와 높은 상관을 보인다고 합니다.

특히, 우울은 알레르기와 높은 상관을 가지고 있으며, 천식, 알츠하이머, 꽃가루 알레르기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불안은 알레르기, 조울증은 천식, 신경과민은 알레르기, 천식, 알츠하이머와 모두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요. 정신분열의 경우 유일하게 꽃가루 알레르기와 상관을 보였는데, 특이한 점은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정신분열증에 걸릴 확률이 낮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비슷한 연구가 국내에서도 진행되었는데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수환 교수 연구팀이 연구한 알레르기 비염과 정신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한 내용입니다. 알레르기 비염(AR : Alrergy Rhinits)과 정신건강 상태의 연관성을 평가하고 분류하여 AR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실시한 연구였지요.

해당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염 유병율은 13%에 달했는데요, 연령대가 낮을수록 유병율이 높아 20대의 유병율은 무려 22%에 달했습니다. 중증 알레르기 비염을 가진 사람은 건강한 사람에 비해 자살 충동을 두 배 가까이 더 많이 느낀다고 보고하였고, 스트레스 강도도 높게 보고되었습니다.

덴마크 오르후스(AARHUS) 대학에서도 P Qin 등의 연구팀이 관련한 연구를 진행해 2011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연구진은 알레르기가 정서장애의 매개 역할을 하며, 자살과 높은 상관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자살한 사람 중 0.17%가 알레르기 병원 접촉 이력이 있었고, 알레르기의 이력이 자살 완료의 위험 증가를 예측했다는 것이지요.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약 30% 가량 자살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알레르기 환자들의 정서 지원에 대한 중요성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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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정서 관리에도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알레르기의 치료를 위해, 보다 효과적으로 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천식, 알레르기 및 면역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이치팟캐스트(itchpodcast)를 운영자이자 알레르기 관련 비영리 단체 제스트풀(Zestful)의 공동 설립자 코트니(Kortney)는 환자들이 효과적으로 자신의 증상을 전달하는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병원 예약과 대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정작 의료진을 만났을 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어온 여러분께 그 방법을 함께 공유해 봅니다. 

 

첫째, 의사에게 질문할 내용을 미리 생각해 보세요. 

병원에 들어가면 의사의 질문에 답하기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자신의 알레르기 상태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가능한 치료법은 있는지, 주의해야 할 음식과 환경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묻고 대답하는 것이 좋습니다. 알레르기와 정신 건강, 삶의 질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는 것도 고려할 만 합니다. 다양한 유형의 질문을 의사에게 이야기해서 궁금증을 해소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알레르기 관련 병력을 시간 순으로 적어 보세요. 

알레르기와 관련해 겪고 있는 어려움과 반응들을 기록하고 사진이 있으면 함께 가져가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구체적인 정보와 사건들에 대해 설명할 때, 의료진들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됩니다. 경험하고 있는 증상의 부위, 경험한 증상에 대한 구체적인 표현, 증상이 발생할 때의 강도에 대한 시간 자료, 하루와 일년 단위의 빈도와 일어날 때의 활동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적어 놓으면 자신의 병력을 이해하고 도움을 받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됩니다. 

 

셋째, 병과 치료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하세요.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정보를 얻고, 치료방법에 대한 용어 등에 대해 알고 있으면면담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의료진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서로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생산적인 면담이 이뤄지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자신이 겪고 있는 신체적 심리적 어려움을 이해 받으세요. 

정보를 잘 이용하는 것은 심리적 어려움의 완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어려움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병을 탐구해 나가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신속하게 증상을 파악하려는 의사의 질문에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대답을 주의 깊게 들을 수 있다면, 우리가 가진 어려움들을 해결하는데 보다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지지가 될 것입니다.

알레르기를 비롯한 건강을 관리를 통해 여러분의 마음이 아름다운 계절의 변화를 흠뻑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강남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우경수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