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행동치료] 식이장애의 인지행동치료

2023-10-08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대담자: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신재현 원장님(이하 ‘신’), 이규홍 원장님(이하 ‘이’)

 

사진_ freepik

 

신: 지난 시간에는 비만의 인지행동치료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이: 이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식이장애잖아요. 식이장애라는 단어가 좀 와닿지 않거나 낯선 분들도 있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식이장애란 무엇인가요?

신: 식이장애는 우리가 '섭식장애'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흔히 말하는 거식증이라고 얘기하는 신경성 식욕부진증 그리고 폭식증이라고 얘기하는 신경성 대식증 그리고 폭식장애 같은 여러 가지 질환을 함께 아우르는 장애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식사의 행태와 관련된 모든 질환들이 바로 이 식이장애라는 카테고리 안에 들어 있다고 이해하시면 되겠네요. 

이: 그럼 폭식이란 무엇인가요?

신: 폭식의 정확한 정의는요, 한 끼에 많은 양을 한꺼번에 해치우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보통 환자분한테 설명드릴 때는 한 끼 먹을 때 보통 두 끼나 세 끼가량을 한꺼번에 쓸어 담듯이 먹는 행위를 폭식이라고 얘기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폭식에 동반돼서 제거 행위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데요. 제거 행위가 있는 경우는 흔히 얘기하는 구토를 한다든지 손가락을 넣어서 구토하는 행위라든지 아니면 설사약을 먹는 행위가 나타날 수가 있고요. 또 제거 행위가 미묘하게 눈에 띄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굶거나 무언가를 좀 빼고 먹거나 아니면 과도한 운동을 통해서 제거 행위가 나타나기도 하죠. 혹은 제거 행위 없이 폭식만 반복되는 경우도 섭식장애 경우에 속하는 경우가 있고요.

이: 폭식과 정신과 질환의 관련성이 있을까요?

신: 폭식과 동반하는 정신과 질환은 많습니다. 보통 진료실에 환자분들이 찾아오시면 식사 문제 때문에 왔다 거식증이 심하다, 폭식증이 심하다, 이런 분들을 보면 이제 대개 많이 동반되는 질환이 우울증 혹은 공황장애나 사회불안장애 혹은 범불안장애와 같은 불안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실제로 어떤 데이터를 보면 식이장애에서 정신과 질환 동반율이 거의 절반 가까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폭식증과 다른 정신과적 질환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죠. 그러니까 폭식증이 심해지면 그것 때문에 우울해지기도 하고 불안해지기도 하고요. 또 반대로 불안하고 우울하니까 막 먹게 되면서도 폭식증이 심해져서 그것 때문에 식이장애가 나빠지는 경우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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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이장애 치료법은 무엇인가요?

신: 식이장애 치료에서 제일 먼저 강조하는 것이 뭐냐면, 정신과를 먼저 오는 것보다는요 일단 내과라든지 가정의학과를 방문하셔서 기본적으로 내가 성인병이 있는지 없는지 살펴보셔야 합니다. 성인병이라고 하는 것은 비만을 비롯해서 심장병이나 고지혈증 같은 질환을 말하는데요. 그런 것들이 있는지 없는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좀 체크해 보시면 좋겠고요.

그다음에 전해질 불균형도 좀 심각하지 않습니까. 보통 식사하고 토를 많이 하시는 분들은 전해질 불균형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는지 여부에 대해서 좀 더 철저한 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식이장애 자체가 그냥 굶거나 많이 먹거나의 문제를 넘어서서 전해질 문제라든지 심각한 영양 불균형 때문에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생길 수 있지 않습니까.

거식증 같은 경우는 전해질이 많이 불균형하면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되고 반드시 입원해야 된다고 봅니다. 내과적인 질환과 식이장애가 동반하는 거죠.

그다음에 왜곡된 체형이나 외모에 대해서 인지를 다루고 과도한 거식이나 폭식에 대해서 행동을 다루는 인지행동치료를 함께 병행하기도 합니다. 충동이나 불안정한 정서 조절을 위해서 약물을 함께 사용하기도 하고요.

이: 폭식할 때 기억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신: 폭식에서 기억해야 할 행동지침에 대해서 제가 환자분들에게 보통은 네 가지 정도를 말씀드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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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폭식의 트리거를 파악하라

트리거라고 하는 것은 촉발 요인이잖아요. 그러니까 보통 폭식을 하게 되는 요인 중에 하나가 술 마셔서 음주를 하게 되면 판단력이 좀 떨어지기 때문에 뭔가 막 사 먹게 되고 이런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이런 것들이 트리거가 될 수가 있고요. 혹은 배가 너무 고프거나 너무 심한 다이어트로 인해서 배고픔이 심해져서 폭식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고, 기분이 저하되거나 혹은 스트레스가 좀 심하거나 할 때 이런 정서적인 불안정성 때문에 생기기도 하죠.

또 어떤 분들은 요즘 유튜브에서 먹방이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유튜브에서 먹방을 보고 나면 꼭 먹게 된다는 분도 계시거든요. 본인의 트리거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불편함을 유발하는 요인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왜냐하면 트리거를 파악할 수 있게 되면 조심하게 되거든요. 오늘 기분이 안 좋아. 오늘 배가 너무 고프니까 분명히 폭식할 것 같아. '폭식의 조짐이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더 조심하게 되고, 관련된 어떤 여러 가지 요소들을 멀리하려는 노력을 해 나갈 수 있겠죠.

자극을 조절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생기게 되는 거죠. 행동의 변화라고 하는 것이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거잖아요. 그래서 알아차릴 수 있으면 우리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생기고, 그다음에 다른 행동을 선택할 수 있게 되죠. 그래서 행동을 선택한 후에 그 행동이 나한테 도움이 된다고 느끼게 된다면 행동이 강화되는 거고요. 그래서 그런 과정을 계속 반복해서 거치게 되면서 행동이 바뀌게 되는 거죠. 혼자 해 나가기는 어렵고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네요.

 

2. 규칙적인 식사 습관을 가져라

폭식하고 나면 많은 분들이 죄책감을 느끼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다음 날에 굶겠다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계시거든요. 폭식하고 나면 다음 날 날 아침 혹은 점심 굶을래, 나 살찐 것 같아,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하시는데 사실은 과도한 금식과 절식이 오히려 폭식을 더 많이 일으키는 악순환을 유발할 수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환자분한테 권유 드리는 식사 간격은 환자들이 들으면 놀라시는데요. 아침, 점심, 간식, 저녁, 간식, 굉장히 촘촘하죠. 오히려 굉장히 촘촘한 간격으로 배를 비우지 않고 계속해서 좀 먹으라고 말씀드리거든요. 물론 먹을 때마다 정찬을 차려서 드시라는 것이 아니고, 중요한 포인트는 너무 과한 포만감을 유지하지는 않되 너무 과한 배고픔을 유발하지 않도록 적절한 양의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서 배를 비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폭식을 유발하는 가장 큰 트리거 두 가지를 꼽아 보라면 하나는 스트레스고 하나는 배고픔이거든요. 그래서 배고픔을 너무 크게 유발하지 않는 적절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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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체 행동을 개발하라

과식이나 폭식 충동이 느껴졌을 때 이걸 알아차리고 나면 뭘 할 것인가가 중요하잖아요. 대체 행동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찾아보는 게 중요하죠. 저는 환자분들한테 오감을 잘 활용해 보라고 말씀을 드리는데요. 오감이라는 건 크게 다섯 가지죠. 촉감 후각 시각 청각 미각, 이 다섯 가지 감각을 활용하라고 말씀드리는데, 촉각을 활용하는 방법은 따뜻한 물로 샤워하거나 아니면 이렇게 무더운 여름날에는 차가운 물로 샤워하거나 아니면 좋은 촉감의 이불을 감싸고 누워 있는 방법을 통해서 위로받는 느낌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또 후각, 좋은 냄새를 맡거나 맛있는 냄새를 맡는 방법으로 폭식 충동을 잘 넘어갈 수도 있고요.

시각을 활용하는 방법은 즐거웠던 시절의 영상을 다들 가지고 있잖아요. 예전에 즐겁게 놀았던 시절의 사진이라든지 영상 같은 것을 다시 한번 감상하면서 그때 느낌에 젖어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니면 귀여운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영상을 보면서 좀 더 즐거움을 느껴 보는 방법이 있을 거고요. 좋아하는 드라마나 예능 같은 것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따라 부르는 식의 청각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고요. 내가 좋아하는 음식, 물론 많이 드시면 안 되겠지만 그 순간에 좀 더 칼로리는 낮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식감을 느낄 수 있는 혹은 좋아하는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하셔서 적절한 타이밍을 잘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는 다른 행동으로 주의를 환기하는 것도 굉장히 좋은 방법이거든요. 제가 주로 많이 권유 드리는 건 '일단 밖에 나가서 뛰세요.'라고 말씀드리는데요. 무더운 여름날에 나가서 뛰는 것이 쉽지 않을 거니까 일단 나와서 좀 걷거나 아니면 시원한 편의점에 가서 물건을 고르면서 무언가를 좀 사 오거나, 그다음에 친구랑 전화 통화하거나, 업무를 처리하는 이메일을 보면서 한눈을 팔아 보는 그런 방법들을 해 볼 수가 있겠죠.

 

4. 장/단기적인 시각을 구분하라

보통 인간은 단기적인 결과에 많이 집착하잖아요. 폭식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당장 배고프니까, 당장 뭘 먹고 싶으니까 하는 시도죠. 길게 봐서는 이게 몸을 망치는 행위잖아요. 구토 역시 단기적인 결과에 집중한 행동이거든요. 당장 배가 부르니까 토를 하게 되면 포만감이 줄어들고, 뭔가 좀 내가 살을 뺀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되지만 사실은 구토를 하게 되면 30% 정도만 먹은 게 제거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구토하는 것이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다는 거죠.

뒤따르는 죄책감이나 우울감이나 목이나 복부에 통증 같은 것이 함께 동반되기 때문에 길게 보면 오히려 나를 더 해치는 행위고, 먹고 토하고 먹고 토하고를 반복하게 되면 점차 이 패턴에 더 깊게 빠지게 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반드시 고려해서 행동하셨으면 합니다. 

 

이번 시간은 식이장애에 대해서 어떤 식의 대처를 하고,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시각을 가지면서 장기적으로 식이장애에 대해서 잘 다뤄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시간을 가져 봤습니다.

 

강남푸른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신재현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