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행동치료] 공황장애의 인지행동치료②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대담자: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신재현 원장님(이하 ‘신’), 이규홍 원장님(이하 ‘이’)
신: 우리 지난 시간에는 공황장애의 인지행동치료에서 인지치료 부분을 한번 얘기를 나눠 봤고요. 이번 시간에는 행동치료에 대해서, 인지치료와 행동치료가 합쳐져서 인지행동치료잖아요? 뒷부분인 행동치료에 대해서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한번 얘기를 나눠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행동치료라는 게, 증상에 대해서 대처하는 방법을 익히는 거라고 볼 수 있잖아요. 그래서 보통 행동치료를 진행하게 되면 환자분들이 ‘어? 이거는 약간 좀 특이한데?’, ‘상담이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들이 꽤 많으세요. 그만큼 실질적인 어떤 증상을 대처하는 방법들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 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행동치료에서 크게 중요한 건 두 가지 정도라고 볼 수가 있거든요. 첫 번째는 이완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 두 번째는 노출하는 것이죠. ‘노출 치료’라고 얘기할 수가 있는데, 첫 번째로 이완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 중에서 특히나 중요한 게 이완 호흡 훈련이잖아요. 그렇죠? 호흡을 통해서 이완하는 방법을 익혀 나가는 방법인데요. 아마 많은 분들이 복식호흡에 대해 들어 보셨을 거예요. 요가 할 때도 복식호흡 많이 하고 필라테스 할 때도 많이 하시는데, 복식호흡이 되게 어려운 것 같지만 사실 어려운 방법이 아닙니다. 아마 유튜브 영상 찾아보시면 굉장히 많은 방법들이 알려져 있을 건데요.
먼저 이제 메커니즘에 대해서 설명드리면, 보통 불안이 시작되면 우리가 숨이 얕아지죠. 숨이 얕아지고 빨라집니다. 빨라지는 가슴으로 하는 호흡이 시작됩니다. 이러다 보면 이제 한숨을 쉬게 되고, 점점 과호흡으로 이어지게 되죠. 이렇게 과호흡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그래서 이런 빠르고 얕은 호흡이 느껴졌을 때 재빨리 우리가 ‘깊고 천천히 하는 호흡으로 전환을 해 보자.’ 라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 바로 이제 이완호흡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깊은 호흡의 이점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우리가 깊은 호흡을 하게 되면 배가 자꾸 오르락내리락 들락날락 하잖아요. 그러면서 배랑 가슴을 나누는 ‘횡경막’이라는 막이 있는데 그 아래쪽에는 미주신경이라는 것이 지나가는데요, 이 미주신경이라는 것이 호흡을 하면서 계속 자극받게 되면서 흥분되어 있던 것이 좀 빨리 가라앉게 되는 그런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우리가 호흡을 천천히 하게 되면서 빠르게 하는 호흡의 대척점에 있게 되잖아요. 그럼 아무래도 좀 더 빨리 교감신경계가 가라앉게 되는 그런 효과를 얻게 될 수가 있습니다. 제가 환자분들한테 많이 권유 드리는 방법 중에 하나는요, 굉장히 간단한 방법인데요, ‘들이마시는 호흡보다 내쉬는 호흡을 한두 배 정도 길게 해 보세요.’ 제가 말씀드리거든요. 들이마실 때 3초 정도, 내쉬면서 6초 정도. 그렇게 좀 권유를 합니다.
왜냐하면 들이마시는 시간보다 내쉬는 시간을 길게 해 보면 아무래도 호흡이 길게 빠지면서 마지막에 횡경막까지 움직이는 호흡으로 이어지게 되거든요. 그래서 들이마시면서 3초를 세고 내쉬면서 6초를 세는 호흡을 한번 같이 따라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불안하면 외부 자극에 대한 민감도가 좀 증가하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주변 자극이 막 시끄럽고 사람 많고 이러면 불안이 더 증가되는 경향이 있는데, 내가 숫자를 세는 것에만 몰두하게 되면 아무래도 다른 자극들로부터 숫자 세는 것으로 주의를 돌리게 되는 효과를 얻게 되기 때문에, 숫자를 세면서 호흡하는 것 자체가 여러 가지 부수적으로도 집중을 하게 만들고 내 마음을 잠잠하게 만드는 그런 효과가 있다고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평소에도 연습을 많이 해야 되겠죠.
이: 네.
신: 평소에도 깊게 천천히 쉬는 연습을 많이 해 봐야지만, 이제 익숙하지 않으면 막 공항이 시작되려고 할 때 ‘심호흡, 심호흡’, ‘복식 호흡’ 이렇게 생각하면서 막 숨을 천천히 쉬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러면 오히려 더 당황하게 되고 효과가 없기 때문에 불안이 더 증가되는 그런 경험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보통 몇 주간 천천히 하루에 생각날 때마다 자주자주 호흡을 좀 해 보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몇 주 정도 지나고 나면 호흡의 디폴트 자체가 이완호흡으로 바뀌게 되는 그런 효과를 경험하게 되죠. 두 번째, 노출치료에 대해서 말씀드릴 건데요. 사실 불안을 다루는 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핵심 중에 하나가 노출치료잖아요.
이: 제일 중요하죠.
신: 제일 중요하죠. 그래서 불안에 대해서 내가 노출하면 할수록 점점 불안에 대한 공포감이 무뎌진다는 그런 원리를 가지고 있는데요. 크게는 두 가지 노출훈련을 합니다. 첫 번째는 자극감응훈련이라고 해요. 이건 어떤 거냐면 나의 신체 증상을 자꾸자꾸 일부러 더 유발해서 이것에 좀 적응되게 만드는 그런 훈련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우선 진료실에서 많이 하게 되는데요. 일부러 환자분들한테 ‘과호흡을 해 보세요.’ 과호흡을 해 보시라고 하거나 ‘숨을 참아 보세요.’ 아니면 커피 마시는 빨대 있지 않습니까? ‘커피 마시는 빨대로 한번 호흡해 보세요.’ 혹은 고개를 좌우로 돌려보라고 시켜보기도 하고, 방 안에 회전의자가 있으면 회전의자에 앉아서 환자분을 돌리기도 합니다. 많이 어지럽겠죠. 굉장히 많이 힘들어하시는데요.
어쩌면 약간 좀 무식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게 중요한 것은 공황에서 제일 위험한 증상이 바로 ‘이 증상이 나타나면 나 기절할 거야.’, ‘죽을 거야.’ 아니면 ‘말도 안 되는 돌발 행동을 할 거야.’, ‘막 소리 지르면서 뛰쳐나갈 거야.’ 이런 생각을 많이 하시는데 내가 실제로 증상을 경험을 일부러 했을 때 반복된 노출을 하게 되면서 ‘이게 처음엔 되게 힘들다가 점점 나아지는구나.’라는 것을 경험하게 될뿐더러, 실제로 내가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경험이 뭔지를 경험하게 된다는 거죠.
이: 예상했던 거랑은 좀 다른 경험이 되는 거네요.
신: ‘예상했던 거랑은 다르네 이 경험.’, ‘해 봤는데 이 경험을 하면 할수록 내가 점점 더 자신감도 생기고 실제로 내가 걱정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는구나.’라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거죠. 이 공항 증상을 유발했을 때 실제로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현실적인 최악의 상황은 뭘까요?
이: 창피할까요?
신: 창피하다? 창피한 일이 벌어질까요 과연? 현실적인 최악은 이런 거죠. 워낙 좀 불편하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는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현실적인 최악의 상황은 이 증상이 아무리 난리가 나고 굉장히 힘들더라도 대개 한 30분 정도 지나고 나면 아무리 심한 공황 발작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고 나는 다시 잠잠해진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아무리 증상을 유발한다고 해 봤자, 아무리 심한 자극을 일부러 만들어 낸다고 해 봤자 내가 겪을 수 있는 게 그냥 좀 힘들다 마는 거라면 ‘이건 한번 해 볼 만하다.’라는 자신감이 생겨나는 거죠.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실생활 노출입니다. 결국 진료실 안에서 아무리 노출을 해본다고 한들 실생활에서 내가 자신감을 가지지 못하면 이게 치료가 잘 되지가 않거든요. 그래서 지속적인 노출을 하고, 또 생활에서 노출하기도 하고 운동하는 것을 제가 많이 권유합니다. 또 환자분들한테 제가 많이 권유 드리는 게 유산소 운동이거든요. 달리기를 하거나 좀 빠르게 걷거나 아니면 자전거를 타거나. 왜냐하면 공황이라는 병 자체가 작은 신체의 변화에 대해서 굉장히 좀 민감해져 있는 상태입니다. 뇌가 약간의 신체 변화에도 굉장히 과민하게 반응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운동을 하게 되면 반복적으로 의도적인 신체 변화를 자꾸 만들어 냄으로써 뇌가 자꾸 이걸 감지하다 보니까 ‘이건 위험한 상황이 아니구나.’ 반복해서 경험하게 되면서 둔감해지는 효과가 나타나게 되죠.
또 운동을 자꾸 하게 되면 부수적으로 기분도 좀 나아지게 되고요. 자신감도 생기게 되고 이런 부수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분들한테 제가 유산소 운동을 굉장히 많이 권유하고요. 실제로 유산소 운동을 경험하게 됨으로써 증상의 전환점을 찾게 되는 경우를 굉장히 많이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생활환경을 좁히지 않는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환자분들한테 많이 권유를 드리는데요. 버스, 지하철, 식당. 보통 공황장애 환자분들이 가장 가기 힘들어하시는 그런 곳인데 가능하면 꼭 가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심지어 어떤 말씀까지 드리냐면 약을 먹어서라도, 약간의 약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좀 증상이 가라앉고 나면 꼭 지하철, 버스 혹은 사람 많은 식당이나 영화관 같은 곳은 가능하면 원래 가시던 곳이라면 꼭 가라고 꼭 말씀을 드리거든요. 왜냐하면 불안이 올라갈 때 보통 회피를 많이 하게 되는데 ‘지하철 타는 게 힘들어요.’라고 생각하면서 회피를 하게 되고, 어떻게든 좀 타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하고, 택시만 타고 다니는 분들이 많으시잖아요. 근데 회피하기 시작하면 결국에는 공포감만 남게 되죠. 피하면 피할수록 점점 마음속에서 이 공포 대상에 대한 어떤 두려움이 점점 커지게 되기 때문에 결국 이제 불안이 올라갈 때 회피해 버리면 공포감만 느끼게 되고요.
반대로 불안이 올라가다가 떨어지기 시작할 때 이걸 좀 끝까지 경험할 수 있게 되면 ‘불안이라는 것이 나한테 나타나긴 하지만 결국 떨어지게 되고 결국 나는 좋아지게 되는구나.’라는 것까지 함께 경험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이제 그때 내가 인지할 수 있는 것은 ‘불안이 계속 오르락내리락하는 거니까 내가 당장 불편해도 시간 한번 보내보자. 심호흡을 하든 다른 데로 주위를 돌리든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게 될 것이고 나는 안전할 거야.’라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거죠.
실제로 인지행동치료를 할 때는요. 행위에 대한 증상 노출을 해 보고 그다음 계획을 세워서 점점 노출의 방향을 점점 넓혀 가면서 실제 생활에서 좀 노출을 적용해 나가게 되고, 또 이런 회귀를 반복하게 되면서 ‘아, 내가 진짜 이 증상이 불편하긴 하지만 위험한 것이 아니고 또 이 증상이 나를 지나가는 증상이구나.’라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는 거죠.
이: 네.
신: 지금까지 공황장애 행동치료를 과연 어떻게 적용할 것이고, 어떤 과정을 통해서 행동치료를 하게 되고, 또 환자분들이 증상에 대해서 자신감을 얻게 되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려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앞에 파트에서 제가 말씀드렸던 인지치료와 행동치료, 이 두 가지 합치면 인지행동치료라고 하는데요. 이 인지행동치료는 실제로 여러 가지 치료 지침에 있어서도 약물치료와 함께 굉장히 중요한 공황장애치료의 한 부분으로 알려져 있고요. 가장 치료에 도움이 되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인지행동치료를 꼭 다 받지는 않더라도 ‘내가 이러이러한 기법을 통해서 좀 좋아져야 되고, 이런 마음을 좀 가지고 이 증상을 대해야 되겠구나.’하는 것들을 알게 되시면 좋겠습니다.
강남푸른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신재현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