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증] 강박증과 인지행동치료 2편 - 인지치료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대담자: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신재현 원장님(이하 ‘신’), 이규홍 원장님(이하 ‘이’)
신: 오늘은 정신과 전문의 이규홍 선생님을 모시고 인지행동치료 중 강박증의 인지치료는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강박증이란 무엇인가요?
이: 다음 두 가지가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1) 강박사고 – 원치 않는 생각들이 반복적으로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2) 강박행동 – 이에 대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반복적인 행동을 한다.
강박행동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미묘하게 머릿속으로 계속 되풀이되는 강박행동도 있는 거죠.
신: 강박증의 치료는 과연 어떻게 이루어져야 될까요?
이: 강박증 치료의 두 가지가 있는데요,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입니다. 약물치료는 밝혀진 바로는 50~70%에서는 증상이 50% 이상 호전됩니다. 많은 정신과 질환들이 증상이 50% 이상 호전되면 치료에 반응이 있다고 여기거든요. 주로 항우울제를 쓰는데, 우울장애에 비해서 좀 고용량을 많이 사용하게 되고 두 번째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행동치료도 병행하는 경우가 표준적인 치료인데 그런 경우에 재발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겠습니다.
항우울제라고 하는 것은 흔히 얘기하는 SSRI를 많이 쓰죠. SSRI에서 S라는건 세로토닌을 뜻하는 건데 세로토닌이라는 것이 뇌에서 작용하게 되면서 불균형을 조절해 주고 그러면서 뇌에 있는 강박회로가 식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그러면서 강박 증상들이 호전되는 경과를 경험하게 되고요.
신: 선생님, 그러면 약물치료만큼 인지행동치료도 굉장히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강박증의 인지행동치료는 크게 보면 인지치료와 행동치료 두 개가 결합된 거잖아요. 그중 인지행동치료 방식은 어떠한가요?
이: 처음에는 강박사고나 강박행동이 일어날 때 이것을 관찰하는 훈련들을 하게 됩니다. 어떤 상황에서 이제 강박사고가 일어나는지, 그리고 감정이 어떤지, 신체적으로 느껴지는 건 어떤지 이런 것들을 우리가 살펴보게 되는데, 이것들을 이제 내면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서 자세히 살펴보는 눈이 길러지지 않으면 알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자기 모니터링 기록지를 쓰면 제일 좋고요.
그럴 수 없으면 진료실에서 함께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관찰된 뒤에는 이게 지속되는 이유들을 이해할 수 있거든요. 이게 지속되는 이유는 저희가 강박사고가 있을 때 동반되는 강박행동들이 내담자에게 주는 큰 이득이 있기 때문에 이런 행동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보자면, '콘센트를 뽑지 않으면 큰 화제가 날 수 있다.' 이런 강박사고가 있는 분들은 이게 콘센트를 모두 뽑았다는 것을 수차례 계속 확인한다든지 아니면 이렇게 사진을 찍어서 그런 생각들이 들 때마다 확인하게 되면 불안감이 감소되고 혹은 이제 '콘센트를 안 뽑아서 화재가 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도는 강박사고를 강박행동을 함으로써 막아 주는 것이죠. 이런 것들이 강박행동이 주는 이득 같은 것이죠.
신: 불안이 떨어지는 것이 이득이군요.
이: 그렇습니다. 이런 확인 행동이 지속될 때 이런 확인 행동을 하지 않아도 우리가 괜찮다는 경험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확인 행동이 계속 반복되고 심화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이런 확인 행동을 안 해도 괜찮다는 경험을 주기 위해서 노출과 그에 따른 확인 행동을 안 해 보는 경험들을 주게 되는데 이를 '노출 및 반응방지 기법(ERP)'이라고 합니다. 인지행동치료의 하나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신: 특히나 ERP라고 하는 노출 및 반응방지 기법이 인지행동치료의 여러 가지 기법들 중에서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죠. 그러면 구체적으로 선생님 인지치료와 행동치료가 섞여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좀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지치료란 무엇이고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지나요?
이: 일단은 인지치료에 사용되는 인지 모델을 먼저 이해해 볼 필요가 있어요. 일단 어떤 특정 상황이 있을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상황에서 일어나는 강박적인 사고들이 있을 수 있고. 이걸 저희가 좀 더 넓은 의미로 '자동적 사고'라고 말하는데 자동적으로 이렇게 일어나는 생각들을 말해요. 그에 따른 어떤 행동이 있을 겁니다. 그 행동이 강박장애에서는 강박행동이 될 거고요.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가 있을 수 있는데, 이 요소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우리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고요. 이 네 가지 요소들이 모여서 인지모델을 이루게 됩니다.
이것들을 좀 더 잘 알아차리기 위해서 쓰는 방법이 있는데, 세 칸 기법이라는 거거든요. 아까 말씀드린 어떤 상황과 자동적 사고가 있는데, 이 자동적 사고에 우리가 매몰되면 이 자동적 사고가 강박증 환자에게는 굉장히 위협적이거든요. 위협적으로 느껴질수록 우리가 이 상황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어렵게 만들죠. 세 칸 기법이라는 것은 자동적 사고 외에 다른 대안적 생각을 또 해 볼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한번 우리가 떨어뜨려 놓고 바라보듯이 그것을 살펴보는 거죠.
신: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죠.
- 자동적 사고: '내 손에 뭔가 더러운 게 묻었으니까, 나는 병에 걸려 죽을 거야.'
- 대안적 생각: '내 손에 더러운 게 묻어서 찝찝하긴 하지만, 찝찝함은 금방 지나갈 거야. 뭔가 하나 묻었다고 해서 내가 병에 걸릴 일은 없어. 나에게는 면역력이라는 강력한 힘이 있으니까,'
강박증 환자분들의 특이한 생각들이 있잖아요. 특이한 생각들이 좀 많은데 그런 특이한 생각들을 저희가 살펴보면 굉장히 오류가 많은 생각들이 있단 말이에요. 이걸 우리가 '인지 오류'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강박증 환자에게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인지 오류는 무엇일까요?
이: 흑백논리와 재앙화 사고입니다. 흑백논리는 세상에는 흑색이나 백색 말고도 다양한 색깔이 있잖아요, 근데 강박증 환자들은 마치 세상에 흑색이나 백색밖에 없는 것처럼 뭔가 생각을 할 때도 극단적인 판단을 내리게 된다는 거죠. 아까 말씀하신 청결에 대해서도 '오염돼서 큰일 날지 몰라.' 이런 생각이 있다면 약간 오염이 돼서 찝찝한 게 있을 수도 있고, 병에 걸릴 수도 있지만 큰일이 아닐 수도 있는데 굉장히 극단적인 수준까지 그것을 생각하게 되고요. 재앙화 사고도 비슷해요. 과정이 없이 마치 그 결과를 재앙 같은 극단적인 수준으로까지 생각하는 거거든요.
이런 오류를 찾아내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이유는, 이런 생각과 이어지는 행동 간의 끈끈한 연결이 있는데, 특히 강박증 환자들에 있어서는 이렇게 오류를 살펴보면 생각들과 행동과의 끈끈함을 조금 느슨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생각이 들어왔다고 해서, 내가 오염이 됐다고 해서 무조건 손을 씻는다거나 그런 행동으로 꼭 이어지지 않고, 내가 그 생각에 좀 더 머물러 볼 수 있고, 다른 행동을 선택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겠죠.
신: 강박증 인지치료는 강박증 환자분들이 본인의 생각을 거리를 두고 보지 못한다는 점에서 특히나 생각이 떠오르면 그 생각에 굉장히 집착하게 되거나,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믿게 되잖아요. 거리를 두고 보지 못하기 때문에 생각의 다양한 측면을 살펴볼 수 있게 하고, 거리를 둘 수 있게 도와주는 그런 치료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강남푸른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신재현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