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우울증에 취약한 사람은 따로 있다?

2023-07-18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우울증을 앓고 있는 비율이 높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여성이 우울증에 걸리는 평생 유병률은 25% 이상으로 남성의 약 2배이며, 사춘기에서 갱년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이는 여성호르몬이 기분과 의욕에 관여하여 우울증을 포함한 기분장애의 발병과 높은 관련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여성 호르몬이 급격히 변동하는 시기인 출산 직후와 폐경을 맞이하는 갱년기에 특히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며, 남성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는 중장년층 남성들 역시 취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울증에 취약한 성격 유형도 존재합니다. 보통 이러한 성격을 ‘멜랑콜리 친화형 성격’이라고 일컫는데, 이들은 꼼꼼하고 질서와 규칙을 좋아하며 타인을 배려하고 봉사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완벽을 추구하고, 융통성이 없으며 이분법적 사고에 쉽게 빠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강박적 성격 외에도 경계성, 자기애성, 회피성도 우울증에 취약한 성격 유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은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회피하는 모습을 주로 보이며, 이분법적 사고를 보이는 것이 공통된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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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성장 과정에서 겪는 부정적 사건들도 성인기 우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여러 선행 연구를 통해서 보고되어 왔습니다.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학대, 방임, 가정폭력, 따돌림과 같은 외상적 사건에 반복적 혹은 장기적으로 노출될 경우, 오랜 기간 발달이 이루어지는 고차원적 인지기능 영역의 발달과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정서 처리와 관련한 기능 이상의 경우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사건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경향을 보유하고 있어 정서 조절 및 대인 관계의 어려움을 유발하고, 더 나아가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 발병의 위험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성인 애착(adult attachment)과 마음 헤아리기(mentalization) 역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여기서의 성인 애착은 ‘성인이 되어 친구, 연인, 혹은 그 밖의 다른 주변인들과 형성하는 정서적 유대관계’를 의미하며, 마음 헤아리기는 ‘자신이나 타인의 말과 행동이 어떠한 감정이나 의도로부터 시작된 것인지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이러한 마음 헤아리기와 같은 능력은 보통 생애 초기 양육자와의 경험을 통해 발달하며, 안정적 애착 유형을 형성할수록 그 수준이 높아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나친 집착과 노력은 균형을 깨트리는 원인이 될 수 있기에, 적당한 수준에서 만족을 해야 안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감정 기복이 심한 분들은 과잉 반응이나 극단적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합정꿈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장승용 원장

 

- 참고문헌: 이주열, 최선우, 장수아, 류진선, 신현경, 심재윤, & 석정호. (2021). 우울증상 및 정신건강 보호-취약요인 선별평가를 위한 배터리 평가도구의 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