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셜 버크 연구] 극심한 더위가 정신건강 문제를 위협한다
마셜 버크 교수 연구팀의 기온과 자살 관계 연구
정신의학신문 | 최명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올해 서울 전 지역에 첫 폭염특보는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빨라졌습니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때 발효됩니다. 많은 학자들이 지구 전역에 걸쳐 기후 변화는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지요. 전 세계가 점점 더워지는 날씨로 몸살을 앓고 있는 여름, 더위는 정신건강과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오늘은 더위와 정신건강 문제의 연관성을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고온의 날씨는 일사병, 열사병 등 신체적 온열 질환을 유발하는데요, 심리적 질병과 자살률 역시 기온과 함께 상승한다고 합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마셜 버크(Marshall Burke) 교수 연구팀은 기온과 자살 간의 관계를 분석했는데요,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된 해당 연구(Higher temperatures increase suicide rates in the United States and Mexico)에 따르면, 섭씨 1도 올라갈 때마다 평균 1.4명의 자살자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해당 연구는 1960년대 이후 수집된 미국과 멕시코 두 나라의 기후 및 보건 관련 데이터 수천 건을 기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더위가 심해질수록 자살 빈도가 높아졌으며, 두 나라에서 월간 평균 기온이 1℃ 올라갈 때마다 자살률 역시 함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더위가 사람들의 정신건강에 심각할 정도로 악영향을 미치면서 삶을 포기하게 할 만큼 중요하고 위험한 요인이라는 설명이지요.
▪ 온도 올라갈수록 자살과 우울이 증가
기후 온난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기상학자들은 2050년까지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마셜 버크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2050년까지 기온이 2.5℃ 올라갈 경우 미국은 0.7%, 멕시코는 2.3%, 전체적으로는 1.4%의 자살률이 증가할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 인구에 적용할 경우 오는 2050년까지 미국과 멕시코에서 평균 2만 1000명의 자살자가 추가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기후 변화와 자살의 상관관계는 마셜 버크 교수 연구팀이 처음 연구를 진행하였는데요, 실제로 자살의 원인은 매우 복잡하고 파악하기 어려운 특징을 가집니다. 경제적인 환경 등과도 상호작용하고 있으며 지역, 문화, 성, 연령 별로 다양한 원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연구팀은 사람들이 더울 때 더 많이 싸운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기후 온난화가 갈등과 폭력에 미치는 영향을 수년간 연구해 왔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해치는 것을 포함해 스스로를 해치는 것을 관찰하면서, 높은 온도로 인한 인간의 마음과 폭력을 결정하는 방법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연구팀은 기온 상승이나 기후 변화가 자살의 직접적인 동기는 아니며, 높은 온도가 자살의 유일한 혹은 중요한 위험 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온도와 기후에 따른 개인적인 상황이 자해 시도로 이어질 가능성에 영향을 주고, 궁극적으로 자살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지요.
▪ 기후 변화에 대해 함께 생각해야 할 때
글을 마무리하며, 여러분들께 1995년 11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발매됐던 마이클 잭슨의 곡 'Earth song'의 뮤직비디오를 권하고 싶습니다. 인간에 의해 고통받는 지구를 구슬프게 노래하며 전 세계 팬들에게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던 곡입니다.
마이클 잭슨의 이 웅장한 곡을 들으며, 기후 변화에 대해서 우리가 노력할 수 있는 점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온도로 인한 정신건강의 영향력을 이해하고, 우리가 기후 변화에 따라 심리적 건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건대하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최명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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