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사이코패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 

묻지 마 살인 사건 사례 

2023-06-24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의 ‘묻지마 살인 사건’이 연일 뉴스에 보도되었습니다. 이런 사례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사이코패스와 반사회적 성격장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얼마전 끔찍한 살인 사건의 피의자 정유정의 대검찰청 심리분석실의 통합 심리분석 결과가 공개되었습니다. 검찰은 정유정이 '억눌린 내적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고, 그러한 행동을 저지르는 데에 거리낌 없는 성격적 특성이 범행을 저지르는 것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공포를 일으키는 ‘묻지마 살인 사건’들은 사이코패스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불러 일으킵니다. 사이코패스라는 증상은 19세기 프랑스 정신과 의사 필리프 피넬(Philippe Pinel)에 의해 처음 이야기 되었고, 1920년대 독일의 심리학자 커트 슈나이더(Kurt Schneider)가 정신병리학적인 개념으로 설명했습니다. 이후, 캐나다 범죄 심리학자 로버트 헤어(Robert D. Hare)rk 사이코패스 판정도구인 사이코패시 체크리스트(PCL-R : Hare Psychopathy Checklist)를 개발하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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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회적 성격장애 중 일부만이 사이코패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사이코패스의 용어는 반사회적 성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날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경우, 미국정신의학계에서 발표된 DSM-IV-TR의 진단 기준을 따르고 있으며, 이 기준을 모두 충족시켜야만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반사회적 성격장애에서도 일부만이 사이코 패스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범죄자들이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이들 중 약 15%만이 사이코패스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이코패스의 뇌 구조가 일반인들과 다르다는 연구도 계속 되고 있는데요, 전두엽 기능이 둔화되어 있고 뇌 분비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가 부족해 공격적 성향을 억제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성향이 유전의 영향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어떠한 기전으로 유전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미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의 아드리안 레인(Adian Raine) 교수가 남녀 살인범 38명의 뇌를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공격적 행동과 관련이 있는 중간 전두엽 피질 등의 활동이 차이를 보였습니다. 아드리안 레인 교수는 뇌의 결함은 유전적 요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뇌의 충격, 부상, 사고, 임신 기간 중 물질 남용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조화롭고 목적 지향적인 사회적 행동을 하게 하며 감정적 긴장을 조절하는 뇌의 전두엽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킹스 칼리지 런던 정신의학 연구소의 마이클 크레이그(Michael Craig) 연구팀은 사이코 패스와 일반일들의 두뇌 스캔 사진 촬영 결과의 차이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인간의 감정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편도핵의 갈고리 다발과 고난도의 의사 결정과 관계된 안와 전두엽 피질 부위가 다르다고 합니다. 

 

건강한 전두엽 발달을 위해서는

반사회적 성격 장애 또는 사이코패스의 원인이 타고난 생물학적 특징과 후천적 환경에 있다고 할지라도, 증상으로 발현되지 않는 사전 예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것이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길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두엽의 건강하게 발달하는데 많은 관심이 필요할 것입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전두엽은 유아기 시절에 가장 빠르게 발달합니다. 이 시기에는 심리적으로 건강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인성 발달에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반사회적 인격장애자 중 일부는 누군가와의 동맹 관계를 맺고 통해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들에게는 양심, 죄책감, 후회를 불러일으키기 보다는, 친사회적인 행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장기적인 이익과 물질적 가치에 초점을 두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사회적 지지와 적절한 도움으로 주어진 환경을 통제해 나간다면 타고난 기질 역시 변화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뇌는 변형 가능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함께 노력했으면 합니다.

 

사당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최강록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