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E? I? 외향성과 내향성 잘 활용하기

외향성과 내향성이 자극과 환경에 반응하는 방법

2023-06-22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여러분은 내향적인 편인가요? 아니면 외향적인 성격인가요? 우리는 흔히 “저 사람은 참 외향적이야.” 혹은 “저는 좀 내향적인 성격이에요.”처럼 사람들의 성격에 대해 이야기할 때 ‘외향성-내향성’의 지표를 성격 특성의 기준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대표적인 성격검사인 MBTI에서도 외향성(Extroversion)과 내향성(Introversion)은 성격을 특징짓는 주요한 선호 지표로 사용될 만큼, 개인의 성격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죠.

‘외향적인 성격’의 사람을 떠올렸을 때 머릿속에 그려지는 모습은 대부분 사교적이어서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적극적이며 활동적인 모습입니다. 반면에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하면, 과묵하고 신중하며 혼자 있는 시간과 사색을 즐기는 이미지가 그려집니다. 외향성과 내향성에 대한 이 같은 이미지는 각각의 성격적 특성을 어느 정도 잘 설명해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도 ‘외향성’과 ‘내향성’ 지표는 개인의 주의 집중과 에너지 방향이 주로 외부 세계로 향하는지, 아니면 자기 내부로 향하는지가 주요 기준이 됩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외향성의 사람들은 인식과 판단에 있어서도 외부 대상이나 사물에 초점을 맞추지만, 내향성인 분들은 외부 세계보다 자기 내부에서 일어나는 활동, 즉 내부의 개념(concept)이나 이념(idea)에 집중합니다. 요약하자면, 외향적인 사람은 글자 그대로 외부 세계에, 내향적인 사람은 내면세계에 정신적인 에너지를 더 많이 투여하는 것으로 설명이 가능하지요.

그런데 우리 인간의 삶과 활동은 언제나 외부로부터 오는 자극과 환경에 대한 내면세계의 반응에 의해 동력을 얻어 나아갑니다. 이는 개인의 성격 특성이 우리 삶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결정짓고 있음을 짐작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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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사회적 장면을 통해 외향성과 내향성이 각각 외부 환경 및 자극에 주로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본다면, 각각의 성향에 따른 반응 방식에 있어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좀 더 쉽게 이해가 가능할 듯합니다. 

한 졸업 파티에 외향성과 내향성의 사람이 각각 참석했습니다. 먼저 외향성인 사람은 졸업 파티에 참석하는 그 행위 자체가 즐겁습니다. 들뜬 파티 분위기와 시끌벅적한 이 공간이 무척이나 마음에 듭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흥미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운이 좋으면 취업에 도움이 되는 정보나 인맥을 쌓을 수도 있을 테니까요. 

그러면 이와 똑같은 파티 장면에서 내향형인 분들은 주로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일단 친한 친구 중에서 졸업 파티에 참석 가능한 친구는 누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서 실제 파티에 참석해서도 친한 친구들이나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또 낯선 사람에게 다가가서 먼저 말을 거는 것은 이들에게 무척 어려운 일이어서, 만약 파티에서 새로운 사람을 사귀게 됐다면 누군가가 다가와서 관심을 보여 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불어 느긋한 마음으로 파티를 즐기기보다 분위기를 파악하고, 사람들을 분석하는 데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보니 에너지 소모가 클 수밖에 없죠.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무렵에는 어서 빨리 파티가 끝나서 집으로 돌아가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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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이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방식에 있어서 차이점을 보이는 것은 뇌의 작용, 즉 피질 각성의 기준치 차이로도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피질 각성’이란, 우리의 뇌가 자극을 받아들일 때 동요하는 정도를 뜻하는데, 내향적인 사람의 경우 뇌의 기본 각성 수준이 높기 때문에 특별히 큰 자극이 없는 일상에서조차 뇌가 활발하게 움직입니다. 그래서 더 크고 복잡한 자극을 받으면 신경회로가 과부하에 걸리거나 감정적으로 크게 동요되기도 하죠.

개인의 기본 각성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또 다른 뇌의 부위 중 하나로는 바로 ‘망상 활성계(reticular activating system: RAS)’가 있는데요, 이 신경계가 활발할수록 외부 자극에 더 강하게 반응할 확률도 높아지며, 내향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에 비해 망상 활성계의 활동치가 더 높게 측정됩니다. 

예를 들어, 5라는 정도의 자극이 외향성과 내향성인 사람에게 똑같이 주어졌을 때 망상 활성계가 활발한 내향성이 이미 3이라는 자극에서 각성을 일으켜 반응을 보였다면, 망상 활성계 활동치가 낮은 외향성의 경우에는 적어도 7이라는 자극을 받았을 때 활성계가 각성을 일으키기 때문에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는 것이죠.

이처럼 ‘외향성’과 ‘내향성’은 단지 우리의 성격적인 특성에 불과해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보이는 반응이나 행동과 활동, 인생의 무수한 선택들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물론 모든 성격적인 측면을 양극단으로만 나눌 수 없듯이 외향성과 내향성 또한 100% 외향적인 성격 특성만 보이는 사람도, 그 반대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외향적인 성격이 강하다.’거나 ‘내향적인 성향이 두드러진다.’ 정도로 특징지을 수 있을 뿐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성격적 특성 또한 스스로를 규정하거나 한계 속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좀 더 잘 이해하고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참조 자료 정도로 사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외향적인 사람이라면, 경험에 대한 개방성과 높은 사회성을 잘 활용해서 스스로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나아가되, 외부 환경이나 자극에 너무 휘둘리지 않도록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지며 내면의 중심을 잘 잡아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내향적인 사람은 낯선 경험이나 타인에 대한 경계심을 조금 느슨하게 해서 좀 더 개방적인 태도를 갖출 때 더 많은 기회와 더 큰 세상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신림평온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전형진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