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들의 명품 소비, 무엇이 문제인가요?
정신의학신문 | 이슬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0대 청소년들의 명품 소비가 늘었다는 뉴스 들어보셨을 겁니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명품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청소년 10명 중 6명은 명품을 구매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청소년들이 명품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튜브 및 SNS의 활성화로 명품 하울 콘텐츠에 대해 많이 노출되어 영향을 받았을 수 있겠고, 현재의 자기 만족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영향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인플루언서나 주변 지인의 명품 구매 관련 게시물이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시켜 남들에게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명품을 소비하는 경향을 부추겼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명품 브랜드들은 제품의 기능이나 실용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소비의 과정, 브랜드의 체험을 통한 즐거움을 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친근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거나 MZ세대가 좋아하는 상대적으로 저연령에 속하는 K-POP 스타를 브랜드 앰버서더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명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게 만듭니다.
과거 청소년의 명품 소비와 관련해서 진행되어 온 선행연구에서는 청소년들이 명품을 구매하는 주된 이유는 그들이 속한 집단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동조 소비의 영향이 크다고 주장해 온 반면, 최근 이뤄진 연구에 의하면 ‘사회적 지위’를 고려한 명품 구매 동기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즉, 또래 집단에서 특정 명품 브랜드를 획일적으로 선호하던 과거 현상과 다르게, 요즘 젊은 세대에서는 제품의 ‘희소성’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유행보다는 디자인, 개성을 중시하여 개인의 취향에 기반을 둔 소비가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요즘 청소년들은 희소 가치가 높은 제품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SNS를 활용하여 과시함으로써 사회적 소속감을 느끼거나 인정 욕구를 해소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반드시 부정적 결과를 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래 사이의 관계에서 인정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좌절을 경험하여 무기력한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공동체와의 관계 형성을 통해 해결되지 못한 욕구를 즉각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명품을 소유하지 않더라도 명품 브랜드와 관련한 특별한 경험을 하거나 장소에 방문하여 SNS에 인증하는 활동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해소되거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10대 청소년들이 지속적으로 명품을 찾는 것은 비합리적, 충동적 소비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명품에 소비하는 것의 부정적 영향이 무엇인지 알리고, 합리적 이유가 있을 경우에만 소비하도록 해 무분별한 명품 소비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명품을 구매하고 싶은 경우, 부모님의 도움 보다는 본인 스스로의 경제 활동을 통해 해결하도록 하거나 명품 브랜드와 관련된 이벤트에 참여하는 방법을 제안하는 등 명품을 소비하고자 하는 욕구 해결을 위한 대안적인 방법을 제안하는 것 역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당산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이슬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