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으로 관계 맺었던 ‘생각’과 ‘감정’을 변화시키기 위해
‘마음 챙김’으로 나를 챙기는 법 (2)
우울증, 스트레스 감소 및 완화, 인지행동 치료 등에 적극적으로 응용되고 있는 ‘마음 챙김(Mindfulness)’. 어떤 점이 내게 도움을 주고, 그 방법은 무엇일까요? 마음 챙김을 제대로 알고 우리의 마음에 적용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본 칼럼은 시리즈로 연재되며 2021 불안의학회와 함께합니다.
[정신의학신문 : 박천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저번에는 ‘마인드 풀니스’와 더불어 반대되는 개념인 ‘마인드리스(Mindless)’ 상태를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우리가 처할 수 있는 여러 상태를 알면 마인드 풀니스를 더 잘 이해하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겠지요. 마인드 풀니스 태도와 맞닿아있는 것이 ‘Being Mode(존재 양식)’라고 할 수 있습니다. Being Mode란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것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행동 방식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Being’ 모드와 ‘Doing’ 모드를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Doing 모드는 다른 말로 ‘Do Have’ 모드이며 추진 양식이라고도 합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어떤 행동을 취하려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발표하는 사람은 Doing 모드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발표를 매끄럽게 잘 마치길 기대하는 상황이 있을 것이고, 발표를 잘 끝마치지 못할 것이 예상되는 상황 불일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상황 불일치를 줄이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되는 상태가 바로 Doing 모드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때는 불일치를 줄이기 위한 행동을 취했는데도 효과적이지 않거나, 행동을 취할 수 없으면 결국 불만족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반해서 Being 모드는 직접적이고 경험적인 상태를 이야기합니다. Doing 모드처럼 불일치를 줄이기 위한 성과를 내기 위해 목표를 두는 것이 아닙니다. 즉, 어떤 성취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허용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나비를 쫓아다니는 어린아이의 마음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는 어떤 성취를 이루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나비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현재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죠.
당연하게도 우리는 Being 모드로만 지낼 수 없고, 그것이 바람직하다고도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대체로 많은 사람이 거의 모든 순간을 Doing 모드로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때문에 살아가는 사이사이에 마인드풀(Mindful)한 Being 모드로 전환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해오고 관계를 맺어왔던 생각이나 감정을 변화시키기 위해 말입니다. 마인드 풀니스 개념에 기반한 치료 방법은 현재 정신의학 분야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효과가 있고, 우리 삶에 꼭 필요하다는 뜻이겠지요.
마인드 풀니스가 무엇인지, 어떤 점이 도움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마인드 풀니스가 좋다는 건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어떠한 이유로 어떻게 좋은지 알고 난 뒤에 더욱 실천에 가까워지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마인드 풀니스는 불교의 명상 수행에서 어떻게 치료 방법으로 적용되었을까요?
‘마인드 풀니스 메디테이션(Meditation)’을 창시한 ‘존 카밧진(Jon Kabat-Zinn)’은 MIT에서 분자생물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박사 과정 중 베트남 전쟁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냈다고 합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불교의 명상법 중 하나인 ‘위빠사나(Vipassanā)’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수련받았던 내용을 바탕으로 관련 개념을 정립했고,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MBSR(불교의 명상법을 이용해 개발한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진행하였습니다.
마인드 풀니스는 ‘인지 치료(Cognitive Therapy)’와 접목되어 우울증, 불안장애 등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해서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마인드 풀니스가 치료 방법으로 적용되는 핵심적인 키워드입니다.
생각은 방황하기 마련이며 특정한 방식으로, 자동적인 사고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집중하여 내가 어떠한 생각과 감정이 있는지를 알아차려야 합니다. “생각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것을 ‘Decentering(탈중심화)’ 즉, 주관적 관점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바라보아야 하지요. 어떠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게 된다면, 마인드 풀니스를 통해 내 마음을 챙길 수 있을 것입니다.
